친구의 탈을 쓴 너… 난 괜찮아

오랜만에 수화기에서 들리던 니 목소리첨엔 반가왔지만금방 어색해지고 말았어 별로 할 말도 없으면서요즘 뭐하고 지내냐고잘 지내냐고언제 만나야지… 그 말도 다 하고 나면정말 할 말이 없어서고요한 침묵만이 흐르네 너를...

추억의 강

능선을 타고 미끄러져 내리는하얀 안개달빛은 스믈 스믈차게 식은 밤공기물결처럼 어둠이 퍼지는 시간차가운 입김이 창에 서린다 고요의 바다를 헤치는부엉이의 낮은 울음소리수면 위로 공기를 갈구하는 물고기마냥서서히 솟아오르는...

뽀삐가 그리우면

그저 ‘멍멍’ 짖는 게 아니라 날 기다리고 그리워했다는 걸 알았더라면…이 년 전 여동생은 파양된 강아지 한 마리를 입양한 뒤 제게도 강아지를 데려다 기르라고 권하고...

나를 발견하는 시간 ②

비 오는 날의 오후,잿빛 하늘인가 싶더니 금방 소나기가 쏟아져 내린다.우르르 쾅쾅, 국수 발처럼 굵게 내리는 비 줄기는 팔팔 꿇고 있는 기름가마에서 튀어 오르듯, 슬라브...

아마추어 시인

김규화 시인이 세상을 떠났다. 남편 문덕수 시인과 더불어 1977년 ‘시문학’을 인수해 지금까지 결호 없이 발행했다고 한다. 두 분은 아마도 처음에는 순수한 문학도의 자세로 자신들이...

소파 sofa

그 자리에 항상 있어 왔던 소파, 그것은 나의 모습을 닮았을 뿐 아니라…패밀리 룸에 3-4인용 소파가 오래 전부터 눈에 거슬린다. 버건디 (burgundy)와 베이지 색깔 위에...

낯선 친구

부담스런 친구들이지만 시원스런 작별인사를 나눌 때까지는 잘 달래며…어느 날부터인가 잠에서 깨어 일어날 때마다 방안이 빙빙 도는 것을 경험하면서 가정의를 찾게 되었다. 어지럼증의 원인을 찾지...

마티나

잘 있었나 친구!오랜만일세! 오늘은 호주를 잘 아는 그대에게 이 이야기를 꼭 들려주고 싶군.지난 봄 태스메니아 (Tasmania) 박물관에서 겪은 묘한 흥분….그때 나는 영국에서 건너온 화가...

부부싸움의 묘약

어느 서양 시골 부부가 부부싸움을 크게 했다. 남편은 너무 화가 나서 이혼을 결심하고 혼자 쓸쓸히 집을 나섰다.길을 따라 한참을 걷고 있는데 이상한 냄새가 코를...

나무에서 떨어진 사과

마당에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하얀 사과꽃과 이파리들이 아름다운 봄날처럼 환희의 향기를 내뿜고 있다. 저 꽃 뒤에 때를 기다리며 숨어있을 탐스런 사과 열매들. 마치 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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