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어진 꽃병
주인여자는 손짓으로 가라는 시늉을 했고 친구는 무릎을 꿇더니…분노에 찬 목소리가 내 귀를 때렸다. “너는 누구니?” 쥐구멍이라도 있다면 숨어버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에 가슴까지...
아주 사소한 바람 ①
“써 온 분이 천천히 마무리하세요”라고 말해줬으면…글 모임에 참석해 내가 써간 글을 읽다 보면 가끔은 목이 잠기고 코끝이 매워 올 때가 있다. 하지만 글을 읽으면서...
추억 (追憶) 속의 신문 (新聞)
올해도 어김없이 추석(秋夕)이 돌아왔다. 간단히 차례상을 차리고 오랜만에 가족과 저녁식사를 한다. 밥상머리의 대화는 자연스레 내 어릴 적 시절로 돌아가는데 아들이 먼발치에서 들려오는 딴 세상...
인과응보
두 남자는 내 등을 떠밀고 높이 쌓아놓아진 볏단 뒤로 몸을 숨겼다.곧이어 나는 연기가 뭉게구름처럼 피어 오르는 작은 초가집에 도착했다. 그곳은 충청도 광천에서도 버스를 타고...
제사
내가 짊어져야 할 짐을 하나하나 내려놓는다
두 분께 큰절을 올리고 다소곳이 앉아있는 예비며느리가 마음에 드셨는지 연실 싱글벙글하신 아버님의 모습에 나는 안도의 숨을 쉬었다. 하지만...
시절인연
봄이 왔다.찬란한 봄이 왔다.만물이 소생하는 봄의 공기에는 연두 빛 새싹들과 오색의 꽃들이 뿜어내는 향기들로 가득하다.동화 속에 나오는 마법사가 신비스런 향수를 듬뿍 뿌려놓은 것 같다.봄의...
혜자언니
투둑거리던 빗소리가 쏴악- 하고 변하더니 마당을 순식간에 어두운 색으로 물들인다. 간만에 해가 나는 것 같아 널어놓은 빨래가 속절없이 젖어 들고, 나는 투덜거리며 후다닥 빨래를...
무지개 색 지갑과 침묵
어머니가 무지개 색 예쁜 지갑을 잃어버렸다. 나는 그 지갑에 20불과 교통카드만 있으니 굳이 힘들게 찾을 필요 없다고 말했다. 며칠 전 100불 지전 몇 장이...
박테리아 이야기 ②
아내가 제왕절개로 딸을 낳자 남편은 예상치 못한 행동을 실행에…한국 TV 프로그램에 매우 흥미로운 이야기가 소개되었다. 한국에 사는 캐나다 남자와 결혼을 하여 아이 네 명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