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의 탈을 쓴 너… 난 괜찮아

오랜만에 수화기에서 들리던 니 목소리

첨엔 반가왔지만

금방 어색해지고 말았어

 

별로 할 말도 없으면서

요즘 뭐하고 지내냐고

잘 지내냐고

언제 만나야지…

 

그 말도 다 하고 나면

정말 할 말이 없어서

고요한 침묵만이 흐르네

 

너를 친구라 생각하며

지내왔던 지난 시간들

이젠 추억조차 희미해져 갈만큼

멀어져만 가네

그렇게도 단짝이었는데

 

가장 중요한 순간

너는 나를 버렸어

내가 울 때 넌 없었잖아

내가 아팠을 때 넌 바쁘다 했잖아

 

또 누군가가 필요할 때

넌 니 것만 챙겼잖아

난 그래도 니가 친구라

내 모든걸 나눴었는데

 

시련이 찾아온 나

날 두고 넌 갑자기

모르는 사람이 된 듯

차갑게 나를 피하네

 

평소엔 무심코 집어 넘겼던 어른들 말씀

세상살이 힘들다

친구는 잘 사귀어라

 

너를 알기 전에

깨달아야 했었나 봐

아쉬울 때 즐거울 때만 나 찾고

나 어려울 땐 모른 척 하는 너

 

시간이 흐른 뒤에 너도 느끼게 될 거야

니가 절망에 빠질 때

아무도 널 이해해줄 친구 하나 없다도 말야

난 괜찮아 오히려 잘 된 거야

이 기회에 오히려 너란 사람의 실체를 알았으니까

 

난 괜찮아

난 괜찮아

난 괜찮아

 

글 / 서지선 (글벗세움 회원·Songwri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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