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유산

아버지는 가진 게 없어도 가진 게 많은 사람 같았다. 당신의 복장은 언제나 깔끔하고 정갈했다. 각지게 다린 와이셔츠와 양복바지를 입었다. 구두는 항상 반짝반짝 빛났다. 누구에게도...

이별

내일 또 한번의 수술을 받아야만 하는 미키를 아들과 함께 목욕시켰다. 몇달 전 예상외로 커져버린 수술 때 휘청거리며 제대로 걷지 못해 힘들어 했던 미키의 모습에...

40년 40일

40일 동안 아내가 미국과 한국으로 여행을 갔다. 이럴 때 그녀는 항상 냉장실과 냉동고 구석구석을 가득가득 채워 놓고 갔었다. 김치와 깍두기, 파김치와 불고기, 간장게장과 사골국,...

책 속에서 나를 찾다

나에게는 끊임없이 갈망하는 것이 있다. 세월이 지나도 줄어들거나 없어지지 않는다. 그것은 보다 더 나은 ‘나’로 발전하고 성숙한 사람으로 살고 싶다는 욕망이다.막연히 이러한 생각, 바램만...

한국에 도착하자 생긴 변화

요즘 잘 나가는 경기도 화성시 동탄의 옆구리에서 기죽지 않고 건사하고 있는 병점 (餠店)이 내 둥지이다. 과거 이 지역은 떡 (餠) 가게 (店)가 많아 일명...

타롱가 (Taronga) 친구

은퇴하면서 시드니에서 가장 아름다운 ‘타롱가 워프-클리프톤 가든’ 트레킹을 막 시작했을 때였다. 우연히 한 사람을 만나게 되었다. 소형관광버스 운전을 잠시 했다는 그는 키가 크고 마른...

쿠지비치 (Coogee Beach)에서

이곳이 작은 천국이 아닐까. 아침에 눈을 뜨니 드넓은 수평선 사이로 아침 해가 고요히 차오르고 있다. 침대 머리맡에 누워 눈 속 한 가득 들어오는 바다를...

뉴스탈출 (歸鄕)

인적 없는 아침 동네 길, 넓은 공원, 맑고 시원한 공기, 깊은 호흡과 함께 홀로 걷고 있었다. 갓 부화한 새끼 일곱 마리를 거느린 오리 가족이...

내년의 기약

꿈틀거리는 중이다. 소금 맞은 지렁이가 움찔하듯 계획이 있으면 꿈틀거리게 된다. 장기근속 휴가를 맞아 오롯이 사계절을 한국에서 지낼 계획이다. 2024년을.호주와는 정반대로 운행되는 한반도라는 소우주의 시간표에...

오즈캠핑 Oz Camping

주유하고 타이어 압력 조정까지 하며 꼼지락거렸지만 아직 30분이나 남았었다. 여유로움은 시골 캠핑의 한가로움을 미리부터 느끼게 했다. 아내가 ‘어, 캔디도 왔네!’하며 손을 흔들었다. 고작 한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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