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금산

이성복한 여자 돌 속에 묻혀 있었네그 여자 사랑에 나도 돌 속에 들어갔네어느 여름 비 많이 오고그 여자 울면서 돌 속에서 떠나갔네떠나가는 그 여자 해와...

에릭 존슨 살리기

죽는다는 건 대단한 일이 아닐지 모른다. 사는 것이 장난이라고 가정한다면. 나는 존슨씨를 싣고 떠나는 앰블런스를 한 동안 지켜보다 등을 돌렸다. 누가 끌어 당기기라도 한...

죽어 봤어야지 말이지

거미는 어디에 숨어서 나비의 목을 죈 것일까차창 밖 오렌지 나무에서 단물을 빼먹던파란 점박이 발목이 잡혔다 결국 피를 뽑기로 했다꽃이 세 번 피고 지도록몸 속의 일...

당신만 모르는 행복 없어요

산에 언덕에*땅속 깊은 데는없나요그 향기 나볕에 바투 앉아한없이 즐겁게 산에 언덕에하늘에올라목을 길게 뺀 당신 우리 살던 집굴러가니꽃봉오리 속 살 맞댄 자리안전하니 새끼 친 진딧물처럼죽어서도 들러붙는 소리 산에 언덕에햇살에 고인...

부끄러운 부끄러움

젊은 시절 명동성당 앞 고갯마루에 올라서면 똑같이 생긴 두 명의 남자가 늘 기타를 둘러메고 노래를 불렀던 풍경을 기억한다. 명동에 나갈 일이 있거나 근처를 가면...

유령을 찾아서

출발도 하기 전에 몸이 오싹오싹했다. 하지만 오싹한 정서는 달포 전 티켓을 구입한 순간부터 시작되었다. 그것은 마치 유령에게 지갑을 털린 것과 같은 기분이었다. 형체도 없는...

norfolk island*

섬의 길이 열리다 수평선을 넘고 넘다고향 길 잃고가족 친구까지도 잃어버린 나비날개 찢어지는지도 모른 채108배 넘는 pine tree로 기어올라섬의 길이 열리다 섬 푸르러이 곳을 침범한 불나방나비의 심장...

집에 돌아가고 싶습니다

저는 지금 낯선 땅에 고립되어 있습니다. 이제는 집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만 같아서 걱정입니다. 아니 돌아간다 해도 그분이 저를 알아볼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제가...

엄마 (Eomma) ①

허겁지겁 타투숍의 벨을 눌렀다. 단숨에 4층까지 뛰어올랐더니 숨이 턱에 닿았다. 기다려도 안에서 기척이 없자 현관문 손잡이를 돌렸다. 잠시 뒤 열리지 않는 문 앞에 서서...

집으로 가는 길

저스틴은 캠시에서 알게 된 어린 친구다. 친구라고 부르기엔 낯간지러운, 20살 이상 차이가 나지만 서로가 반말을 한다. 꼬리를 잘라버리는 말투로 대화를 한다. 그는 잠을 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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