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 언덕에*
땅속 깊은 데는
없나요
그 향기
나
볕에 바투 앉아
한없이 즐겁게
산에 언덕에
하늘에
올라
목을 길게 뺀 당신
우리 살던 집
굴러가니
꽃봉오리 속 살 맞댄 자리
안전하니
새끼 친 진딧물처럼
죽어서도 들러붙는 소리
산에 언덕에
햇살에 고인 것처럼 벙긋거리지
마세요
당신
포기할까봐
염할 때 공들인 마음
떠난 날 음복한 지
오래
나
아주 불경해서
하얗게 기름지게 날마다 달달하게
고개 쳐들고
* 신동엽 시제에서 차용.
김인옥 (문학동인캥거루 회원·시인·시집: 햇간장 달이는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