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산

입들이 어쩌자고 터진다 불꽃체로 살았던 이십 대터질 듯 터질 듯몇 번 터지기도 했을 거야당신은 어느 대목에서 터졌어? 세상에서는꽃들 터져가방 터져최루탄 터져판도라마저 터져 맨틀 위에 앉아열도 같던 우리마그마를...

멸치 김치찌개

겨우내 먹을 김치를 담갔다. 겨울 김치라고는 하지만 가족들 식성을 고려해 기본양념만 넣고 과하지 않게 했다. 더 시원한 맛을 내려고 젓갈도 넣지 않고 통무를 툭툭...

작정하고 말한다

뭘모르는 사람들이 있더라구 무작정 나선 등산길아랫배가 무거웠던 게지봉숭아 꽃길에 구린 인공물로소원 풀이를 해놨더라구자연에 대한 보시일까덮을게 없는 딱한 그 위에돌을 서너 개 시주 했어 지나가는 사람들도무작정 돌...

개뿔, 멋은…

역시, 버스에서 내리는데 뒷통수가 뜨끈뜨끈하다. 상점 유리창에 비친 내 모습에 흠뻑 빠졌다. 시간들인 보람이 있다. 낮에는 덥겠지만 오늘 아침 최저 기온은 영상 7도. 30년...

붉은 꽃

가려움증으로 물든 베개 위에 핀 붉은 꽃어떻게 하면 없앨 수 있을까요열살 사내아이* 물음에 친절한 여의사 말하길엄마 배 속에 들어갔다가 다시태어나야 가능하단다 나 잘못 태어난 거야애야, 네...

혹스베리 강의 마른 꽃잎

브루클린에서 배를 타고 강줄기를 따라 돌아보자 했다. 칠월은 시드니 겨울의 중심. 연일 우중이었다가 다행히 날이 개었다. 강물은 장마 끝에 척박해 보이는 황토색 물결로 뒤채고...

빛나는 조끼

늦겨울 새벽 환승역 스트라스필드기차를 타러 나오는 일용직 근로자들형광색 안전 조끼가 움찔거린다 새벽새 울음보다먼저 일어나허리 구부리고자신을 해체시켜쐐기가 되는 이들 소리 없이 자신을 빈 틈에 밀어 넣고살갗처럼 벗지도...

연락망

이마 왼쪽에 뾰루지 세 개가 생겼다. 어제 뒷마당 정리하면서 무슨 벌레에 물린 듯했다. 하루가 지나니 왼쪽 눈 위에도 똑같은 증상이 보였다. 사흘째 되는 날부터는...

아이가 운다

바비인형 옷을 입히던 아이는 찢긴 옷가지를 들고문득 세상을 알았나 보다이 세상이 좋은 거라면 나는 왜 울며 왔을까아이가 운다 바비인형 옷이 찢어져서 울고레고 블록이 잘 맞지...

엄마 (Eomma) ①

허겁지겁 타투숍의 벨을 눌렀다. 단숨에 4층까지 뛰어올랐더니 숨이 턱에 닿았다. 기다려도 안에서 기척이 없자 현관문 손잡이를 돌렸다. 잠시 뒤 열리지 않는 문 앞에 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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