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산

입들이 어쩌자고 터진다

 

불꽃체로 살았던 이십 대

터질 듯 터질 듯

몇 번 터지기도 했을 거야

당신은 어느 대목에서 터졌어?

 

세상에서는

꽃들 터져

가방 터져

최루탄 터져

판도라마저 터져

 

맨틀 위에 앉아

열도 같던 우리

마그마를 토하던 삼사십 때는

캄차카가 되었다가 필리핀이 되었지

 

달군 입을 두드리는

헤파이스토스의 망치로

뿔 단 머리는 칼날이 되고

뜨거운 가슴은 방패가 되고

거침없던 적 있었지

 

불덩이도 식으면

섬이라 부르는데

뒷덜미가 늙은 말은

불멸로 있네

입은 언제쯤 섬이 될까

 

눈을 닫아도 눈꺼풀을 뚫고

 

 

윤희경 (문학동인 캥거루 회원·2015년 미네르바 등단·재외동포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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