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 조끼

늦겨울 새벽 환승역 스트라스필드

기차를 타러 나오는 일용직 근로자들

형광색 안전 조끼가 움찔거린다

 

새벽새 울음보다

먼저 일어나

허리 구부리고

자신을 해체시켜

쐐기가 되는 이들

 

소리 없이 자신을 빈 틈에 밀어 넣고

살갗처럼 벗지도 못하는

하중

잘 엮어진 해체는

건물을 단단하게 한다

 

기차는 오늘도

빛나는 조끼를 빨아들인다

 

 

공수진 (시인·시집: 배내옷·문학동인캥거루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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