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릴레이

아름다운 정원을 걸어가고 있었다. 흰색, 노란색, 빨간색의 커다란 장미들이 온 거리에 가득했다. 마치 무지개 길을 걷는 것 같았다. 길가에는 하얀 눈이 쌓인 듯 크로바...

나무에서 떨어진 사과

마당에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하얀 사과꽃과 이파리들이 아름다운 봄날처럼 환희의 향기를 내뿜고 있다. 저 꽃 뒤에 때를 기다리며 숨어있을 탐스런 사과 열매들. 마치 나의...

뒤늦은 인사

미뤄왔던 한국 행을 결정하며 마음 한구석 응어리진 미련도 털어버려야지 하는 결심을 했다. 나이들어 친구를 잃는다는 건 참으로 견디기 힘든 일이다. 더구나 돌이킬 수 없는...

냄새

시드니에서 시내버스를 타려면 정류장에 서있는 누군가는 손을 들어 운전자에게 정차신호를 보내야 한다. 이민 칠 년 만에 공공버스 운전 일을 시작하면서 처음 알게 된 사실이었다....

이 나이 들어 맞닥뜨리면서

우리 모두 헐레벌떡 걸었다. 급한 볼일이라도 있는 것처럼. 어떤 이들은 뛰기까지 했다. 본인은 물론이고 주변을 돌아볼 여유도 없었다. 보금자리 마련이라는 명분으로 경제활동에 올인 했다....

영원과 하루

“대수술이었어요. 앞으로 일주일 관리가 아주 중요해요. 수술부위에 붙여둔 밴드가 떨어지면 안되니까 당분간 걷지 않게 하세요. 일주일 동안 산책은 삼가고 오늘 밤은 따뜻한 실내에 있게...

은대왕

최근 어떤 베스트셀러 소설에서 ‘은대왕’이란 용어를 만났다. 집에서는 ‘은따 (은근한 따돌림)’ 회사에서는 ‘대따 (대놓고 따돌림)’ 그리고 세상에선 ‘왕따 (세상의 따돌림)’ 뜻이라 했다. 신체 (언어)...

배추장사와 단골손님

플레밍톤 (Flemington)에서 배추장사를 하는 중국남자와는 삼십오 년째 단골이다. 오랜 시간이 지나 시장안팎의 모습과 배추의 종류가 다양하게 바뀌었어도 바짝 마른 체형의 그와 배추가게는 늘 똑같다....

가을 산

우리(나)는 가을 산곱게 물든 가을 산멀리서 보면 형형색색들어와 보면 얼굴에 홍조 띤 선물까지우리는 가을 산 그 누구라도 우리(내) 품에 안기면아름다움에 젖어향기에 취해불그스레 수줍은 듯 봄이...

무지개 색 지갑과 침묵

어머니가 무지개 색 예쁜 지갑을 잃어버렸다. 나는 그 지갑에 20불과 교통카드만 있으니 굳이 힘들게 찾을 필요 없다고 말했다. 며칠 전 100불 지전 몇 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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