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러진 언덕의 회상

-아웃백 일기 1  1점점 붉음사방이 흙 냄새 달리고 달리고 2새벽달을 찍다 마주친 남자와처음 몇 초나는 이럴 때 꼭분별없는 웃음을 흘렸고입술을 빨던 파리가 숨을 거두었다비린 밤공기 내버려...

민들레 밥상

몇 주째 내리던 비가 그쳤다. 가꾸지 않고 내버려 둔 정원은 초록으로 무성하다. 어떤 것이 화초이고 잡초인지 분간이 가지 않는다. 잡초를 뽑아낼 요량으로 풀숲을 헤치니...

파통가 증언

불현듯, 젖어 드는 마음이었다. 파통가라는 말을 듣는 순간, 오랜만에 젖어 드는 마음에 빠져들었다. 그리고는 바로 내 위주의 경험과 공상으로 기대감을 채워나갔다. 마을에 하나밖에 없는...

2019 시드니 문예 창작교실

바쁘게 보낸 10일간의 창작교실 수업이었다. 차분히 교재 한번 제대로 보지 못하고 이제야 본다. 시 교재는 천재가 아니면 시 쓰기 어렵다는 통념을 깼다. 용기 내어...

희미하게 살해 충동이 느껴지는 발라드 (단편소설 연재)

울타리를 타고 계속 기어서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출입금지’ 표지판을 본 내 심장이 석고처럼 굳어진다. 경고판에 겁먹어선 안 된다. 아하, 역시 나는 운이 좋다. 해풍이...

길을 찾아서

길을 잃었다. 아무리 둘러봐도 사람 움직임이 안 보인다. 죽은 자들이 부유하는 길 들이 어지럽게 갈라지고 있다. 갖가지 꽃들이 화려한 비석들 사이사이에서 길을 잃고 허둥대는...

개뿔, 멋은…

역시, 버스에서 내리는데 뒷통수가 뜨끈뜨끈하다. 상점 유리창에 비친 내 모습에 흠뻑 빠졌다. 시간들인 보람이 있다. 낮에는 덥겠지만 오늘 아침 최저 기온은 영상 7도. 30년...

즐거운 약속

기억의 날은 아프다 사일육이 아파 어린이날이 아프고사일구가 아파 오일팔이 아프다아프게 태어난 아이가 자라약하고 힘든 비정규직이 되었으니근로자의 날에 아픔이 배어있는 것이다 3월 1일이 아프고6월 25일이 아프다8월 15일이...

춘자씨의 민트 3호

춘자씨의 첫 집.하나의 거대한 저택처럼 보이지만 실은 열 가구가 다닥다닥 붙은 타운하우스를 보자마자 춘자씨는 단번에 그 곳이 마음에 들었다. 아라비안 나이트에 나오는 큰 궁궐처럼...

미나리 밭

요즘 미나리가 대유행이다휘어진 누구 눈썹을 닮은 것 같은산모롱이 돌아 만난 넬슨 베이*아랫도리를 내리고 바닷물에 쪼그리고 앉아푸른 물미나리 생각을 했다 머리에 내리쬐는 폭양이 뜨거워엎드려 양 주먹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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