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발전 병

제대한지 수십 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DMZ라는 글자만 보이면 눈이 번쩍 뜨인다. 세계에서 마지막 남아 있는 비무장지대이기도 하지만 1970년대 초반에 내가 근무한 DMZ 철책선의 전경이...

감 잎

저녁 빛 흩어지는 산 가을풀숲 마을에 해가 집니다사람이 사람을 만나는 일그만큼 기쁜 일이 어디 있을까달뜬 걸음 재촉하며 뛰어가는데앞서던 바람 한 점 감 잎이 됩니다 시오리버스정류장담배가게...

국민체조 시~작

“국민체조 시-이작” 네 살 배기 손녀가 따라다니며 ‘시이작’을 외친다. 네식구 먹은 그릇을 씻고 나니 무릎이 아프다. 엉거주춤 무릎에 손을 짚고 다리운동을 했다. 옆에 서...

쿠스코

비행기에서 내려 오랜 시간 버스를 타고 또 택시에 올라탄다. 한참 큰길을 지나 굽이진 동네 길로 진입하자 심장이 두근두근 설레어 온다. 쿵쾅쿵쾅 요동을 치는 것과는...

땅에 내리고 싶어요

나는 게으르다. 팀을 따라 떠나는 단체 여행을 엄두도 못내는 이유다. 그런 내가 매년 1월1일이 지나면 여행을 떠난다. 전세계를 들썩이는 휴가가 끝난 직후는 가격도 저렴하지만...

작정하고 말한다

뭘모르는 사람들이 있더라구 무작정 나선 등산길아랫배가 무거웠던 게지봉숭아 꽃길에 구린 인공물로소원 풀이를 해놨더라구자연에 대한 보시일까덮을게 없는 딱한 그 위에돌을 서너 개 시주 했어 지나가는 사람들도무작정 돌...

7월의 크리스마스

사라진 과거와 내 기억 속에서 지워진 과거와의 차이는 무엇일까. 흔적도 없이 사라진 내 어릴 적 놀이터와 동무들은 다 어디로 갔지… 더듬어 가본 그 자리에...

에릭 존슨 살리기

죽는다는 건 대단한 일이 아닐지 모른다. 사는 것이 장난이라고 가정한다면. 나는 존슨씨를 싣고 떠나는 앰블런스를 한 동안 지켜보다 등을 돌렸다. 누가 끌어 당기기라도 한...

너는 누구

내가 가진 무기는 무제한 복제 빛나는 전파력흠뻑 취하려고 약술 뿌려대지만말랑한 공기집 부서졌네살고 싶어 살고 싶어서 네 허파를 만지고 있는 거야 산덩이만한 집채 새롭게 지워줄까 몇 채 짓고 나면 완벽주의자인 너는...

철조망 오선지

석양이 질 무렵카메론 코너 외각 철조망엔딩고의 해골이 웃고 있었지 바람을 끌어들여레퀴엠을 적고 있는 너,잦아들던 마지막 숨을 턴테이블에 올려 보았지 한 생이 단조로 내려앉을 때클라이맥스를 지나온 까마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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