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누구

내가 가진 무기는 무제한 복제
빛나는 전파력

흠뻑 취하려고 약술 뿌려대지만

말랑한 공기집 부서졌네

살고 싶어
살고 싶어서
네 허파를 만지고 있는 거야

 

산덩이만한 집채 새롭게 지워줄까
몇 채 짓고 나면
완벽주의자인 너는 못견뎌하겠지만

잡힐 듯 잡히지 않는 만남과 이별 사이
함께 부대끼며 고달픈 삶을 먹고
가슴 속에 새끼를 낳고
새끼집을 짓고 있는
신들린 방랑자
끈적한 콧길 따라
좋아하는 사람으로부터 사람에게로
휘파람을 불어대며
이 곳 저 곳 떠돌아 다니다가
귀를 사발통 같이 열어 놓고
새로운 바람의 몸뚱아리 되어
너를 쓰러뜨렸네

온 세상을 휘젓는 COVID-19
발정 난 뱀처럼 또아리를 틀고
며칠 째

방구석에 처박혀 밤새 울다

지칠 줄 모르고 뻗어가는

너와 나
동지인가 적인가

 

 

신현숙 (캥거루 시동인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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