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조망 오선지

석양이 질 무렵

카메론 코너 외각 철조망엔

딩고의 해골이 웃고 있었지

 

바람을 끌어들여

레퀴엠을 적고 있는 너,

잦아들던 마지막 숨을 턴테이블에 올려 보았지

 

한 생이 단조로 내려앉을 때

클라이맥스를 지나온 까마귀 떼가

빈 눈구멍을 맴돌았지

 

펜스에 걸려 나부끼는 저녁

바람의 조문은 줄을 잇고

붉은 이불 한 자락 끌어와

죽음을 덮어 주었지

 

철조망은 묵묵히 녹슬고 있었지

 

 

백경 (문학동인 캥거루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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