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산

입들이 어쩌자고 터진다 불꽃체로 살았던 이십 대터질 듯 터질 듯몇 번 터지기도 했을 거야당신은 어느 대목에서 터졌어? 세상에서는꽃들 터져가방 터져최루탄 터져판도라마저 터져 맨틀 위에 앉아열도 같던 우리마그마를...

시의 한 줄이 부고처럼

네비게이션 없이 접어든 길눈 덮인 노학동 화장터였다 곳곳에 터진 눈꽃을 감탄하며조금은 검게 보이고 싶은 까치 비슷한 것도 먹구름도 없는하늘 아래에서 슬픔이 전부인 눈물방울이순진무구한 방향으로 눈부시게 떨어졌다 언제부턴가...

철조망의 나팔꽃

짧은 햇살 치켜 든 손 룩우드 공동묘지노래 잃은 자들의 국경철조망보랏빛 나팔한 소절에 담은 생의 음계소리 없는 연주 식지 않은 눈물이뿌리를 적셔 살아 있으므로아픔이 있는 거라고 철 가시 사이로...

철조망 오선지

석양이 질 무렵카메론 코너 외각 철조망엔딩고의 해골이 웃고 있었지 바람을 끌어들여레퀴엠을 적고 있는 너,잦아들던 마지막 숨을 턴테이블에 올려 보았지 한 생이 단조로 내려앉을 때클라이맥스를 지나온 까마귀...

럭키의 봄

둘둘 싼 포대기 속번개가 튄다 문이 열리자쏟아지는 시궁창 냄새목구멍 깊이 송곳니 날서는저 문밖어디를 지나왔는지 세상을 물어뜯다 자신을 물어뜯은검은 목구멍에 솟구치는 송곳니 “안락사 시켜야 돼요” 오물로 던져 놓은 숨...

고양이 안부가 궁금하다

오후 두 시가 다가온다. 대문을 열고 밖을 살핀다. 몇 분이 지났는데 오늘도 고양이는 보이지 않는다. 매일 대문 밖을 살피거나 창 밖을 내다보며 녀석을 기다린다....

카트리나

시드니 파라마타 공원을 아내와 함께 걸었습니다. 자카란다 보라색 꽃들로 둘러싸인 오솔길 입니다. 처음 와본 토요일 오전의 자카란다 꽃길은 한적합니다. 조금 후, 내 키 정도의...

파타고니아, 파타고니아

나에게는 두 개의 파타고니아(Patagonia)가 있다. 하나는 물론 아르헨티나와 칠레의 남쪽 지방에 걸친 거대하고 황량한 대평원이다. 다른 하나는 등산갈 때마다 메고 다니는 내 배낭을 생산한...

norfolk island*

섬의 길이 열리다 수평선을 넘고 넘다고향 길 잃고가족 친구까지도 잃어버린 나비날개 찢어지는지도 모른 채108배 넘는 pine tree로 기어올라섬의 길이 열리다 섬 푸르러이 곳을 침범한 불나방나비의 심장...

춘자씨의 민트 3호

춘자씨의 첫 집.하나의 거대한 저택처럼 보이지만 실은 열 가구가 다닥다닥 붙은 타운하우스를 보자마자 춘자씨는 단번에 그 곳이 마음에 들었다. 아라비안 나이트에 나오는 큰 궁궐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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