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조망의 나팔꽃

짧은 햇살 치켜 든 손

 

룩우드 공동묘지

노래 잃은 자들의 국경

철조망

보랏빛 나팔

한 소절에 담은 생의 음계

소리 없는 연주

 

식지 않은 눈물이

뿌리를 적셔

 

살아 있으므로

아픔이 있는 거라고

 

철 가시 사이로 멍든 목

무반주 묵음의

나팔을 불고 있는

 

 

이남희 (캥거루 시동인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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