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결사

엉거주춤, 여인의 활약상을 지켜보던 노인의 딸이 내 기억 한편에 오래 머물길얼마 전 작은 시골동네 커피숍에서 있었던 일이다. ‘덜그럭’ 하는 소리에 무슨 일인가 해서 돌아다보니...

낡은 작업화

이제 숨겨야 하거나 낯선 도둑에게 보여주려는 전시용이 아닌…                                            우리 집 현관 앞에는 깔끔하고 예쁜 신발들이 질서정연하게 잘 정리되어 있다. 그런데 2미터쯤 멀리 떨어진...

코스모스 추억

두어 달 전부터 우리 집 우편함 밑에 키 작은 코스모스 몇 개가 피기 시작하더니 현관 앞을 풍성하게 채웠다.빨강, 연분홍 그리고 하얀 얼굴들이 아침저녁으로 활짝...

흉터와 영주권

왼쪽 무릎에 있는 흉터는 날이 추워지기 시작하면 더 선명해진다. 세월의 연륜이 쌓이면 어느 정도 옅어질 만도 한데 이상하게도 십오 년을 훌쩍 지난 지금도 이...

가을 산

우리(나)는 가을 산곱게 물든 가을 산멀리서 보면 형형색색들어와 보면 얼굴에 홍조 띤 선물까지우리는 가을 산 그 누구라도 우리(내) 품에 안기면아름다움에 젖어향기에 취해불그스레 수줍은 듯 봄이...

그리운 날들

배를 움켜쥐고 숨이 넘어갈 듯 웃던 티 없이 맑고 순수했던 시절들…무더운 여름 밤, 더위를 이기지 못해 부채로 밤을 새며 모기를 쫓느라 모닥불을 피워놓고 연기를...

감기와 울미

코로나19… 사소하다 생각했던 것, 잘못된 습관 바꾸는 절호의 기회 될 것오래 전 일이지만 난 아직도 그날 울미가 겪은 일이 내 일처럼 기억에 생생하다. 유아교육을...

샐리

맨리 (Manly)로 가는 선상 (船上)에 그녀가 서있었다.가슴을 반 이상 드러내고 아슬아슬하게 가리고 있는 상의는 거의 실종 그 자체였다.이런 종류의 옷차림에 익숙한 이들이 보기에도 이건...

감염병 시대, 어느 날들의 기록

2022년 추석은 이른 추석 (9월 10일)이었다.해마다 추석을 고향에서 보내왔던 나는 감염병 이후 3년째 칩거 중 이었기에 이번 추석에는 꼭 고향에 가고 싶었다.몇 달 전부터...

뉴스탈출 (歸鄕)

인적 없는 아침 동네 길, 넓은 공원, 맑고 시원한 공기, 깊은 호흡과 함께 홀로 걷고 있었다. 갓 부화한 새끼 일곱 마리를 거느린 오리 가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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