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 정 고운 정

이민 와서 처음으로 체리브룩에 집을 샀다. 주위에 호주 노인들이 많이 산다고 했더니 먼저 이민 온 친구가 옆집과 사이 좋게 지내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몇 가지...

선택하세요

“3분 단축할 수 있습니다. 원하시면 선택하세요.” 록데일 (Rockdale) 축구장으로 가는 길, 집을 나와 사거리 신호등에 다가가니 내비게이션 여자음성이 들려온다. 순간, 3분 단축이라면! 하는 생각에...

나만의 개성

Rap #1, 가식과 편견 속에 빠져버린 세상도대체 무엇 때문에 목숨 걸고 살아가고 있나자! 우리 한번 자신에게 되물어야 한다아니~ 아니 ~~ 그건 의무 Rap #2, 세상이...

춘자씨의 민트 3호

춘자씨의 첫 집.하나의 거대한 저택처럼 보이지만 실은 열 가구가 다닥다닥 붙은 타운하우스를 보자마자 춘자씨는 단번에 그 곳이 마음에 들었다. 아라비안 나이트에 나오는 큰 궁궐처럼...

미나리 밭

요즘 미나리가 대유행이다휘어진 누구 눈썹을 닮은 것 같은산모롱이 돌아 만난 넬슨 베이*아랫도리를 내리고 바닷물에 쪼그리고 앉아푸른 물미나리 생각을 했다 머리에 내리쬐는 폭양이 뜨거워엎드려 양 주먹을...

바램, 셋

왼쪽 전봇대에 매달린검은 고양이가 울고 있습니다이별이 엎어진 골목길,강아지 한 마리가 울고 있어요웃음을 밀어 낸 시간들이 부풀러 올라구불구불한 길입니다 길에 구멍이 많아 귀를 대어 봅니다할머니의 허리...

김치볶음밥에 신라면 한 컵

바다 옆 수영장 거북등에 올라무릎 꿇고 기어온 허기진 오후 노스 시드니 그린 스퀘어누린내 우거진 후드 코트 테이크어웨이버터빵과 햄버거 스테이크에 치킨 파스티 피자 먹지 않아도위장은 이미 기름칠밑...

감기와 울미

코로나19… 사소하다 생각했던 것, 잘못된 습관 바꾸는 절호의 기회 될 것오래 전 일이지만 난 아직도 그날 울미가 겪은 일이 내 일처럼 기억에 생생하다. 유아교육을...

샐리

맨리 (Manly)로 가는 선상 (船上)에 그녀가 서있었다.가슴을 반 이상 드러내고 아슬아슬하게 가리고 있는 상의는 거의 실종 그 자체였다.이런 종류의 옷차림에 익숙한 이들이 보기에도 이건...

감염병 시대, 어느 날들의 기록

2022년 추석은 이른 추석 (9월 10일)이었다.해마다 추석을 고향에서 보내왔던 나는 감염병 이후 3년째 칩거 중 이었기에 이번 추석에는 꼭 고향에 가고 싶었다.몇 달 전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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