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소리

시어머니 잔소리는 가시가 있어 따갑다 말 한마디에 비수가 꽂히는 듯 따갑다 그 말에는 시샘도 있고 갈등도 있다 며느리 흉은 시어머니의 쌓인 잔소리 겉 다른, 속 다른 시어머니 마주보면 웃음...

한 술의 무게

멈추지 않는 걸음들, 떠다니는 윈야드 스테이션 정오의 햇살이 그림자를 지우면돔 창 유리에 발을 묶고붉은 울음을 들이미는 비둘기들 올라가는에스컬레이터옆, 굽어 볼수록 허기지는지비둘기 울음이 포진한 스시숍 아아암, 암 This...

그냥 좋다는 것

젊은 작가와 평론가가 진행하는 팟케스트 방송을 듣는 중이었다. 한 여성 패널이 집안 살림하는 시간을 줄여서 글을 쓰고 싶다며 인공지능 로봇이 빨리 보급되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국민체조 시~작

“국민체조 시-이작” 네 살 배기 손녀가 따라다니며 ‘시이작’을 외친다. 네식구 먹은 그릇을 씻고 나니 무릎이 아프다. 엉거주춤 무릎에 손을 짚고 다리운동을 했다. 옆에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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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 한 줄이 부고처럼

네비게이션 없이 접어든 길눈 덮인 노학동 화장터였다 곳곳에 터진 눈꽃을 감탄하며조금은 검게 보이고 싶은 까치 비슷한 것도 먹구름도 없는하늘 아래에서 슬픔이 전부인 눈물방울이순진무구한 방향으로 눈부시게 떨어졌다 언제부턴가...

제니퍼

언니 같은 나의 동생을 기억하는 것이 이렇게 행복한 일인 줄 미처 몰랐다나에게는 언니로 태어났어야 했던 동생이 있다. 책 읽기를 좋아했던 그녀의 성향은 중년이 되어서도...

줌•줌•줌

‘딩동, 딩동’ 오늘도 어김없이 줌 (Zoom)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하루를 연다.밤잠을 설친 오늘은 긴 하루가 될 것 같다.배우겠다고 벨을 누르는 아이들을 어떻게 모른 척...

겨울로 가는 길

메마른 쓸쓸함이마른 낙엽처럼 바스락거리고차가워진 바람이 스칠 때마다머리 위로 가을이 쏟아져 내린다발치엔 무심한 세월이 쌓이고서둘러 가버리는 가을에 누워하얀 겨울을 덮는다 사위는 매몰차게 얼어붙고벌거벗고 하늘을 안은 나목이투명한...

나는 행복한 할머니

우리집에서 바라다 보이는 앞집의 뒤뜰에는 큰 트럼풀린이 있다. 왁자지껄 트럼풀린에서 뛰고 넘어지고 노는 아이들의 목소리가 경쾌하게 들린다. 유난히도 소음에 예민한 내가 아이들의 노는 소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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