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애에게

 

대티를 솔티라고 불렀다

고갯길에

소나무가 많았지

대티를 재첩이라고 불렀다

뒤축이 벗겨져도

쉴 틈이 없이,

재첩국 동이를 이고

넘어가는 아지매들

돌아보니

차오르던 상현달 아래였다

 

망초나 달개비로 살자

너 모르게 고개를 꺾던 열일곱

달리는 기차처럼 앞만 보고 가자던

나 모르게 가팔랐을

해운대 너머 달맞이 고개

 

등짝이 다 젖도록 달리던

에핑 로드를

재첩잡이 출항하는

똥통 다리로 알고

퇴근길에 졸며 졸며 돌아가던

카스 힐 로드도

낙조가 아쉬웠던 몰운대 아래

숲길이라 하자

 

말만 들어도 숨이 넘어가는

고개를 건너

업어 치고 둘러메치다

멍이 든 하지감자에

잉글리시 홍차 한 잔이면 어떤가

>

이제야 손발 짓이 통하는

똑딱선처럼

아이들이 기댈 둔덕이 되어 준

시드니 대티나 재첩을

네가 꿈엔들 짐작이나 할까

 

우리 모르게 아쉬운 듯

소나무로 어두운 꼭대기에 서서

내려설 곳 아프게

바라보았지

고개는 터널이 되고

터널은 글레노리나 괴정이 되어

떠남을 잊은 듯 서성이는

나무 그림자들

대티를 솔티라고 부를 수밖에

 

 

*부산 대신동에서 괴정으로 가르마를 타듯 하얗게 갈라져 있던 옛길. 선애 집을 가려면 대티를 넘어야 했다

 

 

윤희경 (문학동인 캥거루 회원)

 

 

 

Previous article코리아타운 특별기획 : 행복 가득, 사랑 넘치는 설날 만들기
Next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