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 지는 것

시간의 담을 넘어 달려간 그곳에
나를 향한 선한 눈망울이 웃고 있다

세상을 바꾸고 싶어한 커다란 꿈
턱까지 차 올라도 떠바치지 못하는 나의 짧은 손
아쉬움은 눈 흘김으로 돌아온다

변한 건 나였을까

손가락 사이로 흐르는 달콤한 약속들은
모래알로 흩어지고
방안에 고인 미련은 길을 잃었다

잠결에 머릿결 쓸어 내리던 손으로 내팽개친 따스한 순간 위로
깨어진 울타리가 쏟아지고
바람은 노을 빛 울음을 토하고 있다

많이 아팠겠지

유리창 끝에 매달린 욕망은
싸늘히 식어가고
만나지 못할 철로 위로 두 팔 벌리고 웃는 너의 등 뒤
그 하늘은 여전히 푸르다

 

 

글 / Moon (동그라미문학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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