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코트 마스코트
일터를 알리는 멜로디가 아침 햇살을 두드리면
리듬을 타고 역을 빠져 나오는 몸 성치 않은 노동자들
길 위의 그림자가 천천히 일어선다
안녕 쿠앙 안녕 올림피아
굽어진 철로를 돌아오느라 한편으로 기우는
기차의 중심을 붙들고 있던 구부정한 몸짓으로
쿠앙이 고개를 돌린다
안뇽 킴
그들에게도 모국어는 있지만
몸에 비스듬히 달라붙는 콩글리시 인사
안뇽 안뇽
앉으며 기울어지는 다리 짧은 그리스인 올림피아나
실밥 풀린 인형처럼 고개 헐렁거리며 걸어가는 필리피노 쿠앙
꼿꼿한 것들을 접어야 하는 삶
박스 접기를 배우다 말고 늘어지는 오후
하우 두 유 세이 아이 러브 유 인 코리안?
박스를 따라 접히던 손바닥에 Saranghae를 써주자
스물네 살 제임스도 싸랑해
쉰네 살 알렉스도 싸랑해
어느새 사랑이 굽이치는 물결에
올림피아의 다리는 길어지고
쿠앙의 등이 펴진다
경계를 풀어놓은 사람들이 부르는 노래가
호주장애인직업센터의 뮤직 차트를 달리며
나도 따라 부르는 고향노래 사랑해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