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문

새로운 모습이 살짝 낯설지만 변화 경험은 신선한 도전

하필이면 ‘힌남노’라는 큰 태풍이 한반도를 지나간다는 날에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긴장 속에 도착했는데 의외로 인천은 너무도 고요했고 비행기는 이전의 항로와는 다른 안전한 항로를 선택했고 평안하게 도착했다. 그런데 이전엔 비행기를 타고 내릴 때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국사람이었던 것 같은데 반 이상이 동남아 사람들이다. 새로운 모습이 약간은 낯설긴 하지만 시대에 따라 변화하는 것을 경험하는 것은 신선한 도전이 되는 것 같다.

 

01_일상생활에서 무시, 학대… 타국에서의 삶은…

공항에서 짐을 찾아 택시를 타려고 하는데 일반택시에는 짐이 많아 함께 싣질 못한다고 한다. 대부분의 택시가 LPG를 달고 있어 실제 트렁크의 사이즈가 너무 작은데다 작은 가방을 앞에다가 싣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짐이 그렇게 많지 않았는데 그 가방을 택시에 실을 수 없다고 생각하니 은근히 짜증이 났다. 승객이 단 두 명이고 두 개의 트렁크를 실을 수 없다니 놀랐다. 호주에서는 우버로 넉넉히 다 담아서 탔던 것을 떠올리며 은근히 비교하는 나를 보게 되었다.

결국 우리가 탄 것은 8인용 관광모범택시다. 아주 큰 버스 같은 택시에 둘이서만 앉았다. 일반택시를 타고 싶었던 우리는 큰 택시에 모범택시 비용까지 내야 하는 것이 불만스럽게 느껴졌다. 그런데 나중에 알게 된 것은 전기택시를 선택하면 트렁크가 일반차와 같아서 충분히 넣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첫날의 불편한 경험은 그 뿐 아니다. 24시간 안에 PCR을 하라고 하는 연락을 받아 보건소에 갔는데 보건소에서 비자를 확인하더니 단기비자를 소지하고 있는 우리는 보건소에서 검사를 못해준다고 일반병원에 가라고 하는 것이다.

일반병원에 갔더니 보험혜택이 있으면 5000원에 끝날 수 있는 검사를 결국 8만 900원씩 지불하고 하게 되었다. 검사를 하는데 어찌나 코에 솜을 깊이 집어넣던지 그만 코에서 피가 나게 되었다. 이런 경험들이 한국인이지만 호주인으로 살아가는 우리부부가 한국을 방문했을 때 경험하는 차별대우라고 생각하니 공항에서 함께 내렸던 동남아 사람들이 떠올랐다.

그들이 낯선 한국 땅을 찾아서 살아갈 때 얼마나 많은 차별과 선입견과 편견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을 것인가? 외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것뿐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무시와 학대까지 경험한다고 생각하면 타국에서의 삶이 참 쉽지가 않다.

 

02_사회는 조금씩 발전되고 선진사회로 돼가지만

점점 세계는 다문화사회로 접어 들면서 피부색이 다르고 민족이 다르고 다른 언어를 사용하여도 그것을 옛날 같은 편견으로 차별을 하지 않는 시대로 조금은 나아가는 듯하나 여전히 일상의 삶에서는 문화적 편견과 선입견으로 인해 그 사회의 주류가 아닐 때는 많은 어려움을 경험하게 된다.

물리치료사 과정을 대학에서 공부하고 있는 우리 아들은 잘 나가는 물리치료사 개인클리닉에 가면 모두가 백인이라고 말을 하고 병원에도 주로 백인 물리치료사들만 많이 있다고 이야기를 하면서 여전히 인종차별이 호주에 존재하고 있음을 경험한다. 그런 말을 들으면 이민자의 자녀로 살아가야 하는 자녀들의 경쟁적인 삶의 모습이 측은하게 여겨지면서 동시에 사회가 좀더 차별이 없고 편견과 선입견이 없는 곳이 되도록 더 많이 힘쓰는 일에 앞장을 서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어쨌든 한국에서의 첫날은 PCR 검사를 하느라 다 보내고 다음 날 태풍이 사라진 조용한 하늘을 바라보며 장인 장모가 살고 있는 부산으로 내려왔다. 간단하게 점심을 먹고 나서 장모님이 어딘가를 간다고 하셨는데 아는 80세 되신 독거노인을 한 달에 한번 정도 방문하는 일이었다.

그러면서 한국의 복지가 많이 바뀌었다고 하면서 독거노인에게 한 달에 70만원 정도의 복지비용이 나오고 모든 병원비용이나 약값이 무료라는 말씀을 하셨다.  예전에 비해 한국사회가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을 위한 배려와 제도가 잘 되어 있는 것을 들으면서 한국사회가 많이 선진화되고 있는 것도 느낄 수 있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사회는 조금씩 발전되고 선진사회로 되어가는데 그런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구성원인 시민들은 얼마나 깨어 있는 태도와 유연성을 가지고 변화하는 사회에 대처하고 있는지는 또 다른 문제인 것 같다. 여전히 정치인들은 도덕성이나 국민들을 배려하기보다 자신들의 이권과 정치적인 힘을 위해 목소리를 내기에 바쁜 것 같고 하루 종일 뉴스는 비방 거리들로 가득하다. 그래서 그런지 누님은 정치뉴스는 더 이상 보지 않는다고 말씀하신다.

 

03_2, 3주 한국에 있으며 금방 익숙해질 수 있을지 모르나

한국에 와서 또 발견하는 다른 점은 거리를 다니면 젊은이들이 많이 없고 노인들이나 중년 후반층이 거리에 많이 활보하며 다니는 모습이다. 젊은이들을 보는 것이 예전만큼 쉽지 않은 것 같다.

장인께서는 부산이 가장 노화가 많이 된 도시라고 말씀하신다. 그래서 그런지 거리를 보면 온통 나이 드신 분들만 많다. 이번에 한국을 방문하면서 한 교회에서 아내가 젊은이들에게 강의를 하는데 목사님께서 요청하신 주제가 혼자 살지 말고 결혼을 하고 결혼을 준비하는 마음을 갖게 해달라는 것이었다. 그 만큼 젊은이들이 결혼을 하지 않고 혼자 살아가는 것이 사회적 이슈일 뿐 아니라 교회의 이슈기도 하기 때문인데 거리를 바라보는 필자의 시선에서도 그 부분이 염려로 다가온다.

필자보다 한 달 먼저 한국을 방문한 친구는 한국에는 여자들이 명품가방을 하나씩은 다 들고 있다는 말을 하며 자신도 한국에 살았으면 명품가방을 사게 되지 않았을까 생각하게 된다고 한다. 지인의 아들은 여자친구를 사귀는데 아직 학생이어서 한 달에 아르바이트를 해서 100만원밖에 벌지 못하는데 여자친구에게는 구찌 백을 사다 준다고 한다. 호주에 오랫동안 생활한 나로서는 이해가 되지 않는 모습이지만 타인의 시선과 사회적 성공과 지위가 중요한 한국사회의 안타까운 모습이 보여지는 것 같다.

오랜만에 한국을 방문한 나에게는 불편하고 어려운 모습들이 어쩌면 익숙하게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전혀 불편하지도 어색하지도 않은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사람들은 익숙함에 젖다 보면 무엇이 옳고 그른지 그리고 어떻게 더 발전되어야 하는지를 생각하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많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변화에 대처할 줄 아는 유연성과 동시에 익숙함에 젖지 않고 변화를 끊임없이 추구하며 살아감으로 더 나은 ‘성장하는 인간’으로 살아갈 수 있게 되기를 소망해본다.

아마도 필자도 2, 3주 한국에 있으며 금방 이곳에 또 익숙해질 수 있을지 모르나 익숙하다고 잘못된 것에 눈을 감는 어리석은 사람은 되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하며 한국의 짧은 방문을 즐겁게 보내고 변화에 적응해야겠다는 생각을 갖는다.

 

 

상담사로 일한다는 것 – 온라인 코리아타운글 / 김 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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