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정맥류

연대기는 태초였을지도

눈길이 늦어졌을 뿐

40년은 되었나봐

 

어릴적

힘센 어른들 장단지에 불거진 그것들을

경이롭게 바라봤던거야

훈장이나 되는 것처럼

 

만삭이 되면서 솟아나온 종아리의 푸른길을

자랑스럽게 들여다보곤 했지

 

세계보건기구가 65세 이하를 청년이라 정의한 후

내 중년을 관리하기로 했어

매끈한 종아리 만들기를 시작으로

 

마침내 지렁이를 꺼내버리고 온 날

내 다리는 온통 가지밭이었어

그 놈이 떠나면서

날 후려친거야

동거한 세월 운운하면서

 

아마 새 터를 찾아 일굴지도 몰라

 

 

공수진 (시 동인 캥거루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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