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 하면 터질 것 같은 우리 아이 사춘기

열길 물 속은 알아도 사춘기 맞은 우리 아이 속은 죽어도 모르겠어요!”

자녀를 둔 부모라면 살면서 한번은 꼭 겪는다는 사춘기. 우리 아이가 이렇게 예민했나 싶을 정도로 순식간에 변해버린다. 부모는 혼란을 겪고 참다 참다 결국은 아이를 혼내거나 사랑의 매를 드는 지경까지 이른다. 부모가 아이에게 화를 내고 있는 동안 아이는 조절할 수 없는 분노와 미움, 우울감에 휩싸인다. 부모와 아이 모두가 행복한 사춘기를 현명하게 보낼 수 있는 방법은 과연 없는 걸까? <구성/정리 김희라 기자>

 

 

Part 1

 

우리 아이, 사춘기일까?

급격하게 두드러지는 신체적, 정신적 변화… 호르몬 때문?

청소년들이 아동기를 벗어나면서 큰 변화를 겪는 시기를 우리는 사춘기라고 부른다. 발달 단계를 설명하는 많은 이론이 있는데, 사춘기에 대한 설명도 생물사회적 조망부터 정신분석, 사회인지, 사회문화, 대인관계, 맥락적 견해 등 많은 견해가 있다. 사춘기에 남자 청소년은 남성의 신체적 특징을, 여자 청소년은 여성의 신체적 특징을 갖추기 시작하고, 정서적으로 성적 충동을 느끼며, 욕구를 표출할 대상을 찾는 과정에서 갈등을 겪는다. 인지적으로는 타인의 입장을 고려할 수 있게 되며 자기중심적인 생각에 빠지기도 한다.

  

01_급격한 신체적, 정신적 변화 가져오는 사춘기

사춘기를 뜻하는 영어 단어 Puberty는 ‘성인’이라는 의미를 가진 라틴어 ‘pubertas’에서 유래했다. 사춘기는 청년기를 시작하는 단계로, 생식능력을 획득할 수 있도록 일련의 생물학적 변화가 이때 일어난다.

예를 들어, 초등학교 2-3학년 아이들은 겉으로 보면 남자아이와 여자아이가 뚜렷이 구분되지 않으며 머리 모양 및 옷차림을 보고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겉모습이 바뀌어 그 특성이 나타나는 시기가 사춘기이며, 9세에서 16세 사이의 소년소녀들은 이 시기에 신체적 변화를 경험한다.

그러나 연령에 기초한 구분은 개인에 따라 시작 시기가 매우 다양할 뿐 아니라 특성이 출현하는 순서 또한 일정하지 않아서 부정확하다고 볼 수 있다. 이 밖에도 정서적 변화 및 인지적 변화가 나타난다. 이러한 변화 때문에 사춘기를 질풍노도의 시기로 보는 인식이 퍼져 있다.

 

#1. 신체적 변화

신체적 변화는 어느 날 갑자기 일어난다. 사춘기를 겪는 당사자는 그런 변화가 당황스러울 수도 있지만, 그 전에 이미 신체 내부에서는 여러 가지 생리적인 변화가 일어난다. 그러한 변화를 일으키는 주요 신체조직 중 하나가 내분비계이다.

내분비계는 여러 호르몬을 생산, 순화시키고 조절하며 뇌의 시상하부로부터 신호를 받아 특정 호르몬의 양을 증가 또는 감소시키는 역할을 한다. 호르몬 분비의 피드백 체계를 조절하는 부위인 것이다.

사춘기가 시작될 때 내분비계의 역할이 굉장히 크다. 생식선 호르몬의 피드백 체계는 시상하부에서 뇌하수체로, 이는 다시 생식선으로 신호를 줌으로써 남성 호르몬인 안드로겐 (androgen)과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 (estrogen)의 수준을 증가 혹은 감소시킨다.

이 호르몬이 다시 시상하부에 영향을 줌으로써 호르몬 수준이 조절된다. 인간은 성별에 상관없이 이 두 호르몬을 모두 갖고 태어난다. 하지만 사춘기가 되면 남성은 에스트로겐보다 안드로겐을, 여성은 안드로겐보다 에스트로겐을 훨씬 많이 분비한다.

호르몬이 신체 내적인 것이라면, 외적인 변화도 일어난다. 사춘기가 시작되면서 신장과 체중이 급격하게 증가한다. 일반적으로 소녀가 소년보다 2년 정도 빨리 성장이 급등한다. 초등학교 고학년 중에는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키가 더 큰 경우가 많은데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또한 소년은 근육이 증가하며, 소녀는 지방의 비율이 증가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소년들은 어깨가 넓어지고, 소녀들은 골반이 넓어진다. 또 소녀는 가슴이 발달하고, 월경을 시작한다.

월경의 시작인 초경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몇 가지가 제시된다. 먼저, 체중이다. 체중이 무거울수록 더 일찍 사춘기에 도달한다. 영양섭취 정도와 상관없이 소녀의 체중이 45kg에 도달할 때 초경이 시작된다는 가설이 있다.

그러나 체중 자체가 아니라 지방조직에 초점을 맞추는 학자들도 있다. 이들은 체중 대비 지방조직이 약 17%에 도달하면 초경이 시작된다고 한다. 이 밖에도 급속도로 발전하는 사회에서 자극과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사춘기가 빨리 시작한다는 설이 있다.

또 다른 연구에 따르면 선진국이나 대도시 청소년들이 저개발국가나 시골 청소년들보다 더 일찍 사춘기에 도달한다고 한다. 환경적 영향 역시 사춘기 시작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볼 수 있다.

 

#2. 정서적 변화

정서적 변화는 자아체험을 통해 각종 생활감정이 발달하는 사춘기에 그 중요성이 매우 크다. 정서란, 희로애락에 대한 감정의 흥분상태를 의미하는 것으로, 내외적 자극을 받아 동요하고 흥분할 때에 경험하는 심리적 상태를 말한다.

사춘기에 정서가 급변하는 것은 내분비선이나 신체적 구조의 변화, 사회적 요인의 변화 등에 기인한다고 할 수 있다. 사춘기의 정서적 변화를 단계별로 살펴보면, 먼저 지적인 바탕 위에 성적 충동을 강하게 느끼면서 성적인 색채를 강하게 띠게 된다.

성적 관심이 높아지지만 이성에 반발하고 주변에 반항하는 등의 이중적 정서를 표출한다. 그들의 정서는 일관성이 없고 불안정하며, 정서의 기복이 아동기에 비해 넓고 격렬하다. 이러한 것들은 지적 발달과 자아의식의 변화에 큰 영향을 미친다.

시간이 지나면서 정서는 더 강렬해지지만 직접적인 표출을 억제하는 경향이 높아지고, 성적인 면과 기타적인 정서에서도 의식적으로 억압하는 작용이 활발히 나타난다. 정리하면, 사춘기의 정서는 강렬하고 일관성이 없으며 불안정한 상태에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또한 정서 표출을 억제하거나 내면화하면서 다른 방식으로 표출하려는 경향을 갖는다. 이렇게 정서적으로 큰 변화를 겪으면서도 청소년은 자신의 정서를 인식하고 감정을 이해하며 수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다시 말해 불안정한 정서 속에 욕구 불만으로 부정적인 감정만을 경험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감정표현과 행동이 타인에게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 인식하고 깨달아 정서를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

 

#3. 청소년기의 자기존중감

타인의 비판이나 평가에 지나치게 민감한 청소년들은 쉽게 자기존중감 (self-esteem)의 손상을 경험한다. 일반적으로 또래 집단의 수용에 더 많은 관심을 갖는 소녀들이 소년들보다 낮은 자기존중감을 보인다.

청소년의 자기존중감은 가족, 또래집단, 학교 등에서 영향을 받으므로 부모와의 긍정적인 의사소통과 또래 집단의 지원, 성공적인 학교생활이 청소년의 자기존중감을 증진한다.

 

#4. 청소년의 정체감

정체감이란 행동, 사고, 감정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독특성에 대해 비교적 안정된 느낌을 갖는 것을 의미한다. 청소년들이 경험하는 급격한 신체적, 생리적 변화는 청소년들이 정체감 문제에 몰두하게 만든다.

부모와의 부정적 의사소통이나 가족 간 대화의 부족, 친구와의 지속적 갈등은 긍정적 정체감의 발달을 방해한다. 가정에서는 청소년 자녀들이 가족의 의사결정에 참여하도록 해 정체감 발달에 도움을 주는 것이 좋다.

 

#5. 부모 청소년 관계

청소년기는 부모와 자녀 사이의 갈등이 심해지는 시기다. 부모로부터 독립하고 자율성을 획득해야 하는 청소년들은 부모에 대한 애착을 점차 줄이면서 또래 집단에 의존하기 시작한다. 형식적 조작 사고가 가능한 청소년들은 부모의 가치관에서 논리적인 모순을 발견하고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또한 신체적 성장은 물리적 처벌이나 통제를 불가능하게 하고, 청소년의 발언권을 증가시킨다. 청소년의 반항은 청소년이 부모가 허용한 자율성에 만족할 때 감소하는데, 높은 자기존중감을 지닌 부모들은 청소년 자녀에게 더 많은 자율성을 부여해 자녀에게 더 큰 만족을 주는 경향이 있다.

 

#6. 청소년기의 심리적 부적응

심리적 부적응이란 개인이 가진 사고, 정서, 행동 양식이 왜곡되거나 부적절해서 그 사람의 사회적 적응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상태를 말한다. 청소년기는 과도기적인 특성을 보이는 시기이므로 행동양식이 심리적 장애로 인한 것인지 발달 과정상에서 나타나는 불안정한 특성인지 조심해서 구별해야 한다.

청소년기는 급격한 변화로 정서적으로 불안정하며 스트레스와 내적 갈등이 많은 시기이기도 하다. 따라서 청소년기에 나타나는 다양한 심리적 부적응의 징후들을 발달 과정의 당연한 결과로 여겨 방치하기 쉽다.

청소년 시기에 나타나는 대표적인 심리적 문제는 불안 장애와 우울 장애이다. 또한 자살은 최근 청소년들에게 많이 발생하는 사회적 문제이기도 하다. 성인의 자살에 비해 청소년기의 자살은 충동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02_중2병? 아니, 초4병!

시대가 변하고 급격하게 발달하면서 보통의 사춘기 시절을 일컫던 ‘중2병’이라는 유행어가 이제는 ‘초4병’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오죽하면 중학교 2학년 나이의 아이들이 무서워서 북한도 쳐들어오지 못한다는 우스갯소리까지 유행했다고.

 초등학교 고학년, 즉 4학년 또는 5학년이 되면서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서는 엄마에게 입을 닫기 시작하고, 이제는 부모보다 친구들에게 더 의지하는 모습을 보이게 된다.

하라는 것도 제대로 하지 않고 몇 번씩 말하거나 언성을 높여야 겨우 대답하기 일쑤이다. 뭘 해도 퉁명스럽고 점점 멀어지는 느낌마저 들게 된다. 그렇다면 아직 초등학생임에도 불구하고 사춘기가 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1. 빨라지는 성장 속도

옛날과 비교하면 아이들이 자라는 속도는 굉장히 빨라졌다. 아직 초등학생이지만 어른만큼 키가 자라는 경우도 있다. 신체적 발달이 빨라지면서 성격은 더욱 예민해지고 엄마, 아빠와의 대화도 줄어든다.

친구와 이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손에서는 스마트폰이 떠나지 않는다.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등 기계에 집착하며 방해를 받았을 때는 공격적인 성향마저 나타난다. 말투와 행동이 신경질적으로 변하고 감수성이 예민해지는 것 또한 사춘기에 흔히 보이는 행동이다.

 

#2. 초4병 똑똑하게 극복하기

예민한 시기일수록 아이를 더욱 이해하고 보듬어주는 것이 현명하다. 하지만 방법을 잘 모르는 부모들이 대부분이다. 그렇다면 사춘기에 접어든 아이를 어떻게 대해야 할까?

 

– 학업에 대한 부담감은 No

자녀가 잘 됐으면 하는 마음은 어느 부모나 같다. 사춘기에는 자녀의 학업에 과도한 관심을 주는 것은 좋지 않다. 이미 학교와 학원 등에서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를 스스로 받았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성적에 대한 부담감을 주거나 다른 친구와 비교하는 것은 절대 하지 말자.

 

– 조금만 참자

예민하게 구는 모습을 보면 점점 화가 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그 때마다 부모가 그대로 화를 내버리면 아이는 더욱 엇나갈 가능성이 커진다. “방금 네가 한 행동이 좋은 행동일까? 한번 생각해볼래?”, “엄마는 네가 조금만 더 예의 있는 모습으로 말해주면 좋겠어”등 부모의 생각을 비판 없이 올바르게 전달하려는 것이 중요하다.

 

– 존중해주자

꾸미는 것을 좋아하는 나이가 되는 초등학교 고학년. 예전에는 엄마가 사준 옷을 아무렇지 않게 입었지만 이제는 다르다. 내가 입고 싶은 옷을 표현하는 나이가 됐다. 아이가 입는 옷이나 헤어스타일이 엄마 마음에 안 든다고 무조건 지적하거나 비난하지 말자. 아이의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 아니라면 개성을 존중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 자극적인 콘텐츠와의 접속 최소화

사춘기에 일탈적인 행동을 보이는 원인 중 하나가 바로 자극적인 콘텐츠 때문이다. 아직은 판단력이 뚜렷하지 않기 때문에 TV나 스마트폰, 게임 등을 통한 일부 자극적인 콘텐츠와의 접촉을 최소화하는 것이 좋다.

 

– 자신만의 시간 주기

사춘기에는 독립적인 시간을 갖고 싶어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땐 스스로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을 갖도록 해주자. 하지만 개인 시간을 갖는 동안 주변 가족들과 선생님 등이 잘 지켜봐야 한다.

 

– 꾸준한 관심과 대화

사춘기의 작은 변화들을 주변에서 모르고 지나쳤다면 무관심에 더욱 우울해지기 쉽다. 작은 변화에도 세심한 관심을 보여주고 꾸준한 대화를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 질풍노도의 시기라고 불리는 사춘기는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달라진 자신의 모습에 불안해하지 않도록 따뜻한 관심과 대화가 필요하다.

 

#3. 안 생기면 더 문제?

사춘기는 청소년기의 반항적인 특성과 함께 갑작스럽게 신체적, 정신적으로 변화하면서 어디로 튈지 모르는 청소년 시기이다. 하지만 이는 자녀가 부모로부터 독립하기 위한 자연스러운 과정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 언젠가부터 아이가 대들고 신경질을 부려요!

말도 잘 듣고 항상 밝은 아이였지만 어느 날부터 퉁명스러운 말투는 물론 부모가 하는 모든 말이 잔소리라고 생각하는지 대들고 신경질을 부려 고민인 경우가 많다. ‘언젠가 좋아지겠지’라고 생각하며 묵묵히 기다리지만 이 시기를 견디는 것은 부모나 자녀들에게 절대 쉽지 않은 시간이다.

청소년기의 반항적인 특성이 두드러지는 이때 아이들이 부모에게 가장 많이 하는 말은 “몰라”, “내가 알아서 할게”, “됐어” 등이다. 이 시기를 함께 하는 또래들끼리 주고받는 메시지는 부모가 도저히 알아들을 수 없는 말들 투성이기도 하다.

이렇게 부모와 자녀 간에 대화의 벽이 조금씩 생기면서 부모들은 자녀들과 어떻게 대화를 풀어나가야 할지 갈팡질팡하게 된다.

 

– 아이에서 어른이 되는 과정

청소년기는 신체적, 심리적으로 아동기에서 성인기로 발달하는 과도기이다. 특히 요즘 청소년들의 신체 발달은 예전보다 훨씬 일찍 이뤄지는 것에 비해 심리적인 발달은 예전보다 늦는 경우가 많다. 즉, 신체 발달 속도에 뇌 발달이 따라가지 못하게 되는 문제가 생기는 것.

또한 청소년기에는 충동억제와 실행기능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전두엽 발달이 덜 완성된 시기이다. 따라서 계획을 세우거나 충동을 억제하는 데 어려움이 있으며, 이로 인한 문제적인 행동을 보일 수 있다.

청소년기에는 몇 가지 사고의 특징이 있는데,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자아중심성이다. 청소년은 자신의 관념이 최고의 가치를 가진다. 자신이 세상의 중심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엘킨드라는 학자는 청소년기의 자아중심성을 두 가지로 설명했다. 먼저 첫 번째는 ‘상상적 청중’이다. 주의의 모든 사람들이 자신만 바라보고 자신이 관심의 집중을 받고 있다고 느끼는 것이다.

두 번째는 ‘개인적 우화’로 자신은 특별한 존재이기 때문에 자신이 경험한 것은 다른 사람과는 다르다고 느끼는 것이다. 한 가지 예로 청소년기에는 다른 사람들은 다치더라도 자신은 그럴 일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위험한 행동을 서슴지 않고 하게 되는 것이 있다.

 

– 가족과의 의사소통 중요

이러한 신체적, 심리적인 특징들과 더불어 청소년들이 처한 특수한 상황들도 청소년의 정신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현대 사회의 가족은 가족 구성원 간의 의사소통이 부족하다. 또한 조기교육, 학원, 과외 등의 학업 경쟁으로 인해 청소년들의 신체적, 정신적 발달 수준에 비해 과도한 과제를 요구 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03_미운 5살 육아, 유아사춘기 특징

중2병, 초4병에 이어 유아사춘기라는 것도 존재한다. 갓 태어난 신생아기부터 아직 말이 서투른 유아를 육아하는 일은 육체적인 전투라면 아이가 대부분의 말을 구사하고 자신의 의견을 피력할 수 있는 4-5살부터는 심리전이 필요한 시기인 유아사춘기를 맞이하게 된다.

미운 4살, 미운 5살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이때부터는 어른의 말을 잘 들으려 하지 않고 고집을 피우며 제멋대로 행동하고 투정을 부리는 애들을 보고 있노라면 미운 5살 육아라는 말이 딱 맞는 것 같다.

 

#1. 내 아이의 첫 질풍노도 시기, 유아사춘기

일반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사춘기는 2차 성장기인 9세-16세 사이에 신체에 변화가 일어나고 생식기능이 완성되는 시기를 가리키는데 이때 우리 아이들은 주의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이 높아지고, 자아의식이 더욱 또렷해 지며 불안한 정서와 감정을 느끼게 된다.

이처럼 자아의식이 또렷해 지고 부모에 대한 의존성과 독립성이 공존하면서 나타나는 반항적인 행동과 말대답 등의 증상이 3세-5세 사이의 유아에게 나타나는 것을 ‘유아사춘기’라고 부른다.

 

#2. 유아사춘기가 나타나는 이유

신생아-3세 이전까지 아이는 세상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언어나 감정, 행동 등을 배우고 습득하는 시기였지만 3세부터는 조금씩 신체가 성장하면서 아이는 자아의식을 갖게 된다.

이 자아의식이 커지면서 부모에 대한 ‘의존성’과 부모와 자신을 따로 보는 ‘독립성’이 공존하게 돼 부모의 말을 잘 들으려 하지 않고 무슨 말을 해도 싫다, 안 한다 등의 부정적인 단어 사용량이 늘어나게 된다.

하지만 실제 자아발달에 비해 신체적 발달이 아직 완벽하지 않기때문에 의존성이 상당부분 차지하고 있어 부모의 말을 잘 듣다 가도 혼자 하겠다고 고집을 부리기도 하는 등 유아사춘기를 겪는 아이의 행동에 부모는은 어떻게 맞춰야 할지 정신적, 육체적 육아를 시작하게 된다.

 

#3. 미운 5살 육아, 유아사춘기 특징

  1. 자존감, 질투, 호기심, 두려움, 대범함, 수줍음, 불안감 등 많은 감정을 느끼고 표출한다.
  2. 질투, 애정, 부러움, 불행, 수치심 등 아이가 점차 감정을 복잡한 언어로 표현하기 시작한다.
  3. 협동심, 나눔 등과 같이 사회 적응 행동능력이 발달하게 된다.
  4. 독립심으로 인해 부모의 말을 잘 들으려 하지 않고 반항심을 보이며 고집을 부리게 된다.
  5. 친구를 때리거나 물건을 던지기도 하고 욕설을 하는 등 공격적인 행동이 나타난다.
  6. 무언가를 얻어내기 위해 인내력이 생기고, 심리적 갈등을 느끼게 된다.
  7.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부모의 말에 나름 논리적으로 반박을 할 줄 알게 된다.
  8. 부모에게 의존적인 행동을 보이고 타인에 대한 낯가림을 심하게 타기도 한다.

 

#4. 유아사춘기에 대처하는 자세

‘아무리 미워도 내 자식’이라는 말이 있듯이 내 아이가 유아사춘기로 인해 속을 썩인다고 해서 손을 놓는 부모는 없다. 하지만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라 발만 동동 구르다가는 아이의 정서발달에 오히려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때문에 미운 5살 육아를 하기 위해서는 유아사춘기의 특징을 잘 파악하고 그에 맞는 대처를 하는 부모의 자세가 매우 중요하다.

 

– 독립심 또는 자립심 키워 주기

자꾸 말썽을 부리고 말을 듣지 않는 우리 아이. 이러한 행동은 자신의 의지를 표현하는 욕구에서 비롯되는 만큼 아이에게 독립심과 자립심을 키워주는 것이 중요하다.

옷 입기, 양치질과 같은 단순한 생활습관을 아이 스스로 해볼 수 있도록 유도 및 기회를 만들어주고, 아이에게 안돼, 그만해와 같은 부정적인 단어를 쓰기보단 아이에게 질문함으로써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좋다.

일상 속에서 아이 혼자 할 수 있는 일들을 규칙적으로 익혀가며 할 수 있도록 부모가 도와주고 아이가 그 일을 잘 해낸다면 칭찬스티커 등을 이용해 목표를 설정해주는 것도 좋다.

 

– 규칙과 의무 가르치기

정신적으로 성장을 하는 유아사춘기 시기에 규칙과 의무를 가르쳐주자. 부모의 눈에는 한 없이 어리고 작은 아이이지만 이 시기의 아이들은 어른들의 말을 옆에서 듣고 핵심을 추려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을 정도로 논리적 사고가 발달돼 있는 상태이다.

무엇을 하든 규칙이 있고 스스로 해야 할 일과 해서는 안되는 일이 있다는 것을 아이가 이해하기 쉽도록 충분히 설명해주고 아이가 바로 이해하지 못한다고 해서 화를 내거나 윽박지르는 등의 행동은 삼가해야 한다. 힘들다고 아이에게 화를 내거나 윽박을 지르면 아이는 주눅들고 자존감이 떨어져 부모와의 교감을 하지 않으려 할 수 있다.

 

– 원칙과 일관성 보여주기

유아사춘기 특징이 반항, 질투 등이지만 그와 동시에 애정, 의존도도 높은 만큼 부모의 행동을 그대로 따라하려는 경향이 있다. 때문에 자아의식이 강해지는 이 시기에 부모로부터 원칙적이지 않고 일관적이지 않은 언행을 보이면 아이는 혼란스러워 하므로 부모가 원칙과 일관성을 가지고 언행을 보여야 한다.

예를 들어 어제는 아이가 한 잘못에 대해 꾸지람을 하했데 오늘은 동일한 잘못에 대해 귀찮다고 내버려두면 안되는 것이다. 아이와 부모 간의 합의 기준을 세워놓고 해당 기준을 지킬 수 있도록 부모가 노력해야 한다.

 

– 아낌없는 칭찬과 사랑

채찍질을 했다면 그보다 더 많은 사랑을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다. 아이가 잘못을 했을 때 그 잘못을 되잡아주는 것은 당연하지만 아이입장에서는 반항심을 키울 수 있으므로 아이가 잘 한 일에 대해서는 아낌없이 칭찬과 사랑을 보여주는 것이 좋다.

특히 유아사춘기에 차일드 케어에서 친구를 때리거나 물건을 던지는 등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는데 이것은 아이가 넘치는 신체 에너지를 컨트롤하지 못해 나타나는 행동인만큼 무조건 화를 내기 보다는 차근차근 아이에게 왜 그러한 행동을 하면 안되는지 아이 눈높이에 맞춰 설명해주자.

그리고 난 후 아이가 넘치는 신체에너지를 컨트롤 할 수 있도록 부모가 함께 운동이나 놀이 등을 통해 해소시켜주고 아이가 잘못된 행동을 고쳤다면 칭찬해주는 것이 좋다.

 

#5. 심리전문가의 육아 정보 Q&A

Q. 귀염둥이 민서는 44개월의 남자아이이다. 평소에 호기심이 많아 새로운 놀잇감에 늘 호감을 갖고 매사에 즐겁게 생활하는 편인데 최근 두 달 전부터 짜증과 떼가 많아지고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 있으면 울고 고집을 피우며 물건을 집어 던지거나, 악을 쓰듯이 소리를 지르며 과격해지는 모습이 점점 더 두드러지게 보이다. 우리 아이가 정말 과격해지고 있는 것 같아 보이는데, 왜 그럴까요? 엄마인 제가 너무 예민한 걸까요?

 

A. 귀염둥이 아들이 자신의 감정을 거칠게 표현하고, 점점 과격해지는 아이를 보니 걱정이 많이 되시는군요. 네 살의 아이! 이 즈음 연령의 아이들이 보이는 행동은 거의 비슷비슷한다. 또래의 엄마들이 모여 얘기를 나누다 보면 서로의 마음을 공감할 수 있다.

 

Expert’s Advice1. 자기조절력 키우기

만 3세 전후의 아이들이 자기중심성이 발달해 자기(Self)를 살리기 위해 무엇이든 자기가 먼저 하겠다고 외친다면, 4세의 아이들에게는 자기를 드러내는 것과 동시에 자기를 조절하는 ‘자기조절력’을 키우는 것이 필요하다.

3세 아이들의 대소변 가리기는 자기조절을 위한 첫 신호이며, 이때 아이의 지능은 조절을 통해 활성화되기도 한다. 대소변을 참았다가 해결하는 것처럼 하고 싶어도 자신의 욕구를 참을 줄 아는 것이 필요하다. 아이들이 이렇게 참거나 양보하는 행동을 할 때 부모의 긍정 피드백은 아이 행동을 강화할 수 있게 한다.

이 시기의 아이들이 인형을 갖고 ‘말로 흉내내기’를 하며 놀이한다면 자기조절력이 키워져 내면화 된 아이들은 이제 ‘구체적인 상상 놀이’가 가능해져 엄마, 아빠, 역할 놀이도 하고 어린이 집의 선생님이 돼 보는 놀이 등도 가능해 진다.

 

Expert’s Advice. 언어의 재탄생 – ‘나’를 표현하기

이 시기의 아이들은 언어가 발달이 돼 보통은 500개 정도의 단어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외부에서 들어오는 많은 단어를 무작위로 학습을 하는 시기여서 아이에게 어떤 표현의 말들이 노출되었는가에 따라 아이는 말을 바르게 배울 수 있다.

부모와 조부모, 친구, 차일드 케어 등의 선생님들은 이 시기의 아이들을 돌보고 있다면 좀 더 언어사용에 세심함이 필요하다. 만일 아이들에게 “너나 해”라고 표현한다면 아이는 어른들에게도 이렇게 “너나 해”라고 말할 수도 있다.

나의 기분, 나의 입장에서 표현 한다는 것이 말을 처음 배우는 아이들에게는 쉬운 일이 아니다. 이것 역시 모델링 되는 것이며, 학습이 필요하다. 저절로 말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귀로 들었던 말들을 다시 자기의 언어로 재탄생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언어 표현이 서툰 아이들 일수록 말로 나를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나를 표현 한다. 기분이 좋을 때에는 박수를 치거나 흥겨운 환호소리를 내며 표현이 오히려 적지만, 기분이 나쁘거나 화가 나면 감정표현이 서툴러 울거나 물건을 던지기도 하고 드러눕거나 떼를 쓰고 과격해 지기도 한다.

어른들 중에도 자기표현이 미숙한 사람들은 화가 나면 남을 때리거나 물건을 던지거나 소리를 지르는 행동을 한다. 모두 자기의 감정 표현이 서툰 사람들이 몸으로 말을 하는 것이다.

 

Expert’s Advice.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에 대한 구별

이것은 허용과 금지에 관한 것으로, 해도 되는 것과 해서는 안 되는 것에 대한 구별이다. ‘안전’에 관한 것들은 왜 안 되는지 설명해 주고, 원하는 것을 어떻게 해결 할 수 있는지, 그 방향성에 대해 아이와 얘기를 나누는 것이 필요하다. 무조건 지시하고 통제하는 것이 요즘의 아이들에게는 맞지 않는 양육방식이다.

학교에서도 경험하고 느껴보는 체험 위주의 교육방식이 최근 교육과정의 주요 쟁점인데, 가정에서 부모가 자신이 성장할 때의 방식을 그대로 고수한다면 우리 아이는 또래보다 뒤쳐진 아이가 되고 만다. 부모로부터 이해 받고 수용 받은 아이가 타인을 이해하고 사회에 잘 적응하며 자신을 잘 표현 할 줄 아는 성숙한 사람으로 성장 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pert’s Advice. 사회성의 발달 – 아빠와 나, 그리고 엄마

애착이 엄마와 상호작용을 통해 형성되었고, 안전한 외부세계를 경험한 남자아이에게 ‘나’라는 건강한 존재감이 있는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모델링 하는 존재는 ‘아빠’라는 대상이다.

‘남자아이에게 아빠’는 ‘자신의 존재를 모델링’하는 존재이기에 아빠가 거친 행동으로 눈살을 찌푸릴 정도로 행동한다면 아이는 스스로 ‘나는 자존감 낮고 자신을 별볼일 없는 아이’라고 느껴 부모보다 더 거칠거나 또는 지나칠 정도의 유순한 아이로 성장하게 된다.

많은 아빠들은 아들 출생 후 아이의 성장과정을 보면서는 ‘나도 저 나이 때에는…’하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한다. 아빠 역시 아들을 ‘어린 나 자신’으로 생각한다.

어린 시절 자신의 아버지로부터 존중 받았고 함께 놀았던 경험이 풍부하게 성장한 아빠는 자녀에게 같은 방식으로 잘 놀아주고 존중해 주지만, 아버지와 접촉이 부족하게 성장했던 아빠는 아이에게 ‘자신의 틀’을 조언하거나 강요를 한다.

아이들이 사회성을 발달시키는 이 시기에는 주눅 들지 않고 건강하게 자신을 표현할 수 있도록 부모의 세심한 관심이 중요하다.

 

Expert’s Advice. 동생만 예뻐 하지 마세요!

좀 더 어린 시기에 분리불안이 있었지만 어느 정도 적응이 돼 차일드 케어에 잘 다니고 있었던 아이가 갑자기 분리불안 증세를 다시 드러낼 때에는 주로 이 시기이다. 이 시기는 엄마가 동생을 출산하고 난 후 동생을 보호하는 말이 많아지는 시기로 아이 입장에서는 엄마가 나보다는 동생을 더 예뻐하는 것 같아 불안감이 올라오는 시기이다.

이럴 때 부모들은 당황해 하지 말고 ‘우리 아이가 질투라는 감정이 올라오는 구나’, ‘어떻게 하면 본인이 사랑을 많이 받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 줄까’ 고민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시기는 감정이 좀 더 세분화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Expert’s Advice. 사랑스러운 미운 네 살의 우리 아이 기억하기

미운 네 살은 이렇게 하나의 발달 과정 중에 지나가는 과정이다. 아이들의 행동을 문제 삼아 말하기 보다는 아이의 마음을 먼저 읽어 주는 부모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인다.

정서가 놀라울 만큼 많이 자라는 중요한 이 시기, 언어가 자라고 감정이 세분화되고 사회성이 발달되는 이 시기는 부모인 내가 자녀에게 수용하고 베풀어 준 만큼 아이가 ‘평생 사용할 정서’를 만들어가는 시기이다.

 

 

Part 2

 

사춘기에는 이런 변화가…

성별 따라 다른 사춘기 변화, 부모와 아이가 함께 배우기

성격이 예민해지는 것과 동시에 아이의 몸에는 다양한 변화가 생긴다. 여자 아이들의 경우 월경이 시작되고, 남자아이들은 수염이 나거나 목소리가 굵어지는 변성기를 맞기도 한다. 부모들에게는 이미 익숙한 변화이겠지만 처음 겪는 몸의 변화에 아이들은 큰 혼란을 느낄 수 있다. 아이와 함께 읽어보면 좋을 사춘기에 일어나는 변화들에 대해 알아보자.

  

01_여자아이에서 여성으로… 여자 사춘기의 모든 것!

사춘기의 여자아이들은 2차성징에 따른 몸의 여러 가지 변화에 당황하게 된다. 가장 대표적인 몸의 변화 중 하나는 한 달에 한 번 자궁에서 피가 나오는 생리 현상이다. 생리는 월경이라고도 하는데, 이렇게 월경이 시작되는 것은 아이를 낳을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신호이다. 즉, 여자아이에서 여성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1. 눈으로 보이는 몸의 변화

여자의 생식기는 난소, 난관, 자궁, 질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난소는 난자 (정자와 만나서 아기가 되는, 여자의 아기 씨)를 만드는 곳인 동시에 에스트로겐, 프로게스테론, 테스토스테론과 같은 성호르몬을 분비하는 곳이다. 난관 (수정관)은 난소와 자궁을 연결하는 긴 관으로 수정이 일어나는 곳이다. 자궁은 태아가 자라는 곳이며, 두꺼운 근육으로 이루어져 있다.

질은 자궁과 외부를 연결하는 통로로, 월경 혈이 나오고, 정자 (난자와 만나면 아기를 만들 수 있는, 남자의 아기 씨)가 들어오며, 출산할 때 태아가 나오는 길이다.

여자아이가 사춘기에 접어들면 2차성징이 나타나면서 생식기가 발달해 배란을 하게 된다. 배란은 자궁 양쪽에 있는 난소에서 성숙한 난자가 한 달에 한 개씩 번갈아 가며 난소 밖으로 나오는 현상이다.

배란이 일어난 때를 전후해, 자궁은 임신을 준비하기 위해 자궁벽을 혈액 형태의 영양분으로 채운다. 이 자궁벽에 저장된 혈액은 수정란의 영양분으로 사용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수정이 되지 않아 자궁에 수정란이 도착하지 않으면 자궁벽이 헐어 준비해 두었던 혈액과 함께 질을 통해 몸 밖으로 나오게 되는데, 이 현상을 ‘월경(생리)’이라고 한다.

월경은 일반적으로 11-18세 사이에 시작하는데, 태어나서 처음 경험하는 월경을 ‘초경’이라고 한다. 월경은 한 달에 한 번씩 하고, 한 번 할 때 3-7일 동안 지속된다. 이러한 생리 현상은 건강하고 정상적인 모든 여자에게서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일이므로, 월경을 시작하는 것에 대해 부끄러워하거나 숨기지 않아야 한다.

월경 기간에는 아랫배와 허리에 통증을 느끼며, 어지럼증과 피로감이 있을 수 있다. 그리고, 평소보다 신경이 예민해지고, 마음이 우울해지거나 불안해지기도 한다. 이때는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따뜻한 물을 자주 마시면서 복부(배)를 따듯하게 하며, 간단한 스트레칭 등을 하는 것이 좋다.

 

Tip1_초경을 알리는 신호?

초경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는 질 분비물의 변화이다. 처음에는 흰색과 노란 빛의 분비물이었다가 점차 갈색 빛으로 변화해 간다. 갈색 분비물이 나오기 시작하면 몇 달 이내에 초경이 시작된다는 신호이므로 위생 팬티와 생리대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Tip2_월경 기간 동안 주의할 점

– 활동하기에 편하고 짙은 색의 옷을 입는다.

– 생리대를 2-3시간마다 자주 갈아 주고, 속옷은 매일 갈아 입는다.

– 욕조 목욕은 피하고 가볍게 샤워를 한다.

– 심한 운동은 피하고 휴식을 충분히 취하며 몸을 따듯하게 한다.

 

#2. 여자의 생식기 관리,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용변을 본 뒤에 항문에서 질로 균이 옮겨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반드시 앞 (요도)에서 뒤쪽 (항문) 방향으로 닦아 주도록 한다. 둘째, 질은 강한 산성을 유지해 유해균의 번식을 억제하는 기능이 있다. 샤워를 할 때 생식기 부위를 바디 클렌저나 알칼리 비누로 씻으면 질 내부가 알칼리화 돼 세균이 자라는 환경을 만들게 된다.

그러므로, 생식기 부위를 씻을 때는 가급적이면 바디 클렌저나 알칼리 비누를 사용하지 말고, 샤워기를 외음부 앞쪽에서 뒤쪽으로 향하게 해 물로만 깨끗이 씻고 잘 말려주도록 한다.

셋째, 타이트한 속옷이나 바지, 스타킹 등은 외음부를 습하게 해 세균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고, 성장에도 방해가 되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입지 않도록 한다.

넷째, 생식기가 가렵다고 손으로 만지면 2차감염이 일어날 수 있다. 가렵더라도 생식기를 만지지 않도록 하며, 가려움증이 계속될 경우 부모와 함께 산부인과 진료를 받도록 한다.

2차성징이 나타나는 사춘기, 몸의 변화에 당황하지 말고 자연스런 현상으로 받아들여야 하며, 건전한 생활습관으로 소중한 몸을 잘 관리해 건강한 몸을 유지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Q&A_궁금해요!

신체변화가 갑자기 시작될 때 성조숙증을 의심할 수 있는 증상관련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가장 많이 궁금해 하는 질문을 중점으로 알아보자.

 

Q. 얼마 전부터 팬티에 분비물이 묻어요. 엄마가 저보고 생리를 일찍 할 것 같다고 하면서 걱정을 하세요. 정말 분비물이 나오면 생리가 곧 시작되나요?

 

A. 분비물 있다고 해서 생리가 바로 시작되지는 않는다. 사춘기가 오면 여성호르몬이 증가해 분비물이 나올 수 있지만, 분비물 있는 것이 곧 생리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또한 분비물은 염증이나 다른 이유에 의해서도 나올 수 있다. 다만, 가슴 등의 신체발달이 진행된 상태에서 분비물이 나오는 것이라면 곧 초경이 시작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Q. 생식기 부위에 털 (음모)이 나면 곧 생리를 시작하나요?

 

A. 음모가 난다고 해서 바로 생리를 시작하는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여자아이는 사춘기 후반, 즉 처음 생리를 하게 된 전후의 기간에 음모가 나오게 된다. 대략 초경을 기준으로 전후 6개월로 보면 맞을 것이다.

 

다만, 모든 여자아이들이 그런 것은 아니고, 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다. 사춘기 초기부터 음모가 나오는 여자아이도 있고, 중기 정도에 나오는 여자아이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분비물이 나왔을 때와 마찬가지로 가슴 발달 정도, 즉 성 성숙도를 고려해서 판단을 한다.

결론적으로, 다른 신체적 발달이 없는데 음모만 있다고 해서 생리를 시작한다고 볼 수 없으며, 가슴 발달이 이에 합당한 상태라야 생리를 할 수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

 

Q. 제 친구는 아직 가슴에 멍울이 생기지 않았는데, 저는 가슴에 멍울이 생겼어요. 가슴이 나오면 곧 생리를 한다고 하는데 정말 그런가요?

 

A. 가슴에 멍울이 생겼다고 해서 바로 생리를 하는 것은 아니다. 먼저, ‘가슴에 멍울이 생긴 시점’과 ‘가슴이 계속 커지는 시점’을 구분해 이해할 필요가 있다. 가슴에 멍울이 생긴 이후에 가슴이 나오기 시작하며, 가슴이 나오기 시작해서 초경을 할 때까지는 평균적으로 2년-2년 6개월 정도가 걸린다. 이 시기에 보통 급성장을 하게 된다.

 

모든 여자아이들이 처음 가슴 멍울이 생긴 후, 바로 가슴 발달이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처음 가슴 멍울이 생긴 시점이 아니라, 멍울이 생겨서 사라지지 않고 계속 커지기 시작하는 시점을 가슴이 나오기 시작하는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가슴에 처음 멍울이 생겼다가 사라지는 경우, 이런 상황이 반복되는 경우, 가슴 멍울이 사라졌다가 한참 지난 후에 가슴이 커지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경우에 처음 가슴 멍울이 생긴 시점을 가슴이 나오기 시작하는 기준으로 삼으면, 생리를 하기까지 4년 혹은 5년 정도 걸렸다고 잘못 이해를 하게 된다.

 

02_남자아이에서 남성으로… 남자 사춘기의 모든 것!

2차성징이 나타나는 사춘기가 되면 남자아이의 몸은 고환에서 만들어지는 남성호르몬의 영향으로 생식기 (고환, 음경, 전립선 등)가 성숙해진다. 남자의 생식기는 고환, 부고환, 음경, 음낭, 정관, 정낭, 전립선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고환은 뇌의 명령을 받아 정자를 만드는 곳으로서 고환에서는 하루에 수백만 개의 정자를 만들어 낸다.

고환은 ‘음낭’이라고 부르는 주름진 피부로 덮여 있는데, 음낭은 고환이 들어있는 주머니로 고환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부고환은 고환에서 만들어진 정자를 보관하는 곳이다. 정낭과 전립선은 정자를 건강하게 유지시키는 액체를 만들어 내는 곳이다. 정관은 정자가 전립선까지 이동하고, 또 음경까지 이동하는 길이다.

음경은 남자 성기를 가리키며, 고환이 커지지 시작하면 음경도 두껍고 길어진다. 음경 안의 요도는 방광에 있는 소변을 내보낼 때뿐만 아니라 정액을 외부로 내보내는 길이기도 하다.

 

#1. 생리적 변화에 따른 남성의 신체 용어

– 정자: 남자의 고환에서 생산되는 성세포로서 정충이라고도 불린다. 쉽게 말해서 난자와 만나면 아기를 만들 수 있는 남자의 아기 씨로서 매일 7000개-1억 개가 만들어진다.

머리와 경부(목), 그리고 긴 꼬리의 세 부분으로 돼 있으며, 올챙이처럼 생겨서 꼬리를 흔들면서 움직인다. 한 번의 사정으로 무려 3억 개 정도의 정자가 배출되지만, 최종적으로 난자에 도달하는 정자는 겨우 하나 뿐이다.

 

– 발기: 남자들이 성적 욕구를 느끼거나 말초 신경의 자극으로 인해 음경이 딱딱해지면서 꼿꼿하게 서고, 커지는 것을 ‘발기’라고 한다. 이것은 뇌의 명령으로 혈액이 음경을 구성하는 스펀지 같은 해면 조직으로 한꺼번에 들어가서 음경이 단단해지는 현상으로 건강한 남성의 정상적인 증상이다.

 

– 사정: 발기가 된 후, 정자는 정낭과 전립선에서 만들어진 희고 끈끈한 액체인 정액에 섞여 요도를 통해 몸 밖으로 나오게 된다. 이것을 사정이라고 하며, 14세 전후로 시작된다. 사정은 노랗거나 우유빛 액체인 정액이 나오는 것으로, 잠자리에서 꿈을 꿀 때나 일상생활에서 일어난다.

 

– 몽정: 꿈을 꾸며 사정한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다. 2차성징이 나타나는 사춘기에는 깊은 잠에 빠져 뇌신경 조절 작용이 약해 졌을 때, 꿈 속에서 성적 자극을 받으면 바로 생식기의 수축 작용으로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정액이 배출되는 현상이 발생한다.

어느 날 자고 일어났는데 팬티나 이불이 젖어 있다면 자는 동안 사정을 한 것이다. 이렇게 자면서 하는 사정을 몽정이라고 하며, 대부분의 사춘기 청소년들이 첫 사정을 몽정으로 경험하게 된다.

 

– 유정: 공포에 질렸을 때나 자극적인 것을 보았을 때, 운동을 하면서 힘을 주었을 때, 정낭에 가득 찬 정액이 자극에 의해 쏟아져 나오는 것을 말한다.

 

#2. 왜 자꾸 발기가 되는 걸까?

음경 속에는 한 개의 요도 해면체와 두 개의 음경 해면체가 있다. 해면체란 볼펜처럼 길고 스폰지처럼 부드러운 조직을 말한다. 평소에는 그 속이 비어 있다가, 자다가 깨어났을 때나 성기를 만지거나 성충동이 유발되었을 때, 뇌의 명령으로 혈액이 채워지고 단단해지면서 발기되는 것이다.

사춘기 때는 성호르몬의 분비가 왕성해지면서 성적인 감정을 더 자주 느끼게 되며, 내 몸뿐만 아니라 나와 다른 이성의 몸에 대한 관심이 커지게 된다. 또 일상생활에서 야한 느낌을 받거나 야한 상상을 할 때 묘한 기분이 들고, 이런 감정이 커지면 음경이 발기되는데, 이는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3. 몽정은 왜 일어나는 걸까?

몽정은 잠을 자는 중에 사정을 하는 것이다. 이것은 낮 동안에는 외부 자극에 대해 뇌신경이 성충동을 억제하다가 밤에는 뇌신경의 조절이 약해져서 자극이 전달되면 곧바로 정액이 흘러나오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몽정 현상은 12세 정도부터 시작되며, 중학생이 되는 14-15세 정도면 대부분 경험을 하게 된다. 이런 현상은 사춘기의 건강한 남자라면 누구나 경험하는 것이므로 놀라거나 수치심을 느낄 필요가 없다.

 

#4. 남자 생식기 관리 방법

음경의 끝 부분인 귀두는 피부에 둘러싸여 있는데, 이것을 포경이라고 한다. 남자는 태어나면서 누구나 이런 포경 상태이다. 포경인 음경은 귀두가 피부로 둘러싸여 있어 피부 주름 사이에 분비물이나 기름기가 끼게 된다.

이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염증이 생기거나 딱딱한 찌꺼기가 쌓이게 되므로, 매일 깨끗이 씻는 것이 좋다. 씻을 때에는 귀두 부분의 포피를 가볍게 잡아당겨 저자극성 비누로 거품을 충분히 내어 씻다.

그리고, 깨끗하지 않은 손으로 음경을 만지지 않도록 한다. 또한, 속옷은 매일 갈아입고, 삼각팬티보다는 통풍이 잘되는 사각팬티를 입는다. 특히 주의할 점은, 음낭을 차거나 음낭에 충격을 가하는 것은 좋지 않은 행동이므로, 친구들과 심한 장난을 치지 않도록 한다.

2차성징이 나타나는 사춘기에 성적인 자극을 받아 발기가 되고 사정을 하는 것은 건강한 남성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변화에 당황하지 말고 자연스런 현상으로 받아들여야 하며, 건전한 생활 습관으로 소중한 몸을 잘 관리해 건강한 몸을 유지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03_사춘기, 내 몸에서 이상한 냄새가?

사춘기에 접어들면 자신의 몸에서 이상한 냄새가 나는 것 같고, 이런 냄새에 신경이 쓰이기 시작한다. 이전에는 나지 않던 땀 냄새가 나는 것은 피부 속에 있는 땀샘 중 하나인 아포크린샘이 사춘기 때부터 발달해 기능을 하기 때문이다. 특히 남자아이는 여자아이보다 활동량이 많아서 땀도 많이 흘리고 기초 대사량도 더 높아 땀 냄새가 더 나게 된다.

 

#1. 왜 땀에서 냄새가 나는 걸까?

우리 몸에서 나는 땀은 색깔도 냄새도 없다. 땀에서 냄새가 나는 이유는 아포크린샘에서 배출되는 분비물이 땀과 섞여 피부 표면에서 세균에 의해 분해되기 때문이다.

아포크린샘은 주로 겨드랑이 밑 부위에 있으며, 그 외에 콧방울, 외이도 (귀의 입구에서 고막에 이르는 관), 유두, 하복부, 항문 등 특정 부위에 분포돼 있다. 땀 냄새는 대부분 호르몬 분비가 활발하고 외부 활동이 많은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더 나게 된다.

 

#2. 겨드랑이 냄새는 어느 정도 이상이면 문제일까?

일반적으로 겨드랑이 부위에서 특유의 불쾌한 냄새가 나는 것을 ‘액취증(암내)’이라고 한다. 사춘기가 되면서 액취증을 호소하기 시작하는데, 이는 아포크린샘이 대개 사춘기 이후부터 땀을 활발히 분비하기 때문이다.

액취증에 의해 발생하는 문제는 냄새 이외에는 없다. 냄새가 어느 정도 이상이어야 문제가 된다고 정해진 척도는 없다. 다만, 스스로 냄새를 느끼는 주관적인 증상, 혹은 주변 사람들이 느끼는 반응이 문제가 될 뿐이다.

따라서, 자신의 몸에서 불쾌한 냄새가 나는 것 같아 친구 관계 및 학교생활에 지장을 받는다면, 내 몸에서 심한 냄새가 나는지 친한 친구나 가족에게 물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3. 몸에서 나는 냄새,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한껏 예민해진 시기에 몸에서 나는 냄새는 극심한 스트레스를 유발시킨다. 하지만 기본적인 규칙만 지킨다면 냄새를 최소화 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다음 규칙들을 살펴보고 그대로 실천하도록 하자.

 

– 몸을 자주 깨끗하게 씻도록 한다. 겨드랑이 및 생식기 부위는 매일 깨끗하게 씻어준다.

 

Tip1_여자아이의 경우 질에서 냄새가 날 수 있다. 비누나 자극적인 세정제는 사용하지 않도록 하고, 미지근한 물로만 깨끗하게 씻도록 한다.

 

Tip2_남자아이의 경우 포경수술 전이라면 포피가 음경귀두부를 덮고 있어서 포피 아래에 분비물이 축적돼 퀴퀴한 냄새가 더해져 몸에서 냄새가 더 날 수도 있다. 포피를 당겨서 귀두를 더욱더 꼼꼼하고 깨끗하게 씻도록 한다.

 

– 매일 깨끗한 옷으로 갈아 입도록 한다. 땀에 젖은 옷을 그대로 입으면 몸에서 불쾌한 땀 냄새가 날 수 있으므로, 샤워 후 바로 깨끗한 옷으로 갈아 입도록 한다.

– 면으로 된 옷을 입도록 한다. 평소에 땀을 많이 흘리는 편이라면 땀 흡수가 잘 되고 공기도 잘 통하는 면으로 된 옷을 입도록 한다.

– 하루에 세 번 이상 이를 닦고, 머리는 매일 감도록 한다. 식사나 간식을 먹은 후에는 바로 이를 닦도록 한다. 머리에서도 냄새가 날 수 있으므로 매일 감도록 한다.

– 냄새 제거제(데오드란트)를 사용하는 방법도 있다. 데오드란트는 땀과 세균이 분해되면서 발생하는 냄새를 제거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땀 냄새 증상을 감소시켜주는데 도움을 준다. 다만, 너무 많이 사용하면 피부에 나쁜 영향을 줄 수도 있으므로 제품 설명서를 참고하자..

 

04_고쳐야 할 문제를 ‘사춘기 증상’으로 착각하지 마라!

부모는 아이가 말대답을 하거나 거칠게 행동하면 ‘이제 우리 아이에게도 사춘기가 왔구나’하면서 아이의 거칠고 예의 없는 행동이나 말투를 인정하고 묵과한다.

사춘기 증상들을 말없이 받아주는 것이 아이의 변화를 민감하게 감지하고 적절하게 대응하는 교육적인 부모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럴 때마다 화를 내거나 정색을 하고 따지면 아이가 어떻게 숨을 쉬겠느냐면서 아이의 버릇없는 행동에 관대해지기도 한다.

그러나 과연 버릇없는 말투와 절제되지 않은 행동, 언제 터질지 모르는 뇌관을 가지고 부모를 불안하게 만드는 것이 사춘기 아이의 특징일까? 아이가 그저 학교만 제대로 다녀주고 큰 사고만 치지 않으면 고마워해야 하는 걸까? 부모는 아무 대책 없이 아이가 스스로 사춘기의 터널을 빠져나오기를 기다리고만 있어야 할까?

부모가 사춘기 아이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과연 하나도 없을까? 많은 부모가 훈련되지 않은 생활습관에서 비롯된 문제들을 모두 ‘사춘기 증상’으로 여긴다. 가만히 내버려두면 감기가 낫 듯이 사춘기 증상도 사라질 것이라고 믿는다. 그러나 부모가 고쳐주지 않으면 사라지지 않는다. 계속 모양과 형태를 바꿔가며 아이에게 나쁜 습관으로 정착된다.

아이에게 사춘기가 왔다는 것은 이제 다 키웠으니 손을 떼라는 것이 아니라, 부모가 아이의 말과 행동을 살펴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정해줄 때가 되었다는 뜻이다. 그렇게 하지 않고 방치하다가 어느 날 사건이 터지면, 그제야 우리 아이가 괴물이 되었다고 한탄을 한다.

“초등학교 저학년까지만 해도 말 잘 듣고 대답도 공손하게 하고 착했어요. 공부도 잘했고요.” 이렇게 시작되는 엄마들의 넋두리는 대부분 “그런데 아이가 중학생이 되더니…”로 넘어가면서 극적인 반전을 이룬다. 마치 착하기만 했던 아이가 중학생이 된 후 어느 날 갑자기 DNA 변화를 일으켜 듣도 보도 못한 괴물로 변해 평화로운 집안을 뒤엎은 것처럼 이야기한다.

하지만 십대 아이들은 어느 날 갑자기 변하지 않는다. 그간 작은 사인을 계속 보내고 있었지만, 부모가 그 사인을 놓쳤거나 보지 못했을 뿐이다. 설령 봤어도 저 나이 때는 으레 그러려니 하면서 넘어갔거나 이래라저래라 간섭하면 오히려 애가 더 엇나가고 반항할 것 같아서 그냥 두고 보았을 것이다. 반드시 바로잡아야 할 아이의 문제를 ‘사춘기 증상’으로 착각하면 안 된다.

 

#1. 사춘기 첫 징후를 놓치지 마라

사춘기 징후는 아이의 말이나 행동에서 시작된다. 어느 순간 아이의 말투가 불손해진다. 말끝이 짧거나 퉁명스럽게 대답하거나 기분이 나쁘다는 뜻으로 혀를 차거나, 돌아서면서 ‘아이 씨!’를 내뱉는다. 아이가 그러면 많은 부모는 기분이 나쁘긴 하지만 ‘저 정도야, 뭐’ 하면서 그냥 넘어간다.

왜 그럴까? 아이의 감정을 이해해줘야 좋은 부모라고 착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이의 감정을 이해해주는 것과 잘못된 행동을 그때그때 잡아주지 않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다. 이럴 때는 감정을 상하지 않게 신경 쓰면서 잘못된 행동을 잡아줘야 한다.

어떤 부모는 아이와 싸우는 게 귀찮고 힘들기 때문에 그냥 참기도 한다. 하지만 힘들고 어디까지 어떻게 잡아줘야 할지 모른다고 해서 참고 넘어 가선 안 된다. 생텍쥐페리의 소설 ‘어린왕자’에는 바오밥나무 이야기가 나온다.

싹이 나올 때는 바오밥나무와 장미의 생김새가 같아 구별이 안 되지만, 바오밥나무 싹을 뽑지 않고 그대로 놔두면 별을 파괴할 정도로 크게 자라난다. 그렇기 때문에 싹이 나오는 순간부터 관심을 가지고 계속 지켜보다가 바오밥나무로 보일 경우에는 지체 없이 뽑아야 한다.

사춘기 문제 역시 마찬가지다. 시작은 별것 아닌 것처럼 작아 보이지만, 그대로 자라나면 돌이킬 수 없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아이가 처음 보여주는 신호도 바오밥나무와 장미의 새싹처럼 좋은 신호인지, 나쁜 신호인지 구별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방법은 하나다. 아이가 보여주는 말투와 행동 변화, 눈빛, 웃는 모습, 앉는 자세, 걸음걸이, 감정 표현, 잠잘 때 모습까지 늘 관심 갖고 지켜봐야 한다. 아이는 어느 날 갑자기 괴물이 되지 않는다.

사춘기 아이의 호기심과 욕구는 스마트폰을 만나면서 더 강력하게 증폭된다. 그렇다면 요즘 사춘기 아이들의 특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 초등학교 4학년이면 사춘기가 시작된다.

– 겉으로 봐선 문제아와 모범생을 구별할 수 없다. 치마 길이가 짧다고 문제아가 아니며, 공부를 잘한다고 모범생이 아니다.

– 집에서 문제가 없다고 해서 학교나 집 밖에서도 문제가 없을 거라고 생각하면 착각이다.

–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못한다. 스마트폰이 없는 시간은 불안하다.

– 초등학교 5학년만 돼도 성(性)이 더 이상 궁금하지 않다. 아이의 머릿속에는 부모가 알고 싶지 않은 많은 정보가 들어 있다.

– 자신이 SNS에 올린 게시물에 대한 반응에 집착한다.

– SNS를 통해 친구를 집단 따돌림을 하거나 스토킹하는 일(신상 털기) 등이 특별하지 않다.

– 이성 교제 시기가 빨라져 초등학교 때부터 사귀는 경우가 많다.

– 권위에 대한 순종을 배울 기회가 없다. 선생님이나 부모가 무서운 존재가 아니다.

– 꼭 해야 할 일과 절대 하지 말아야 할 일에 대한 기준이 바뀌었다.

– 돈이 없어서 사고 싶은 것과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하는 것에 스트레스를 받는다. 이것은 또 다른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 자기가 좋아하는 한두 가지에만 관심이 있다.

– 공부 외에 꿈과 관련된 경험이 없어 꿈을 꿀 줄 모른다.

– 몸을 움직여서 하는 일을 싫어하고 체력이 약하다.

 

 

Part 3

 

현명한 부모는 다르다

사춘기가 잘 지나야 올바른 성인으로 성장한다

성인이 되어 과거를 되돌아 봤을 때 나의 10대는 어땠을까? 나는 과연 사춘기를 잘 견뎌냈을까? 내 사춘기 속 부모의 모습은 어떻게 남아 있을까? 어찌 보면 평생의 성격을 좌우할 수도 있는 사춘기는 어떻게 대처했는지에 따라 천차만별의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아직 제대로 된 판단력이 형성되지 않은 아이들에게 부모라는 존재는 가장 중요하다.

  

01_아무도 못 이긴다는 ‘사춘기’ 자녀, 부모의 대처법은?

10대 시절은 삶에서 가장 행복하고 기억에 남을 수 있는 시기다. 누구에게는 잊지 못할 경험과 추억이 함께 할 것이고, 짜릿하고 무모한 추억이 남는 이들도 있을 것. 그러나 동시에 부모들은 자녀의 이 같은 행동이 스트레스로 다가올 수도 있다.

아이의 작은 행동도 조마조마해 하거나 자칫 나쁜 행동을 할 때는 신경이 예민해질 수 있다. 하지만 누구든 10대 시절을 겪는 것처럼, 부모 역시 한때는 10대 청소년이었던 시절이 있었다는 것을 잊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아이의 나쁜 행동이나 반항, 무모한 것들에 대해 보다 현명하고 차분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1. 강력한 유대감 구축해야 하는 이유

10대 자녀와의 행동을 이해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책을 읽거나 교육용 다큐멘터리를 본다고 이뤄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부모와 자녀 간 강력한 유대감으로, 아이가 더욱 안전한 10대 시절을 보내는 데 큰 혜택을 제공할 수 있다.

그리고 성인이 돼서도 이 유대감은 지속된다. 육아 관련 매체 캐릭터 코너에 따르면, 부모가 자녀를 보다 잘 알고 이해하게 될 때 건강한 관계가 시작될 수 있다.

특히 어른으로서 자신이 경험한 삶을 공유하는 방법을 배우고, 여기에 자녀의 사고와 꿈, 열정, 가치를 더하는 것은 가장 이상적인 방법이다. 전문가들은 위험하거나 나쁜 행동을 하는 10대들은 대개 부모가 자신을 신경 쓰지 않는다고 믿는 경향이 강하다고 지적한다.

이에 오히려 더 나쁘게 행동하거나 잘못된 행동을 한다는 것. 동시에 이 같은 행동은 자신의 말을 들어줄 사람이 없다고 느낄 때 발생하는데, 이때 부모의 사랑과 지지는 아이가 덜 외로움을 느끼게 만들어 긍정적이다.

특히 10대에 축적하는 도덕적 및 윤리적 사상과 가치관은 인생을 살아가는 데 매우 중요하다. 자신의 인격과 신념에 대한 모든 것이 이 시기에 대부분 구축되기 때문. 이 시기에 훌륭한 역할 모델이 있다면 올바른 삶을 살아가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가장 가까운 이는 아마도 부모일 것이다.

 

#2. 10대의 분노에 대처하려면

일부 10대들은 공격성이나 폭력을 통해 분노를 표출하기도 한다. 특히 여자아이들보다 남자아이들에게서 더 흔하게 나타나는데, 폭력이나 싸움을 잘하는 것이 더욱 남성적이고 매력 있다고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부모가 자녀에게 위협을 느끼는 포인트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즉, 이때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그 이후엔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사실 분노는 아이가 자신의 좌절감과 슬픔, 두려움, 그리고 허점을 숨기기 위한 일종의 마스크다.

자신의 감정을 인식하고 표현하는 데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 이를 통해 내보이는 것으로, 표현력이 부족한 남자아이에게서 더 잘 나타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부모는 아이가 언제든지 필요할 때 자신에게 도움을 청할 수 있도록 열린 마음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방치할 경우 이 같은 분노는 도전적이고 무서운 감정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3. 다양한 관점에서 보고 생각하라

부모가 10대 시절을 겪었다고 해서, 자녀의 10대 시기를 모두 이해하고 어떤 어려움을 겪는지 알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개인이 모두 다른 방식으로 삶을 살아왔기 때문으로, 시대가 변하면서 부모 역시 10대 시절의 감정과 이상을 더 이상 가지고 있지 않다.

이와 관련해, 부모는 자녀의 투쟁을 아이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 즉, 심리 치료사나 정신과 의사들이 환자들과 상담할 때 상대의 시각과 관점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처럼 상대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생각하면, 자녀가 왜 이러한 행동을 하고 반항을 하는지 등을 더욱 명확히 파악할 수 있다.

또한 부모와 자녀 모두 이 같은 방식으로 더 많은 이점을 얻을 수 있다. 일단 부모가 자녀들의 행동이 왜 이렇게 나타나는지를 이해하고 자녀 역시 이를 느끼기 시작하면, 자녀도 다르게 행동할 것이기 때문이다.

 

#4. 자신을 돌봐라

가장 중요한 또 한가지는 바로 부모가 자기 자신을 돌보는 것이다. 아이에게 모든 신경을 곤두세우고 집착하게 되면, 정작 자신의 신체는 돌보지 못할 수 있다.

이는 스트레스를 가중시키고 자칫 정신적 및 신체적 건강 이상으로 발전할 수 있어 바람직하지 않다. 가끔은 아이에게서 벗어나 친구나 다른 동료들을 만나거나, 혹은 자신과 비슷한 상황에 있는 지원 그룹을 찾아 참여하는 것도 좋다.

 

02_사춘기라서? 아이들 우울증 어른과 달라요!

슬픈 통계가 나왔다. 우리나라 아동, 청소년 3명 중 1명은 평소에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는 것이다. 한창 꿈 많을 아이들,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해야 할 아이들이 죽음을 생각한다는 사실은 우리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보여준다.

통계청의 설문조사 결과에 우리나라 아동, 청소년의 33.8%는 ‘죽고 싶다는 생각’을 가끔 하거나 자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유는 학업 스트레스였다. 고등학생은 39.7%가, 중학생은 34.0%가 학업 문제 때문이라고 답했다. 1위 학업 문제를 이어 고등학생들은 미래에 대한 불안(27.2%)을 이야기하고 있었고, 중학생들은 가족 간의 갈등(24.8%)을 죽고 싶은 이유로 꼽았다.

 

#1. 학업 스트레스도 우울증에 한몫

학업 스트레스에 휩싸여 감정적으로 침몰하는 아이들, 우울한 우리 사회의 자화상은 아닐까? 그럼에도 알아차리기 힘든 것이 이 시기 우울증이다. 으레 감정 기복이 심한 사춘기로 치부되기 쉽기 때문이다.

성인과 달리 아이들은 자신의 감정을 말이나 행동으로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이 서투르다. 게임이나 일탈 등을 통해 부정적인 형태로 자신의 감정을 드러낸다. 과도한 학업 스트레스와 과열된 경쟁은 우리 아이들의 마음을 더 병들게 하는 요인이다.

부모의 기대에 못 미친다 거나 또래와의 교류가 마음처럼 쉽지 않을 때, 아이들은 우울함을 쉽게 느낀다. 성인이 우울증이 있을 경우 축 처지는 무기력감이 대부분의 증상이라면 청소년의 우울증은 짜증이나 예민함, 초조 불안함, 반항 행동과 같은 부정적 기분으로 분출된다. 사춘기 증상과 너무 비슷해서 우울증인지 모르고 넘어가기 쉽다.

 

#2. 학교 가고 싶지 않다는 투정하는 아이

‘학교 가고 싶지 않다’, ‘좋아한 과목인데 요즘엔 싫다’, ‘친구들과 노는 것도 재미없다’ 등도 우울한 감정을 대변한 표현일 수 있다. 실제로 학교 가기 싫어하는 청소년은 우울증 위험이 높다는 국내 연구 결과도 나왔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연구팀이 전국의 30개 중∙고등학교 1991명을 대상으로 청소년 우울증에 대한 현황 조사 결과, 271명(13.6%)가 우울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연구에서 우울함을 ‘연속적으로 2주 이상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슬프거나 절망감 등을 느낌’으로 규정했다. 이러한 우울 감정을 조기에 감지할 수 있는 요인으로 ‘등교에 잦은 거부감’이었다. 학교에 가기 싫다고 자주 느끼는 학생은 그렇지 않은 학생에 비해 우울증이 있을 가능성이 3.25배로 높게 나타난 것이다.

 

#3. 어른 돼서도 우울증 그대로…

어린이, 청소년 우울증은 방치하면 만성으로 악화돼 성인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증상이 계속되고 심해진다면 극단적인 충동도 느껴질 수 있으므로 빨리 알아차리는 것이 좋다.

성적이 지속적으로 혹은 급격히 떨어지는 경우, 친구들과의 접촉을 피하고 온라인과 게임에만 집착하는 경우, 말수가 급격히 줄고 모든 가족과 퉁명스럽게 지내는 경우, 이성을 잃고 자기감정을 주체하지 못하는 경우, 친구나 부모에게 과도한 화를 내는 경우 등도 사춘기가 아닌 우울한 감정에 의한 변화일 수 있다.

또한 감정 표현과 관계없이, 밤에 잠을 못 자고,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 정도로 잠이 늘어나고, 밥을 잘 먹지 못하는 등의 행동도 우울증 증세일 수 있다. 이러한 증상들과 더불어 2주 이상 무표정하고 무기력해 보인다면 우울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4. 아이와의 정서적 공감 가장 중요

일상 속에서 자녀와 지속적으로 소통하면서 아이의 감정 변화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스스로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주위의 위로와 관심이 필요하다. 연구에서 우울한 감정을 느낄 때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위해 노력하거나, 부모에게 고민을 얘기하는 학생들은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우울 위험성이 각각 35%, 46% 낮았다.

그만큼 아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정서적 공감이다. 부모가 자신들의 편이고, 감정을 이해해준다고 느낀다면, 우울함을 극복할 수 있다. 더욱이 부모가 우울함이 있다면 자녀의 우울 증세도 심해질 수 있는 만큼, 부모 스스로가 우울해 하지 않아야 한다.

아이의 우울증 정도가 심하고 오래 지속되면 병원 치료를 받아볼 수 있다. 놀이와 가족 간의 의사소통을 통한 치료로 아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회복시킬 수 있으므로, 지나친 우울감을 보이는 아이들은 전문가 상담을 권한다.

 

03_사춘기 자녀의 미래, 부모가 ‘먼저’ 걱정하지 말자

‘사춘맘화’는 세상에서 제일 무섭다는 ‘중학교 사춘기’ 지옥에 입성한 두 엄마의 분투기를 담은 에세이다. 두 저자는 20년 동안 광고 카피라이터와 기획자로 살아가다 ‘풀타임 엄마’가 되기로 결심한다.

함께 공부하고 함께 아이와 도서관을 가고, 아이와 나란히 책상에 앉아 공부하는 장면을 꿈꿨지만, “잔소리하지 마! 간섭하지 마! 신경 쓰지 마!”라며 포효하는 사춘기 아이와 맞닥뜨린 현실이 생생히 담겨 있다.

누군가에게는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보이는 아이 키우기가 내게는 왜 이렇게 어려운 건지, 아니 내게만 이렇게 어려운 건지 궁금한 두 엄마의 기록이다.

그간의 육아를 돌아보는 ‘반성형 엄마’가 아니라, ‘도대체 너 나한테 왜 이러니?’ 소리지르고 싶은 엄마, 그렇지만 ‘외계인 같은 저 생명체’를 어떻게든 이해해보려 애쓰는 엄마들의 진솔한 고민이 유쾌한 일러스트와 함께 펼쳐진다.

채자인 저자는 광고회사에서 20년 동안 카피라이터로 일하다 외동아들 준호의 공부를 책임지겠다며 자발적 은퇴를 선언했다. 구영숙 저자는 광고회사에서 AE로 일했다.

1년만 다니고 그만둘 거라고 생각했지만 결국 20년 꽉 채우고 종지부를 찍었다. 외동딸 채린이가 대치동에 있는 중학교에 가겠다고 선언해 얼떨결에 사교육 1번지에 입성했다. 예민하고 까칠한 모범생 딸내미와 매일 전쟁을 치르고 있다. 두 저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자녀 사춘기에 대처하는 현명한 방법을 배워보자.

 

Q. 책을 쓰게 된 과정이 궁금합니다

 

A. 구영숙: 워킹맘에서 전업맘이 되며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졌는데, 본격적인 사춘기에 접어든 아이와 조금씩 갈등이 생기게 됐어요. 직장 동료였고, 비슷한 시기에 회사를 그만둔 채자인님과 함께 만나 이런 상황을 이야기하다 보니 서로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고 쌓여 있던 스트레스도 조금은 해소되는 듯하더라고요.

아이의 사춘기로 인해 나만 힘든 게 아니라는 점에 위안이 되기도 하고 좀더 현명하게 대처해 나갈 수 있는 아이디어들도 생기게 되더군요. 그래서 저희도 아이와 있었던 이야기들을 하나씩 기록해보자고 의견을 모았어요.

 

A. 채자인: 하필 사춘기에 접어들 때 엄마가 집에 있게 됐으니, 아이 입장에서는 이제 혼자서도 잘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매일 간섭하는 엄마가 귀찮기만 했을 테죠.

아이가 처음으로 저에게 심한 말을 내뱉은 날(지금 생각해보면 그렇게 심한 말도 아니었는데, 제가 이제는 아이의 사춘기에 너무 길들여진 걸까요? 하하), 집청소를 하다 아이 생각에 팔려 급기야 허리를 삐긋하게 됐어요.

병원서 “어쩌다 이렇게 허리가 아프게 되셨나요?” 하길래 “애가 사춘기인데, 좀 스트레스를 받았더니 삐끗했나 봅니다” 했더니 물리치료사가 “애들이 다 그 시기에는 그래요. 저는 더했어요!” 하는 말을 해주셨어요.

그 말을 듣자 허리가 하나도 안 아픈 거예요. 그때 깨달았죠. 그 어떤 교육적 솔루션보다 “그땐 다 그래!”라는 공감의 말이 더 낫다는 것을. 비슷한 고민을 하는 엄마들이 공감하고 마음의 위안을 얻기를 바라며 ‘사춘맘화’를 썼어요.

 

Q. 두 자녀분이 이 책을 읽으셨는지 또는 연재하실 때 피드백을 받은 것이 있나요?

 

A. 구영숙: 처음에는 별 관심이 없는 듯했다가 계속 뭔가를 쓰고 있는 엄마를 보면서 가끔씩 노트북 너머로 읽어보는 눈치더라고요. 그러다 딸과 감정이 상하는 일이 생기게 되면 딸아이가 ‘이것도 책에 쓸 거지? 내가 엄마를 위해 좋은 에피소드 하나 만들어주는 거야’ 하며 핑계를 대기도 했고요.

 

A. 채자인: 책을 쓰면서 아이와 관계정립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컸기 때문에, 글쓰기 작업 자체가 제 게는 아이와의 일을 객관화하는 과정이었어요. 아이와의 갈등 상황에서 제가 느꼈던 감정을 아이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거죠. 글을 쓰며 아이와 제가 점차 성장했던 것 같아요. 아들이 책을 받더니, 안 읽을 줄 알았는데 소설 보듯 깔깔거리고 재밌게 읽더라고요. “엄마 글 참 재밌게 쓴다!” 하고 칭찬받았어요.

 

Q. 책을 쓰면서, 부모로서 반성했던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구영숙: 아이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행동하도록 충분한 시간을 주지 못하고 항상 엄마인 제가 먼저 앞서 가려고 한 적이 많았어요. 조금 늦더라도 믿고 기다려주어야 한다는 것을 많이 생각하게 되었어요.

 

A. 채자인: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아들의 미래를 생각하며 미리 걱정한 것, 나의 열등감을 해결하지 못하고, 아들을 나무란 것! 내 자존감 세우기가 먼저였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어요. 늘 머릿속으로 알고는 있는데 실천이 어렵잖아요?

 

Q. 학력 사회로 공고해지는 교육계에 하고 싶은 말씀이 있나요?

 

A. 구영숙: 언젠가 부모와 학부모의 차이를 대비하는 공익광고를 보았는데요. ‘부모는 멀리 보라 하고 학부모는 앞만 보라 한다. 부모는 꿈을 꾸라 하고 학부모는 꿈꿀 시간을 주지 않는다.’ 거창한 말보다 그저 엄마들이 자기 아이들을 사랑하는 만큼 자기 본인도 사랑하는 법을 아는 것이 우리 교육 문제의 작은 변화의 시작이 아닐까 해요. 아이와 자신의 삶을 동일시하지 않고 아이들에게 갖는 관심과 투자의 반 정도만이라도 자신에게 쓰는 연습을 해야 한다고 봅니다.

 

Q. 가장 좋은 부모의 자질은 어디에서 만들어 질 수 있을까요?

 

A. 구영숙: 모든 부모들은 다 좋은 부모가 되고 싶어하죠. 다만 그 표현방법이 각자 다를 뿐이겠죠. 부모는 다 아이를 위해서 말하고 행동한다는 게, 오히려 아이들에게는 상처가 될 수도 있고 서로를 힘들게 할 수도 있으니까요. 제 경우는 꾸준히 책을 읽고 공부하는 엄마가 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모녀관계 전에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동시대인으로서 공감대를 갖고 서로의 생각을 교환할 수 있는 기본적인 소양을 가지려고 해요. 사실 우리는 부모 자질에 대해 따로 배운 적이 없잖아요. 그러니 스스로 계속 찾아서 공부하는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A. 채자인: 초등학교 저학년 때 아이가 자꾸 무슨 강박인지 옷을 잡아당기는 거예요. 전문가 선생님께 “아이가 자꾸 옷을 잡아당겨요! 틱 아닐까요?” 하고 물었더니, “그렇게 이야기하신 분들 중에 애들이 틱인 경우는 없어요. 대부분 부모들이 아이가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한 경우에 틱장애를 겪는 경우가 많아요”라고 하시더라고요.

일견 이해가 됐어요. 작은 변화를 빠르게 눈치 채주고, 관찰하는 것! ‘지금 이 시기는 엄마가 거리를 둬야 할 시기구나. 지금은 엄마가 조금 도와줘야겠구나’ 이런 것들을 한 발 물러서 바라봐 주는 것이 가장 좋은 부모 같아요.

 

Q. 사춘기 자녀를 둔 부모에게 이것만은 꼭 말해주고 싶다면요?

 

A. 구영숙: 결국 엄마가 믿어주는 만큼 아이들은 성장하고 어른이 된다고 하니까요, 아이의 인생은 아이가 스스로 찾아갈 수 있도록 시간을 좀 두고 지켜보고 관심을 아이에게서 나 자신으로 옮겨보는 게 필요할 것 같아요.

 

A. 채자인: 아이의 점수에 따라 아이의 상장에 따라 사랑을 미루는 것이 아니라 그냥 사랑해주자고요. 사랑도 적금 붓듯 잘 부어놔야 나중에 빼 쓰죠. 잔고가 얼마 없으면 금방 바닥나버립니다. 공부 이전에 관계가 먼저예요.

 

Q. 두 자녀분께 정말로 하고싶은 말 한마디씩 부탁드립니다.

 

A. 구영숙: 딸 덕분에 엄마는 더 성장하고 어른이 돼가는 것 같아서 고마워. 네 자신을 믿고 네가 좋아하는 거 하면서 살면 된다. Don’t worry, Be happy!

 

A. 채자인: 너의 사춘기는 너의 성장기이자 엄마의 성장기였어. 네 덕분에 한 뼘 성장했다. 고마워.

 

Previous article외로운 사람들
Next article다섯 마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