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책과 친해지기

책을 가지고 놀려고만 하는 아이, 책에 관심 없는 아이… 괜찮을까?

책에 도통 관심 없는 아이. 이대로 가다가는 아예 책과 담을 쌓는 건 아닐지 걱정되는 엄마들을 위해 준비했다. 책에 관심 없는 아이를 책과 친해지게 만드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책 읽는 습관, 도대체 왜 중요할까? 책과 친해지는 방법부터 책을 제대로 읽는 방법까지 모두 알아보자. <구성/정리 김희라 기자>

 

 

Part 1

 

책책책! 책 읽기에 관한 모든 것

독서 즐기는 아이가 공부도 잘 한다? 책에 관심 갖기

대한민국 부모들은 아이가 책 읽는 것을 좋아하게 하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무심한 듯 여기저기 표지가 보이게 책을 던져 놓기도 하고,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다 거실에 전시해 두기도 한다. 도대체 독서가 무엇이길래 우리 부모들은 책 읽기에 집중하는 걸까?

  

01_책에 관심 없는 아이, 책과 친해지게 하려면?

책보다는 영상 매체가 더 주목 받는 시대에 왜 독서 습관을 형성하는 게 여전히 중요한 걸까? 독서는 아이에게 단순히 지식과 정보를 제공하는 것뿐 아니라 끊임없는 사고하고 골몰하는 경험을 선사, 생각하는 힘을 길러준다.

여기에 더해 분야에 관계없이 다양한 배경지식을 넓힐 수 있고, 독서를 통해 강화한 사고력과 배경지식은 향후 언어 활동의 근간이 될 수 있다. 영상 매체로부터 수동적으로 지식을 제공받는 것보다 책을 읽으며 보다 능동적으로 생각하는 시간을 갖는 게 아이의 창의력, 논리력, 표현력 등을 개발하는 측면에서 훨씬 큰 도움이 된다.

 

1. 책, 재미있게 읽어주기

책을 싫어하는 아이는 많아도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싫어하는 아이는 거의 없다. 아이에게 책을 글이 많아 읽기 따분한 존재가 아닌, 재미있는 이야기가 담긴 이야기보따리로 인식시키는 건 어떨까?

심리적인 안정감을 불러오는 엄마, 아빠의 목소리로 다양한 톤과 실감 나는 연기를 더해서 평소 책을 재미나게 직접 읽어 주자. 책과 친해지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

 

2. 좋아하는 책 반복해서 읽어주기

아무리 책에 큰 관심이 없는 아이라도 한 권 정도는 좋아하는 책이 있게 마련이다. 보통의 경우 아이가 다양한 책을 섭렵했으면 하는 바람에서 계속 새 책을 들이고 읽게 하는 이들이 많다.

오히려 이런 행동이 역효과를 낼 수 있다. 좋아하는 책이 있다면, 그 책은 반복해서 읽어준다. 책을 읽는 과정에서 재미와 만족감을 느끼면 독서 자체에 대한 거부감도 줄일 수 있다.

 

3. 집안 곳곳에 책 배치하기

‘몸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 멀어진다’라는 말이 있다. 의외로 독서에도 적용되는 말이다. 텔레비전, 스마트폰, 태블릿 PC 보다 책이 더 눈에 잘 띄는 환경이라면 그만큼 책과 친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책장, 식탁, 화장실 등 아이가 만질 수 있는 곳에 다양한 종류의 책을 배치해 두는 것, 아이와 책의 사이를 좁히는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이다.

 

4. 엄마, 아빠부터 책 읽는 습관 만들기

마지막 방법은 쉬우면서도 가장 어려운 방법이다. 바로, 엄마 아빠 먼저 책을 읽어 아이의 모방 심리를 자극해 아이가 책을 펼치게 하는 방법이다.

그 나이 대 아이들에게 부모는 닮고 싶은 존재이다. 부모의 사소한 말투, 습관, 행동 하나하나를 은연중에 따라 하듯 부모가 책 읽는 모습을 보여주면 그 역시 따라 하게 된다.

본인은 책을 읽지 않으면서 아이에게 책을 읽으라 강요하는 건 어불성설, 아닐까? 볼 거리, 즐길 거리 많은 오늘날 책과의 거리가 점점 멀어지는 건 어쩌면 당연한 흐름일 수 있다.

그렇다고 책과 담을 쌓을 순 없는 노릇. 영상 시대가 도래할수록 책의 중요성은 더 커진다는 점 잊지 말고, 아이에게 책 읽는 습관을 조성해 주자.

 

02_아이가 책 읽기 좋아하지 않는 것 같아 고민이다?

요즘 우리의 일상에서 스토리텔링은 낯선 단어가 아니다. 마케팅이나 비즈니스의 차원을 넘어 유아 독서교육 현장에서도 스토리텔링은 널리 사용되고 있다. 그렇다면 스토리텔링의 정확한 의미는 무엇일까.

우선 단어의 조합에 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Storytelling’을 우리말로 바꾸어 보면 ‘이야기 말하기’ 정도로 번역이 가능하다. 조금만 번역을 부드럽게 해보자면 ‘이야기를 말하는 것’이 된다. 그렇다면 ‘이야기를 말하다’는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

사실 이야기는 말을 함으로써 그 존재 가치가 생겨난다. 표출되지 못한 이야기는 이야기가 아니다. 따라서 스토리텔링에서의 ‘Telling’을 단순한 말하기 행위 정도로 이해해서는 곤란하다. 그 의미는 바로 ‘이야기의 전달력’을 뜻한다. 다시 말해 이야기의 내용과 상황에 부합하는 조건을 제대로 갖춘 전달의 기술이 바로 스토리텔링이다.

흔히 사람들은 자신이 별로 관심이 기울이지 않는 이야기를 향해 ‘나쁜 이야기’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 표현은 잘못된 것이다. 우리가 어떤 기준에 따라 그 이야기에 별 관심을 두지 않을 뿐이지 그것을 ‘나쁘다’라고 말한 근거는 매우 부족하다.

이런 의미에서 ‘나쁜 이야기’라는 표현은 ‘관심 없는 이야기’라고 수정돼야 하며 그 무관심은 재미가 없기 때문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재미는 이야기의 질을 결정하고 존재 유무를 판가름할 매우 중요한 잣대이다. 재미 없는 영화가 며칠 지나지 않아 극장에서 사라져 버리는 것처럼 이야기 역시 재미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

오래 남는 이야기는 결국 재미있는 이야기다. 우리는 주변의 누군가로부터 들은 재미있는 이야기는 오래 기억하고 또 그것을 타인에게 전파한다. 이야기는 그런 식으로 확장되면서 자신의 가치를 오랫동안 보존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이야기가 살아남는 방식이다.

우리 아이들에게도 이야기는 마찬가지이다.

부모가 들려주는 책의 이야기는 재미가 있어야 한다. 물론 이야기 구조 자체가 아이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는 경우도 있지만, 아이들의 흥미를 유발하기 위해서는 책을 읽는 부모의 움직임이 커야 한다.

손을 활용하거나 다양한 얼굴 표정을 짓는 방법 외에도 짧은 이동이 있는 움직임이 좋다. 이때 아이와의 눈 맞춤은 필수이다. 소극적으로 시작된 부모의 책 읽기 활동도 아이의 눈 맞춤을 통해 자신감을 얻게 되고 동작이 자연스럽게 커지며 아이의 흥미도 높아진다.

기회가 되면 비슷한 또래의 아이들과 부모가 모여 함께 책 읽기 활동을 하는 방법도 좋다. 부모마다 다른 동작과 읽기 방식은 아이들에게 여러 경험을 갖게 해 1:1의 스토리텔링 독서보다 다양한 상호작용의 스토리텔링 독서가 된다. 이는 앞에서 말한 책에 대한 아이의 흥미 내지는 재미의 요소도 더 높일 수도 있다.

‘우리 아이는 책 읽기를 좋아하지 않다’라는 고민이 있다면 부모가 책을 다소 재미없게 읽고 있지는 않은지, 독서에 스토리텔링을 잘 활용하고 있는지 점검해보자.

 

03_책 싫어하는 아이, 야단치지 말자! 난독증

7살이었던 아이는 읽는 것도 쓰는 것도 정확하지 않았다. 발음까지도 정확하지 않았다. 무언가를 정확히 읽을 수 없었고, 훗날 남들보다 다섯 배는 더 노력했다고 이야기한다. 이러한 난관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인 배우로 성장했으니, 바로 할리우드 배우 ‘톰 크루즈’의 이야기이다.

‘난독증’은 우리에게 매우 낯선 질환이지만, 사실 톰 크루즈를 비롯해 윈스턴 처칠,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성룡, 앤더슨 쿠퍼(CNN 기자) 등 세계적인 명사들이 한 번쯤 앓았을 만큼 흔한 증세이다.

실제로 미국에선 전체 인구의 3%가 난독증을 앓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난독증을 ‘학습능력’과 연관 지어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극복 가능한 문제임에도 차별로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흔하지만, 자칫 놓치기 쉬운 난독증에 대해 이야기 해보자.

 

1. 난독증이란?

난독증은 말 그대로 ‘듣고 말하는 데 어려움이 없지만 문자를 판독하는 데 이상이 있는 증세’이다. 글자를 배운 사람들은 사실 텍스트를 별다른 어려움 없이 읽지만, 난독증을 앓을 경우 글자를 인식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가령 ‘아빠’를 읽을 경우 ㅇ, ㅏ, ㅃ, ㅏ 라는 시각적 기호를 분리하고 비슷한 글자와 헷갈리지 않고 한국어 소리에 대응하는 과정을 상당히 빠르게 거치지만, 난독증 환자들은 이 과정이 매우 늦어 읽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이는 읽기와 관련된 뇌 영역이 보통 사람들과 다르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세계적인 명사들도 앓았던 질환이며, 미국 전체 통계를 보아도 연봉과 취업률에 큰 차이가 없다고 한다. 그러므로 조기에 발견하고 충분한 치료 과정을 거치면 극복할 수 있다.

 

2. 난독증은 어떻게 발견할까?

난독증은 일찍 발견할수록 치료 가능성도 높아진다. 그러나 ‘글을 배우는 것이 늦을 뿐’이라며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평소 우리 아이가 말이 늦어진다면 난독증 증상을 의심해보는 것이 좋다. 난독증 증상은 시기마다 증상이 조금씩 다르다. 아래 내용을 상세히 살펴보면 진단에 도움이 될 것이다.

 

조기 증상

– 옹알이나 말을 시작하는 것이 늦었다.

– 혀 짧은 애기 소리를 더 오래 한다.

– 또래에 비해 발음이 부정확하다.

– 비슷한 발음의 단어를 잘 구별하지 못한다.

– 동요를 부를 때 운율을 잘 인지하지 못한다.

– 글자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 지시사항이 길어지면 기억을 잘 못한다.

– “응?” “뭐라고?” 자주 되묻는다.

– 조금만 시끄러워도 잘 못 알아듣는다.

– ‘ㄱ’과 ‘ㄴ’, ‘6’과 ‘9’와 같은 것을 헷갈려 한다.

 

학령기 증상

– 한글을 익히는 것이 어렵다.

– 소리 내어 읽을 때 실수가 많다.

– 처음 보는 단어는 소리 내어 읽는 것을 어려워한다.

– 책을 읽고 나서 이해력이 부족하다.

– 책을 읽으면 금방 힘들어한다.

– 읽을 수는 있는데 속도가 또래에 비해 너무 느리다.

– 머리는 좋은 것 같은데 성적이 좋지 않다.

– 구두로 지시한 내용을 잘 못 이해하는 경향이 있다.

– 자신의 목소리를 잘 조절하지 못한다. (너무 크거나 작다)

– 생각을 말로 잘 표현하지 못한다.

 

3. 난독증 반드시 치료 받자

우리나라의 경우 미국의 100분의 1 수준인 0.03%만이 난독증 진단을 받는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이 비율이 난독증을 학습 능력의 문제로 바라보는 경향에서 비롯된 문제라고 한다.

그러나 난독증은 발견이 빠를수록 치료 가능성도 높아지는 법이다. 위의 증상을 발견한다면, 반드시 전문가와 상담을 진행할 것을 권한다.

그렇다면 난독증은 어떻게 치료해야 할까? 현재 이루어지는 일차적인 난독증 치료는 교육심리적 치료이다. 난독증에 대해 음운 인식능력훈련과 체계적인 발음 중심의 교수 (Phonics), 해독 훈련, 철자법 지도, 유창성 훈련이 결합된 치료 교육이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선천적 질환이지만 조기에 발견하면 충분히 치료할 수 있는 난독증. 혹시라도 우리 아이의 읽기 능력이 조금 처지는 것 같다고 여긴다면, 주의 깊게 살펴볼 것을 권한다.

 

04_우리 아이, 책과 친해지는 10가지 방법

많은 아이들이 평소에는 책 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자기 전 시간 외에는 도무지 책을 읽으려 하지 않기도 한다. 우리 아이, 어떻게 하면 독서에 재미를 붙일 수 있을까?

“책 읽기가 좋다”라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엄마들이 고민하는 건, ‘어떻게 하면 우리 아이에게 좋은 책을 많이 읽게 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친척들이 물려준 책, 남들이 좋다는 책, 인터넷에서 많이 검색되는 책 등 보이는 대로 책을 모아 책장을 채우기도 한다. 하지만 아무리 많은 책을 구한다 한들, 아이가 읽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누구나 재미없는 일은 하고 싶지 않다. 야구를 좋아하는 남편에게 야구 중계는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TV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야구는 공으로 하는 스포츠’라는 것 밖에 모르는 사람에게는 그저 시끄러운 소음에 지나지 않는다.

책도 마찬가지다. 일단 재미있어야 읽고 싶은 마음도 생긴다. 어쩌면 그 동안 우리 엄마들이 ‘책은 지루하고 재미없는 것’이라는 이미지를 우리 아이에게 심어주고 있었던 건 아닐까?

나부터 책에 대한 생각을 바꾸어보자. ‘책은 억지로 읽는 것이 아니라, 재미로 읽는 것’이라는 아주 단순한 원칙을 되뇌어보자. 그러려면 일단 아이에게 책에 대한 잔소리를 줄여야 할 것이다. 대신 부모가 먼저 책을 펴 들자.

틈 나는 대로 읽고 있으면 어느새 아이도 다가와 “엄마, 재미 있어?”하고 물을 것이다. 그리고는 슬그머니 책을 꺼내 와 곁에 자리를 잡고 앉게 된다. 아이가 책과 친해지게 하기 위해서는 아이가 책의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꾸준한 실천’이다.

어쩌다 한 번, 잠깐 시도해보고는 ‘우리 애한테는 안 맞아’ 하고 지레 포기하지 말고 하나씩 매일매일 시도해보자. 하루하루가 쌓여서 끝내는 놀라운 변화를 가져오리라, 굳게 믿으면서 말이다.

 

1. 말로 하는 책 읽기

책을 펴기 전에 말로 책 내용을 먼저 이야기해준다. 그 다음 이야기에 대한 책을 보여준다. 그림책은 한 권을 여러 번 반복해서 읽는다.

 

2. 쉬운 책 고르기

엄마들이 또 그림책을 읽어주면서 흔히 하는 실수는 어려운 단어가 나와도 그냥 지나친다는 것이다. 쉬운 단어로 바꾸어주거나, 충분히 설명해 준다.

 

3. TV와 책 분리하기

TV 보는 시간과 책 보는 시간은 분리한다. 아이가 책 때문에 TV를 보지 못한다고 생각되는 잔소리는 피하도록 한다.

 

4. 엄마도 책 읽기

아이에게 엄마가 직접 책 읽는 모습을 지속적으로 보이면 어느새 아이도 책이 재미 있는 거구나라고 느끼게 된다.

 

5. 혹시 난독증 아닐까?

난독증은 학습장애의 일종이다. 글을 읽는데 어려움을 보이는 것으로 일반적으로 글자를 잘못 읽거나 읽는 속도가 느리고 글에 대한 이해력이 부족한 문제를 일컫는다. 만일 아이가 이런 경우에 해당된다 생각이 들면 소아정신과나 난독증 클리닉에서 검사 및 치료를 진행하도록 한다.

 

6. 아이와 함께 책 고르기

아이가 책과 친해진 이후에 분야를 넓혀도 괜찮다. 일단 좋아하는 분야라도 마음껏 읽게 해줄 수 있도록 한다.

 

7. 독서록보다 독서 목록

독서록 대신 북토크처럼 말로 대신하면 어떨까. 독서록 대신 독서 목록을 추천한다.

 

8. 전집보다 단행본

책에 재미를 붙인다며 처음부터 너무 많은 책을 사기보다는 한 두 권으로 시작한다.

 

9. 아이 책은 엄마도 읽자

만 12세까지는 읽고 쓰는 것보다 듣고 말하는 것을 관장하는 두정엽, 측두엽이 더 발달한다. 적어도 아이가 초등학교 다닐 때까지는 책을 읽어주는 게 좋다.

 

10. 책과 관련한 다양한 활동

그림으로 표현하고 그와 관련한 영상을 보자. 나만의 그림책 만들기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책 읽기의 흥미를 높여준다.

 

 

Part 2

 

효율적인 책 읽기 습관 기르기

꾸준한 독서로 배경지식 키우고 공부하는 방법을 익힐 수 있다?

독서는 모든 공부의 바탕이 된다. 책을 읽음으로써 자연스럽고 꾸준한 배경지식을 배우고 문해력까지 키울 수 있게 되니 공부를 잘하게 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책 읽기를 즐길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부모들이 나서서 아이들이 책을 가까이 할 수 있도록 자연스럽게 도와야 한다. 그 방법은 무엇일까?

  

01_책 읽기 좋은 환경은 어떻게 만들까?

대한민국 부모들은 아이가 책 읽는 것을 좋아하게 하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무심한 듯 여기저기 표지가 보이게 책을 던져 놓기도 하고,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다 거실에 전시해 두기도 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거실의 텔레비전을 없애고 그 자리에 책장을 만들기까지, 아이들이 책 읽는 것을 좋아할 수 있다면 부모가 누릴 수 있는 즐거움도 포기한다. 도대체 독서가 무엇이길래 우리 부모들은 아이들을 위해 이 많은 수고로움을 마다하지 않는 걸까?

그건 바로 독서를 즐겨 하는 아이들이 공부를 잘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모든 공부는 읽기에서 시작되니까 말이다. <공부머리 독서법>이라는 책에도 이런 말이 나온다. ‘초등학교 때 성적은 엄마의 정보력과 노력이고, 중학교 때 성적은 학원의 기술력이며, 고등학교 때 성적이 아이들의 진짜 실력이다.’

이 말은 독서로 꾸준히 배경지식과 문해력을 키운 아이들이 자기 주도적 학습을 통해 공부하는 방법을 익히면 고등학교에 가서도 좋은 성적을 유지한다는 의미이다.

 

1. 시작은 부모의 책 읽기로부터

책 읽기 좋아하는 아이로 키우는 첫걸음은 부모의 독서에서 시작된다. 물론 부모가 책 읽기를 즐긴다고 해서 아이들 모두가 책 읽기를 좋아하게 되는 건 아니다. 그러나 적어도 부모의 이런 모습은 책 읽기를 방해하는 환경으로부터 아이들을 지키는데 도움이 된다.

많은 부모가 텔레비전을 없애고 거실을 서재로 만드는 등 책 읽기 좋은 환경을 위해 노력하지만, 그 모든 것을 허탕으로 만드는 요상한 물건이 있다. 바로 스마트폰이다.

사실 책은 심심해야 읽는다. 과거에는 지금처럼 미디어가 발전하지 않아 책에 저절로 관심이 갔다. 하지만 요즘은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유튜브, 게임 덕분에 심심할 겨를이 없다. 그러다 보니 아이가 관심을 가질 만한 책이 있어도 책 속 재미난 내용이 아이에게 도달하기가 쉽지 않다.

상황이 이러하다 보니 아이는 부모에게 책 사달라는 말보다 스마트폰 사달라는 말을 더 많이 한다. 어떤 부모들은 아이가 “엄마, 아빠 누나는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으면서 왜 나만 안 사주냐”며 울고불고 난리를 쳐서 어쩔 수 없이 집에 있던 공기계를 개통해 주는 경우도 있다.

아이 입장에서는 소외감이 드니 당연히 저렇게 이야기할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어린 나이부터 스마트폰을 가지게 되면 스마트폰 중독에 빠질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초등학생 엄마 500명을 대상으로 ‘아이들에게 스마트폰은 언제 사 주는 것이 좋을까?’라는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43.6%가 중학교 입학 이후라고 답했다. ‘실제 스마트폰은 몇 학년 때 사주었나요?’라는 물음의 대답은 충격적이었다.

설문에 응한 초등학생 엄마 500명 중 43.8%가 초등 1학년 때 아이에게 스마트폰을 사주었다고 답한 것이다. 이유야 다양 하겠지만 초등 1학년 때 이미 스마트폰을 가지는 아이가 50%에 가까운 게 현실이다.

부모가 책 읽는 모습을 아이들에게 보여 준다고 해서 아이들이 무작정 독서를 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렇지만 적어도 부모가 스마트폰을 들고 있는 모습보다 책 읽는 모습을 많이 노출할 때 독서에 관한 아이들의 관심을 유발하기에는 더욱더 좋겠다.

스마트폰의 유혹으로부터 아이를 지켜 줄 수도 있다. 아이들이 스마트폰을 사달라고 당당하게 요구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나만 빼고 다 사용하잖아. 왜 나만 따돌려’이니까 말이다.

 

2. 권수보다 반복 읽기가 먼저

아이가 아직 책에 대한 흥미를 느끼기 전이라면 굳이 전집 위주로 책을 구비하기 보다는 아이가 직접 표지를 보고 선택한 책 위주로 독서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부모는 아이가 다양한 책을 읽고 풍부한 어휘력을 습득하길 원하지만 첫술에 배부를 수 없고 또 지나치면 아니함만 못 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처음은 부담 없이 시작하는 것이 좋다.

보던 책만 계속 반복해서 보려는 아이들이 있다. 그럴 때 ‘좀 다양하게 읽었으면 좋겠는데, 왜 자꾸 이 책만 고집할까’라고 고민하는 부모도 있지만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 반복 독서는 아이들의 독서 환경을 조성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환경이라는 것이 외적인 것도 있지만 내적인 것도 존재한다. 내적 독서 환경은 아이들의 뇌 발달과 연관이 있다. 좌뇌는 생존 본능을 가지고 있다. 살아남기 위해 끊임없이 학습하고자 한다.

그러나 좌뇌는 처리 속도가 현저하게 느리며 에너지 소비도 많아서 쉽게 피로해진다. 아마 공부를 얼른 끝마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하지만, 실제 공부 속도는 잘나지 않는 경험을 한번쯤 해봤을 것이다.

반대로 우뇌는 많은 정보를 처리하도록 설계 되었으며 처리 속도가 빠르고 에너지 소비가 적다. 즐거움과 재미를 추구하기도 한다. 재미있는 내용의 책은 공부와 비교했을 때 빠른 속도로 읽을 수 있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재미가 없으면 스트레스를 받고 힘들어한다.

같은 맥락에서 아이들이 책을 읽고 재미를 느꼈을 때 우뇌는 그 책을 반복해 읽고 싶어 한다. 또한, 반복적인 독서에도 힘들어 하지 않는다. 읽을수록 독서에 대한 욕구를 상승시키는 역할도 하며 암기력까지 좋게 만들어 준다. 그러니 아이들이 같은 책을 반복해서 읽고자 해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3. 시간 선물하기

빌 게이츠와 스티브 잡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첫째, 창의적 사고를 하는 사람들이라는 점이다. 각각 윈도우와 아이폰을 창조해 세상을 바꾸어 놓았으니 말이다.

둘째, 평생 독서를 가까이 했다는 점이다. 두 사람의 독서 사랑은 자식들의 훈육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스티브 잡스는 매일 저녁 식탁에 앉아 아이들과 함께 독서한 다음 토론도 했다.

빌 게이츠는 아이들과 열심히 책을 읽었으며, 성장에 방해가 된다고 아이들이 14세가 될 때까지 스마트 기기 사용을 금지했다고 한다. 이렇듯 시대를 선도한 두 사람은 독서에 대한 사랑이 대단했고 독서의 중요성을 모두에게 일깨워주었다.

그런데 우리나라 성인들은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독서량이 급격히 줄어 들고 있다. 아이들도 어른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시간이 없는 이유가 좀 다를 뿐이다.

어른들은 업무를 비롯해 대인 관계 유지 및 취미 활동 등으로 시간이 없다. 그런데 아이들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사교육이 늘어나면서 부모가 학업 시간 확보를 위해 최우선으로 독서를 배제하기 때문에 시간이 없다.

독서 시간을 줄이는 것은 매우 위험한 선택이다. 독서는 스스로 사고하고 성장해 나갈 힘을 길러 주지만, 학원은 가지고 있는 무기를 사용하는 기술을 가르쳐 주는 곳이다.

사용할 수 있는 무기가 제대로 준비되지 않았는데 기술이 얼마나 도움이 될까. 대다수의 선생님과 전문가는 초등 시기에는 독서가 전부라는 말을 많이 한다. 그만큼 학습에 우선 시 되어야 할 것은 학원이 아니라 독서라는 이야기이다.

아이들이 충분히 읽고 사색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주는 것이 독서 환경 조성에 무엇보다 중요 하다는 점을 기억하자.

 

02_많이 읽기보다 즐겁게! 책에 관한 다섯 가지 편견

시원한 바람이 솔솔 부는 가을은 책 읽기 좋은 계절이다. 책 읽기는 아이의 사고력, 감성 발달에 도움 되는 유익한 활동이다.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키우려면 무조건 많이 보여줘야 효과가 있을까? 부모들이 흔히 착각하는 책에 관한 편견을 전문가와 함께 꼼꼼하게 짚어봤다.

 

1. 많이 읽는 아이보다 책 보기 즐기는 아이가 낫다

‘아이에게 얼마나 많은 책을 읽혀야 할까?’, ‘어떤 책을 보여 줘야 할까?’ 부모는 늘 고민한다. 좋은 책과 독서량에 집착하지만 그것보다 책을 제대로 읽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는 책을 통해 지식을 얻고 생각하는 능력을 발전시킨다. 책을 읽는 과정을 통해 즐거움을 느끼고 지적 능력도 발달하며, 호기심을 키우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유아기에는 책의 내용을 잘 이해하기보다 책을 친숙하게 여기는 것으로 충분하다. 이 시기의 아이들은 책을 장난감처럼 여긴다. 아이와 함께 책으로 집을 짓고 징검다리도 만드는 다양한 상호작용은 긍정적인 효과를 줄 뿐 아니라 자연스럽게 올바른 독서 습관도 들일 수 있다.

 

2. 책 읽기의 긍정적 효과

– 사고력의 발달을 돕는다: 글을 읽는다는 것은 ‘이해’를 의미한다. 글을 이해하려면 단순한 인식부터 기억하고 종합하며 분석, 비판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 과정에서 인간의 사고는 확장되고 깊어진다.

책을 통해 아이들은 세상을 바라보고 해석하는 사고력을 키울 수 있고 새로운 것을 생성하는 창의력의 바탕을 키운다.

– 감성 지능을 높인다: 책 속에는 수많은 인물이 등장하고 많은 사건과 상황이 제시된다. 등장인물들은 각기 자신의 심정을 대화와 행동을 통해 토로한다. 아이들은 책을 읽으며 등장인물의 감정에 공감하면서 함께 웃고 함께 울기도 한다.

이러한 공감력, 감정이입 능력은 감성 지능의 밑바탕이 된다. 타인과 공감할 수 있을 때 스스로의 감정을 들여다볼 수 있고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잘 이끌어갈 수 있다.

학습 능력을 키운다 잘 읽는다는 것은 아이의 머릿속에 내용이 학습되었음을 뜻한다. 책을 읽고 정보를 끌어내어 다른 정보 들과 연결 짓고 새롭게 지식을 생성해나가는 것이 ‘학습’이다.

아무리 많은 책을 여러 번 읽어도 기억 속에 남아 있지 않거나 표출되지 않으면 소용없다. 아이의 연령이 높아질수록 독서력과 학습의 상관관계는 비례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 문제 해결력을 기른다: 책 속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생각과 경험이 들어 있다. 주인공이 겪는 문제나 갈등을 통해 해결 방안도 찾을 수 있는데, 이는 아이의 삶에 도움을 준다. 책을 통한 간접경험은 세상에서 일어나는 여러 일들에 관심을 가질 수 있게 도와준다.

– 심리치료 역할을 한다: 미술치료, 음악치료, 놀이치료처럼 독서를 통한 심리치료가 가능하다. 독서요법이라고 불리는 독서치료는 자신을 등장인물과 동일시하고 인물의 심정에 깊이 공감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이야기가 정점에 이르거나 해결 되는 시점에서 강한 카타르시스가 일어남으로써 치유 효과를 얻는 것. 책 읽기를 통해 억눌린 감정을 표출하고 우울한 기분을 떨칠 수 있다.

 

3. 책에 관한 다섯 가지 편견 바로잡기

– 같은 책을 반복해 읽는 것은 좋지 않다?

아이마다 책 읽는 습관과 성향이 다르다. 그림만 보는 아이가 있고 대강 훑고 넘어가거나 한 페이지를 오래 보는 아이도 있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좋아하는 책을 보고 또 본다.

볼 때마다 처음 보는 것처럼 즐거워하고 같은 장면이라도 재미를 느끼는 대목에서는 매번 환한 웃음을 보인다. 최소 몇 년이 지난 후 다시 읽어야 예전과 다른 느낌을 받는 어른과는 달리 아이들은 매번 같은 책을 읽어도 그때마다 새롭게 느낀다.

아이가 같은 책만 수십 번 읽으면 부모는 독서의 폭을 넓혀주려 다른 책을 권하기도 하는데, 굳이 그럴 필요는 없다. 같은 책을 수백 번 반복해 읽어도 문제없다. 이는 ‘숙달(mastery)’을 위한 행동으로 같은 책을 여러 번 읽음으로써 특정 내용이나 분야에 관한 지식을 완벽하게 습득할 수 있다.

공룡이나 자동차 등 특정 물건에 집착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아이는 이 과정을 통해 ‘재미’를 느끼기 때문에 반복적으로 같은 책을 읽거나 특정 물건에 집착하는 것이다. 호기심이 더 커지면 관심 분야의 학습, 지식 등으로 시각을 넓혀갈 수 있다.

또한 아이가 자신과 친해진 책을 좋아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을 계속 만나고 싶어 하는 것과 같은 이유다. 아이들은 책 속의 사람과 동물, 무생물을 살아 있는 인격체로 받아들인다. 특정 캐릭터가 나오는 그림책과 비디오를 보는 아이의 표정을 보면 알아챌 수 있다.

그들을 친구처럼 느끼기 때문에 자주 만나 놀고 싶은 것이다. 같은 책을 계속 읽어달라고 하는 것은 아이가 책과 친해지고 있다는 방증이니 부모는 반가워할 일이다. “정말 재미 있는 책인가 보구나”라며 아이의 마음을 공감해주며 아이가 그 책에 더욱 흥미를 느낄 수 있게 돕는다.

 

4. 책 읽은 후 독후활동은 필수다?

독후활동은 읽은 책의 내용을 더 잘 이해하고, 재미있는 독서 습관이 형성되게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책에서 읽은 내용을 다시 한 번 정리해보며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 할 수 있다.

다양한 독후활동은 책의 재미와 감동을 배가 시키는 역할을 하지만 아이에게 억지로 강요해서는 안 된다. 별다른 독후활동 없이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그 효과는 충분하다. 간혹 부모가 아이에게 읽은 책에 대한 느낌을 질문하고 제대로 대답하지 않으면 채근하기도 하는데 이는 옳지 않다.

질문은 아이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사고 영역을 넓히는 효과가 있지만 읽은 내용을 테스트하거나 답변을 유도하는 행동은 아이의 대답을 회피하게 만든다. 아이가 흥미를 보이는 분야에 대해 개방적인 질문을 하는 게 좋다.

“OO이가 느낀 점은 뭐야?” 보다 “어떤 부분이 가장 재미있었어?”, “OO이가 주인공이라면 어떻게 할 거야?” 하고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눠보자. 아이는 부모와 함께 느끼고 공감하는 과정을 통해 호기심과 생각을 넓힐 수 있고 무한한 상상력과 창의력도 발휘할 수 있다.

 

TIP_반복 읽기의 긍정적인 효과

1_글자 인식에 도움이 된다: 같은 책을 반복해 읽으며 아이는 소리와 문자를 연결하는 방법을 배운다. 책 읽기에 꼭 필요한 기술로 6~7세 아이에게 같은 책을 7회 이상 읽어주면 글자를 인식한다는 연구 보고도 있다.

글자를 막 읽기 시작한 아이에게 무리하게 연습시키면 거부감이 들 수 있으므로 엄마가 책을 자주 읽어주고 독서를 격려하는 것이 좋다.

2 의사소통 능력이 발달한다: 다섯 살 무렵이 되면 아이들은 반복적으로 들은 이야기를 기억해 그림만 보고도 내용을 구연할 수 있고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다. 이러한 암기 능력은 언어 발달에 꼭 필요하다.

맥락이 통하는 이야기를 전부 외워 말하며 스토리에 대한 감각을 키우고 이해력을 높일 수 있다. 이야기를 자신 있게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며 자신감과 표현력도 기를 수 있다.

3 다양한 관점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 처음 책을 읽고 A를 느꼈다면 두세 번 더 읽으면서 전에 몰랐던 B와 C를 발견하기도 한다. 책을 반복해 읽는 과정을 통해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보는 연습을 할 수 있어 독서의 깊이가 깊어진다.

 

– 책은 많이 읽을수록 좋다?

부모는 아이가 책을 많이 읽으면 독서력이 저절로 향상된다고 생각한다. 흔히 이야기하는 다독은 다양한 종류의 책을 많이 읽거나 한 권의 책을 여러 번 읽는 것을 말한다.

다독은 학습보다 습득과 흡수에 목적을 둔다. 나뭇가지와 잎을 보기보다 큰 숲을 보는 것처럼 세부적인 내용 파악보다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하는 것이 목적이다. 그러나 유아에게는 다독이 오히려 독이 되는 경우가 많다.

부모의 관심이 즐거운 책 읽기보다 몇 권이나 읽었는지 양적인 부분에만 쏠리다 보니 내용과 문맥의 의미는 깊이 생각하지 않고 글자를 훑어보는 정도로만 읽는 것.

2006년 <한국문헌정보학회지>에 발표된 ‘창의력과 자기주도적 학습능력에 미치는 독서 방식’ 조사에 따르면 다독이 부정적인 독서 방식으로 나타났다.

깊이 사고하는 ‘질적 독서’를 하는 게 아니라 얼마나 책을 읽었는가 하는 ‘양적 독서’에만 신경 쓰게 돼 역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 한 권을 읽더라도 즐겁게 읽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부모의 역할이 크다. 아이 수준이나 연령에 맞는 책으로 흥미를 돋워주자.

 

TIP_책 좋아하는 아이로 키우는 노하우

1 부모가 책 읽는 모습을 자주 보인다: 본인은 정작 한 달에 한 권도 읽지 않으면서 아이에게는 책 읽으라 채근하는 부모가 있다. 최고의 독서법은 함께 책을 읽는 것이다. 부모가 책 읽는 모습을 보고 자란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아이들에 비해 책을 좋아한다. 그 아이들에게 책 읽기는 공부가 아니라 생활이기 때문이다. 온 가족이 일정한 시간을 정해 독서에 몰입하고 일주일에 한 번씩 책을 주제로 토론하는 시간을 가져도 좋다. 아이는 책 읽기를 일상생활 중 하나로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

2 서점 나들이를 즐긴다 아이의 손을 잡고 서점에 들러보자. 수많은 책 중 아이 마음에 드는 책을 직접 골라보게 한다. 아이들은 자신의 소유라고 여길 때 더욱 애착을 가지며 소유하는 기쁨도 느낄 수 있다. 책을 고르는 재미를 느끼고 책에 대한 친밀감도 높아진다.

3 다양한 시각 자료를 활용한다 독서에 흥미가 없는 아이들은 책이 재미없다고 말한다. 이런 아이들의 경우 책과 연계한 다양한 시각 자료로 흥미를 돋우는 것도 방법이다.

 

비디오 영상 등을 통해 상상력과 이미지를 읽는 능력을 키워준다. <미녀와 야수>, <인어공주>, <라이언 킹>, <센과 치히로의 모험>과 같은 만화영화도 좋고 <엄마 찾아 삼만 리>, <톰소여의 모험>, <허클베리 핀의 모험>, <보물섬>, <빨간머리 앤>, <엉클 톰스 캐빈> 같은 명작동화도 좋다.

함께 영상을 본 후 관련된 책을 보며 내용을 이야기해보자. 책에 나오지 않는 장면이나 영상에 나오지 않는 장면을 확인하는 것도 재미 있다.

 

– 글자 익히기 시작하면 스스로 책 읽는 게 좋다?

아이가 글자를 읽기 시작하면 부모는 감탄하며 읽어주기를 멈추고 스스로 읽게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글자를 읽는 것과 책을 읽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 띄엄띄엄 글자는 읽을 수 있지만 내용을 이해하는 능력은 부족하다.

스스로 책 읽기는 능동적으로 독서를 할 수 있고 책과 소통하는 능력이 있을 때 가능한 일이다. 아이에게는 책 읽어주는 사람이 필요하다. 함께 책을 보며 감동과 호기심, 창의적 상상 등을 나눠야 한다.

또한 부모가 아이에게 책을 읽어준다는 것은 여러 의미를 지닌다. 부모와의 애착을 다지고 소통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책을 읽으며 몰랐던 아이의 생각과 감정, 관심과 흥미, 재능 등을 느낄 수 있다. 여러 장점이 있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초등학교 입학 후에도 꾸준히 책을 읽어줄 것을 권한다.

 

– 책은 집중해서 봐야 한다?

아이들은 집중력이 매우 짧다. 유아의 경우 책을 가만히 들여다보지 않고 찢고 던지는 등 장난감처럼 갖고 놀기도 한다. 사실 유아에게 정독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장난치는 아이에게 책을 억지로 보게 한다면 아이는 책을 싫어하게 될 수 있다. 유아의 경우 훗날 정독을 하기 위한 기초 활동만 해도 충분하다. 만약 아이가 그림책에 흥미를 보이지 않으면 이야기에 살을 붙여 아이의 관심을 끌어보자.

“기린은 무슨 색이지? 우리 동물원에 가서 기린 본 적이 있지?” “기린 모습이 어땠지?”하는 식으로 대화를 나눠도 좋다. “토끼는 깡충깡충 뛰고 소는 음메~ 하면서 운대”처럼 의성어와 의태어를 섞어 이야기하는 것도 방법이다. 한 권을 다 읽는 것을 목표로 삼지 말고 아이가 책을 보고 싶어 하는 몇 분 동안만 읽어준다.

아이가 적극적으로 책 읽기를 원할 때 시간을 점차 늘려가면 된다. 아이들이 그림책 읽기에 가장 집중하는 시간은 잠자리에 들 때다. 잠들기 전에는 심신이 안정될 뿐 아니라 부모와 나란히 누워 있기 때문에 좀 더 책에 집중할 수 있다.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아이가 원하는 책을 읽어주자.

아이가 대화가 통하는 연령이라면 책을 읽으며 대화를 나누는 것도 방법이다. “지금 주인공은 어떤 기분일까? 네가 주인공이라면 어떻게 할 거야? 다음에는 어떤 일이 생길까?”라고 질문을 던지면 아이는 집중해 생각을 하고 스스로 책 속 장면에 들어가 상상력과 창의력을 확장시킬 수 있다.

이런 경험이 반복되면 아이는 혼자 책을 볼 때도 부모와 대화하며 책을 읽을 때처럼 스스로 질문하고 대답하며 독서를 즐기게 된다.

 

03_아이에게 동화책 읽어주기, 이렇게 하면 안 된다!

아이에게 세상은 온통 호기심이 가득한 것들로 넘쳐난다. 이 때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면서 아이의 지적 호기심을 채워주고 교우 관계와 사회성, 협동심, 도덕성 등 사회적 기술을 습득하는 데 도움을 준다.

재미있고 간단한 동화책이라도 아이들은 책으로부터 교훈을 얻고 학습한 대로 행동을 하려 한다. 그리고 아이의 말하기, 글자 습득, 듣기 등 언어적인 훈련이 자연스럽게 되면서 언어 능력도 키워진다.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만들고 싶은 부모라면 어릴 때부터 꾸준히 책을 읽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좋다. 처음에는 재미있는 동화책을 엄마, 아빠가 읽어주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아이에게 동화책 읽어주기, 효과적인 방법과 조심 해야 하는 행동 함께 확인해보자.

 

Good 1. 목소리와 몸짓 활용하기

책을 읽어줄 때 무미건조하게 읽어주는 것보다는 천천히 또박또박 효과를 주면서 몸짓을 더해 읽어주면 아이에게 더욱 전달이 잘 된다. 몸짓이 들어가는 단어나 동물이 나온다면 해당 몸짓이나 동물을 묘사하는 행동을 보여주면서 읽어주면 좋다. 예를 들어 코끼리가 등장한다면 코가 긴 몸짓으로 코끼리를 묘사한다거나 토끼가 등장한다면 깡총깡총 행동으로 묘사하면 좋다.

 

Good 2, 아이의 반응 확인하기

무엇보다 아이가 흥미가 가져야 한다. 책을 읽어줄 때 아이가 어떤 내용이나 어떻게 읽어주면 좋아하는 지 반응을 먼저 살피고 아이가 좋아하는 페이지에서는 아이와 좀 더 이야기하고 행동을 하면서 어떻게 읽어주면 좋은 지 파악해준다.

 

Good 3. 질문하기

단순히 책의 줄거리를 알게 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다. 아이의 사고력과 언어를 발달시키기 위해서는 아이에게 읽어주면서 중간중간 아이에게 질문을 던져보고 아이가 책을 읽는 시간 참여를 유도해준다.

 

Good 4. 아빠가 읽어주면 더 좋다

아빠가 읽어줄 때와 엄마가 읽어줄 때 아이에게 전달되는 것들이 조금씩 다르다. 조금 서툴러도 괜찮다. 아빠의 낮고 풍부한 목소리는 아이의 정서발달과 언어자극에도 도움이 된다.

 

Good 5. 아이의 연령에 제한을 두지 말자

아이에게 책 읽어줄 수 있는 나이가 제한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아이가 글을 몰라도 알아도 부모가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것은 또 다른 장점이 있다. 특히 아직 책을 읽는 데 서툰 아이에게 부모가 책을 읽어주는 것은 독서의 즐거움을 알게 해주는 좋은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Bad 1. 아이가 읽고 싶은 책 대신 부모가 선택한 책 읽기

아이들은 재미있다고 느끼면 여러 번 반복하려 하는 습관이 있다. 책 읽어줄 때도 마찬가지로 아이가 재미있게 느끼는 책이 있다면 계속 그 책을 읽으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부모마음에는 다양한 책을 읽게 하고 싶은 마음에 아이가 읽고 싶은 책이 아닌 다른 책을 읽자고 할 수 있다. 아이들은 같은 책을 읽더라도 매번 새로운 느낌을 받거나 새로운 것을 발견하기도 한답니다. 아이가 좋아하고 원하는 책이라면 마음껏 읽어주고 자유롭게 독서를 즐기도록 해준다.

 

Bad 2. 책은 무조건 첫 장부터 순서대로 읽기

아이들은 호기심이 가득해 책장을 마구 넘기기도 하고 순서가 뒤죽박죽 될 수 있다. 이 대 대부분 부모는 아이의 행동을 제지한 후 책은 첫 장부터 읽어야 한다며 맨 앞장부터 넘긴다. 이런 행동은 아이의 책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을 떨어뜨릴 수 있으니 자유롭게 책을 탐색할 수 있도록 해준다.

 

Bad 3. 책에 있는 글자는 모두 다 읽어야 한다

아이에게 책 읽기는 글자를 읽어주는 것이 아닌 책 속에 담긴 스토리를 들려주는 것에 중점을 맞혀야 한다. 책의 모든 글자를 다 읽어주려고 하지 말고 내용, 스토리, 분위기를 살려 읽어주었을 때 아이는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다.

 

Bad 4. 부모마음대로 책 읽기 중단, 피하기

아이가 읽고 싶은 책이 있는데 내용이 지루해서, 유익하지 않아서 중단할 수 있다. 너무 자극적이거나 폭력적인 내용이 아니라면 아이의 선택에 존중해준다.

 

Bad 5. 나중에 읽어주기

책은 되도록 아이가 원할 때 읽어주는 것이 좋다. 바쁘다고 책 읽어주기를 미루다 보면 아이는 부모가 책 읽어주는 것을 귀찮아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정말 책 읽어주기 힘든 상황이라면 아이에게 차근차근 이유를 설명해준다.

 

04_읽기가 느린 아이들 도와주려면?

읽기가 느린 아이들의 읽기학습은 단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1단계에서는 낱글자와 소리 대응 관계를 익히고, 2단계는 1단계에서 배운 낱글자와 소리 대응 관계를 기억하는 활동을 하고, 3단계에서는 글자의 소리 요소를 구분하는 활동을 주로 해야 한다. 그 다음 4단계에서 반복적으로 읽기를 해 읽기의 유창성을 확립하면 된다.

 

첫째, 주변에서 소리-글자 연결하는 활동을 찾아라.

아이의 주변에는 자주 접하는 글자들이 많다. 과자봉지의 글자나 주변 간판의 글자들은 매우 친숙하다. 그 중에서 배운 글자를 소리 내보도록 하면 좋다.

이는 글자마다 소리가 있다는 것을 알게 하는 과정이며, 자신이 자주 접했던 글자들을 스스로 읽을 수 있다는 성취감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단지나 그림책에서 아는 글자를 찾는 놀이도 좋다.

 

둘째,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시선을 옮기는 연습을 하라.

배움이 느린 아이들에게 책을 읽도록 지시했을 때, 대부분이 순차적으로 시선을 이동시키는 과제를 제대로 해내지 못한다. 꼼꼼하게 한 글자씩 살펴보지 못하고, 줄을 바꾸어 읽어야 할 때도 다음 줄로 이어서 읽지 못하고 건너뛰는 수가 많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시선을 한 글자 한 글자 차례차례 옮기 연습은 시각적 주의력을 높인다. 나아가 글을 이해하기 위해 낱말정보를 정확하게 처리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든다.

 

셋째, 통글자 먼저 읽어라.

읽기가 느린 아이들은 통글자로 지도한 다음, 아이들이 어느 정도 읽게 되면, 자음과 모음의 원리를 가르치면서 정확하게 소리 내는 원리를 설명하는 것이 좋다. 이렇게 배움이 느린 아이들이 통글자로 한글을 어느 정도 배우게 되면 자음과 모음의 조합이나 음운인식도 잘 이루어질 수 있다.

통글자 중심 언어학습만 받은 아이들은 두 글자 낱말을 말해보게 하거나, 혹은 세 글자 낱말을 말해보게 하면 대답을 잘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고, 이중모음이나 받침의 소리를 잘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넷째, 낭독을 하라.

더듬더듬 지나치게 느리게 읽는 아이들의 경우에는 아직 글자와 발음의 연결을 유창하게 하지 못하는 단계이므로 글을 읽고 내용을 이해하는 단계로 넘어가기는 이르다. 좀 더 글자를 익숙하게 읽을 수 있도록 연습을 해야 한다.

책을 소리 내어 읽게 하거나 부모가 함께 소리 내어 읽기를 하고 어떤 내용의 글이었는지를 아이에게 묻지는 말자. 이 단계에서는 소리내어 읽기를 완료했다는 것이 중요하다.

대개 초등학교 3학년이 될 때까지는 소리 내어 읽기를 중심에 두고 교육해야 한다. 아직 능숙하게 읽고 이해하는 능력이 없는 아이들이 책을 눈으로만 읽어서는 이해가 안 된다.

 

다섯째, 천천히 읽는 습관을 들여라.

지나치게 빨리 읽어버리는 아이의 경우에는 비록 글자를 막힘 없이 읽을 수 있어도, 내용을 물어보면 대부분이 제대로 답하기 어려워한다. 이때는 배움이 느린 아이들에게 천천히 읽는 습관이 필요하다.

빠르게 읽는 습관을 들이면 빠뜨리고 읽지 않고 넘어가는 글자가 생기거나 조사나 어미를 바꾸어서 읽을 수 있으므로, 중간마다 쉬어가면서 읽게 하자. 문장의 길이가 길다면 한숨에 읽기보다는 한 박자 쉬고 읽는 습관을 길러주고, 쉴 곳을 연필로 표시하면서 끊도록 하자.

 

여섯째, 반복읽기를 하라.

미국의 교육학자 사무엘l은 적절한 반복읽기가 되려면 아이가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의 낱말 50-200개가 있는 페이지를 3-4회 반복해서 소리 내어 읽어야 한다고 했다.

다만 아이가 읽는 동안 흥미를 잃지 않도록 다양한 읽기환경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처음에는 부모가 함께 읽다가, 혼자 읽고 그리고 나서 감정을 담아서 읽거나, 마지막으로 가족들이나 친구들 앞에서 읽는 등의 다양한 읽기 환경을 구성한다면 아이의 흥미가 쉽게 저하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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