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둔형 외톨이

87세 노모에 의지해 살아가는 53세 히키코모리…

‘히키코모리’라는 단어는 일본어로 ‘사회생활을 극도로 멀리하고 방이나 집 등의 특정공간에서 나가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 또는 그런 현상’을 일컫는 신조어인데 한국어로는 ‘운둔형 외톨이’라는 말로 번역이 되어 사용된다.  이 현상은 일본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한국, 유럽에서까지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한다.

 

01_한국에도 19세-39세 은둔형 외톨이 13만 1610명

히키코모리는 처음에는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젊은이들에게 집중했으나 지금은 장년층에도 이런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고 하는데 일본의 경우 전체 연령의 61만 3000명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히키코모리의 삶을 살아간다고 한다.

봉준호 감독의 ‘흔들리는 도쿄’라는 영화를 보면 한 히키코모리가 부모의 도움을 받으며 10년 이상을 히키코모리로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실제로 부모가 받는 연금에 의존해서 노부모와 살아가는 히키코모리들이 많이 있는데 53세의 야마센 겐지씨는 87세의 노모에 의지해서 살아가는데 생활비는 노모의 부동산 소득과 저축으로 충당한다고 한다.

한국은 어떨까? 2019년도 G’L학교밖청소년연구소에서는 19세-39세 은둔형 외톨이가 13만 1610명이 있다고 추산하고 있다.

그런데 이들은 왜 이런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일본의 히키코모리가 말하는 직접적 계시는 실직, 퇴직, 인간관계 곤란, 질병, 직장생활 적응 어려움 등이다. 다른 말로 하면 사회에서 경험하는 스트레스를 극복하지 못해서 그들이 택한 삶의 방식이 은둔형태의 삶인 것이다.

한국의 조사에 의하면 청년들의 경우 학교에서 집단 따돌림, 고등학교 자퇴, 학교 부적응, 친구와 어울리지 못함, 대인관계 및 학교 부적응 등을 겪는 경우가 절반 이상을 차지 한다고 한다. 이런 대인관계에 어려움이 있던 젊은 이가 사회 적응기에 잘 대처하지 못하면 고립상태로 진입이 될 수 있는 위험성이 있다고 말한다.

 

02_사람들과 단절된 삶 살아가며 인터넷, 스마트폰에 심취

이렇게 살아가는 사람들은 대부분 자아상이 건강하지 못하고 사람들과의 대인관계에서 어려움을 경험함으로 우울증이나 불안감을 높이 경험하는 사람들이다.  이런 사회적인 병리 현상이 더 많아지는 것에는 스마트폰도 한 몫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사람들과 단절된 삶을 살아가면서 스마트폰에 심취해 있는 사람들 중에는 자신이 고립돼 있고 사람들과 단절돼 있지만 스마트폰으로 위안을 삼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많이 있다. 바깥에 나가지 않아도 음식을 주문해서 먹을 수 있고 인터넷 게임도 가능하다. 1990년 이후에 히키코모리가 많아졌기 때문에 인터넷이 이런 사회현상을 유발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말하기도 한다고 한다.

이런 삶을 살아가는 사람의 최후는 불행하고 비참할 확률이 훨씬 더 높은데 그 이유는 사회에 나가지 않고 혼자서 할 수 있는 경제활동이 거의 많지 않기 때문이고 사람은 사람들과 건강한 관계를 맺으며 사회적인 환경에서 살아갈 때 훨씬 더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치료보다 예방이 낫다라고 말하는 것처럼 너무나 오랫동안 고립된 삶을 살아온 사람을 사회 밖으로 끌어내고 치료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최근 이들을 돕고자 하는 단체들이 있고 정부 차원에서도 도우려는 모습이 있지만 그들을 치료하는데 어마어마한 비용이 필요하다고 한다.

이런 차원에서 이런 사회병리적인 현상을 예방하기 위해서 필자는 건강한 가정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인식하고 건강한 가정 세우기를 위해 더욱 힘써야 한다고 주장하고 싶다. 사람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관계의 장은 다른 어떤 곳보다 가정이라는 환경인데 그 가정에서 아이들이 건강한 사회적 관계를 배워나간다고 한다면 훨씬 더 히키코모리의 숫자는 줄어들 것이다.

인간관계의 가장 기본적인 이해의 틀로 사용되는 이론인 애착이론은 어린 시절 아이가 주 양육자와의 관계에서 안정적인 애착관계를 형성하면 평생 인간관계에서 안정적인 관계를 누릴 수 있다고 설명한다.

 

03_삶에서 경험하는 트라우마나 스트레스가 추가적 원인

히키코모리가 직접적인 원인 때문에 고립되는 것보다 이미 불안정한 애착관계의 기반이 있던 사람들이 삶에서 경험하는 트라우마나 스트레스가 외부적으로 있을 때 그것이 추가적 원인이 되어서 은둔형 외톨이의 삶을 살아가게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다른 말로 하면, 어린 시절에 양육자와의 관계에서 안정된 관계패턴을 잘 형성하면 성인이 되었을 때 고립된 삶을 살 확률이 훨씬 더 적어진다고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안정애착을 부모로부터 경험한 사람은 자신은 사랑을 받고 있는 존재이며 세상은 자신을 환영하고 세상은 자신이 도움을 요청하면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고 세상을 바라보는 틀이 형성되기 때문에 사람들과 관계하는 것이 스트레스를 주고 괴로운 것이 아니라 즐겁고 행복한 경험이며 사람들은 나의 삶의 자원이 되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많은 재정과 가장 좋은 교육을 제공하려는 욕심보다 더 크게 부모님들이 가져야 할 욕심은 아이들로 하여금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지를 알게 하며 동시에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살아가는 삶이 얼마나 의미가 있고 보람이 있는 삶인지를 알게 하도록 노력하는 삶이다.

필자가 매주 봉사하는 어린이도서관에서 만난 한 가정이 있는데 유일하게 부부가 정기적으로 아이들을 데리고 한글도서관을 방문하는 가정이다. 이 가정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아이들과 부부가 함께 시간을 보내기 위해 어떻게 노력하고 있는지를 볼 수 있었다. 아이들이 현대 매스미디어의 해악에 빠져 고립된 삶을 살지 않도록 가능한 매주 자연환경에 아이들을 데리고 나가는 활동을 하려 노력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정신건강 교육의 중요성 | 온라인 코리아타운글 / 서미진 (호주기독교대학 교수·호주한인생명의전화 원장)

 

 

 

Previous article미셸 유의 미술칼럼 (36) 빛의 흐름 화면에 녹인 화가 조르주 쇠라
Next article코리아타운 특별기획 : 집콕 세대, 인스피리언스족이 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