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이놈들아!

지난 10월 발발한 팔레스타인 이스라엘 기습공격은 수많은 민간인을 죽음으로 몰아넣었다. 국민들의 삶은 아랑곳없이 정치적 계산만을 앞세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민간인테러는 아비규환의 지옥이었다.

나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증오와, 유대인과 아랍인의 민족적 역사에 대해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들의 종교적 이념도 말하고 싶지 않다. 나는 저 아래 바닥에서 울고 웃고 기대고 사랑하며 살아가는 민초들의 슬픔과 분노를 말하려 한다.

하마스의 공격에 이스라엘의 분노는 무자비했다. 이스라엘의 가차없는 보복공격은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를 폐허로 만들었다. 수많은 민초들은 신을 부르며 죽어갔다. 살아남은 민초들도 모든 삶이 멈췄다. 인터넷도 통신도, 모바일도 메시지도, 전기도 물도, 먹을 것도 전쟁 후 모두 끊겼다.

하마스는 이스라엘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지면서 형제 나라에 도움을 요청했다. 하지만 이슬람형제들은 이스라엘에 엄포만 늘어놓았을 뿐 실제로 행동하지 않고 변죽만 울렸다. 수니파 시아파를 떠나서 자국민 안전이 우선임을 드러낸 거다.

이스라엘 공격을 지시한 하마스 최고지도부 지도자들은 국제적십자사, 이슬람국가들로부터 받는 재정적 지원을 자신들의 안위를 위해서 소모했다. 그들은 이스라엘을 벗어나 레바논, 튀르키예, 카타르, 요르단 등지에서 호화생활을 하고 있다고 한다. 그들은 자가용비행기와 대저택도 소유하고 있다는 거다.

최고위지도자들은 주변 이슬람국가 초호화 호텔에 숨어서 공격을 명령했다. 그들은 전쟁 뒤편에 있었다. 그들은 손끝 하나 다치지 않았다.

민초들은 폭격으로 죽고, 무너진 건물에 깔려서 죽고, 총맞아 죽었다. 전쟁은 민초들에겐 죽음이었다. 나는 민초들의 처참한 죽음과, 피 흘리는 아이들과, 살길을 찾아 거리를 헤매는 모습을 보면서 소리지르고 싶었다.

나는 역사가도 정치평론가도 군사전문가도 아니다. 나는 그저 내가 아끼고 위하는 사람들과 더불어 평화롭게 사는 것을 꿈꾸는 민초일 뿐이다. 나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을 보면서 고국에서 숨쉬며 살아가는 내 사랑하는 형님들 조카들 피붙이들과 소중한 사람들을 생각했다.

나는 전쟁을 체험하지 못했다. 한반도에서 동족상잔의 비극 6.25전쟁이 발발했을 때 나는 세 살이었다. 하지만 성장하면서 각종 매체를 통해 듣고 본 전쟁의 참상은 잔인하고 두렵고 처참했다.

2018년 9월 19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평양정상회담을 통해 9월 평양공동선언을 발표했다. 이와 함께 9월 평양공동선언 부속합의서로 ‘9.19남북군사합의서’를 채택했다. 군사합의서를 발표하면서 남북은 합의서를 철저히 준수하고 성실히 이행할 것을 확약했다.

군사합의서에는 비무장지대 (DMZ)의 비무장화, 서해평화수역조성, 군사당국자회담 정례화 등을 구체적으로 이행하기 위한 후속조치가 명시됐다.

2023년 1월 윤석열 대통령이 9.19남북군사합의서 효력정지를 주장했다. 2022년 10월에 발생한 북한의 해상완충구역 내 방사포 사격에 이어 12월 북한 무인기 남쪽 침범이 있자 “북한이 다시 우리 영토를 침범하는 도발을 일으키면 9.19남북군사합의 효력정지를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그러자 어리바리 통일부장관이 9.19남북군사합의서 파기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어서 많이 얼뜬 국방장관은 “합의내용을 북한은 하루에 몇 번씩 어기는데, 우리는 그것을 지키겠다고 신주단지 모시듯 하고 있다”며 9.19남북군사합의서는 파기되는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마침내 지난 11월 22일 남한정부는 군사합의 일부 효력 정지를 발표했다. 울고 싶은 놈 뺨 때려준 건가. 북한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 실질적인 9.19남북군사합의 파기를 선언했다. 최소한의 평화안전핀마저 날아가버렸다. 민초들은 불안감에 휩싸였다.

호시탐탐 기회만 엿보는 배째라 김정은이 옳다구나 잘됐다며 총 대포로 여기저기서 난장질을 하면 어쩔 건가. 남한도 총 대포 비행기로 대응할 건가. 그렇다면 이스라엘 하마스 전쟁처럼 민초들만 속절없이 죽어갈 텐데. 군사합의 파기하자고 앞뒤 개념 없이 소리친 머저리들은 안가에서 소주 마시며 느긋할 텐데. 대체 뭘 어쩌자는 건가. 한판 붙자는 건가.

높으신 나리가 말했다. “우리는 강하다. 만약 북한이 도발하면 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 즉각 강력하게 대응해 절멸시키겠다.”

누가 그랬다. “전쟁에서 이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전쟁할 필요가 없는 평화상태를 만드는 것이다. 한반도에서 전쟁은 파국이고 공멸이다. 전쟁의 위험을 없애고 평화통일을 이루는 것은 한반도에 터잡고 사는 모두의 포기할 수 없는 숙명이다.”

한반도에서 동족상잔의 전쟁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 이에 반하는 자는 민족의 적이다.

 

 

왜들 이러시나 | 온라인 코리아타운글 / 최원규 (칼럼니스트·뉴질랜드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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