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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안 되는 줄 알면서 왜 그랬을까… #6502022-07-23 18:19

안 되는 줄 알면서 왜 그랬을까

 

네 딸이 깨어나면 내가 죽으니까…” 대통령 선거 당일 백홍석 (손현주 분)과 맞닥뜨린 강동윤 (김상중 분)은 자신이 백홍석의 딸을 죽음에 이르도록 사주한 사실에 대해 모두 이야기합니다.

 

그는 아내 서지수 (김성령 )에게 전화를 걸어 백홍석에게 20억원을 입금 시켜주도록 했고 백홍석은 모든 것을 묻어버리고 한국을 떠나겠다며 자리를 뜹니다. 하지만 이 모든 상황은 몰래카메라에 고스란히 찍혔고 이 동영상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대통령 당선이 확실시 되던 강동윤은 일대 위기를 맞게 됩니다.

 

지난 화요일(10) 밤 방송된 한국 SBS TV 월화미니시리즈 ‘추적자’ 14회의 내용입니다.

 

동영상을 본 국민들은 충격과 분노에 휩싸이지만 그의 캠프에서는 강동윤 후보를 음해하기 위해 조작된 동영상이라며 즉각 ‘물타기’를 하고 나섭니다. 아직 드라마가 완전히 끝난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과연 부도덕의 결정체인 강동윤이 대통령에 당선 될지 안 될지는 모릅니다.

 

그런데 이 드라마를 보면서 2007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터져 나왔던 ‘BBK동영상’ 생각이 난 건 비단 저뿐만이 아니었을 겁니다. 이 동영상에는 당시 이명박 한나라당 (현재의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가 2000 1017일 광운대학교 최고경영자과정 특강에서 문제의 BBK에 대해 직접 언급하는 모습이 담겨 있어 큰 논란이 됐습니다.

 

전 요즘, 제가 다시 한국에 돌아와서 인터넷금융회사를 창립했습니다. 금년 1월에 BBK라는 투자자문회사를 설립하고…”라는 내용이 담긴 BBK동영상온라인상에 나돌았지만, 그리고 지금도 포털에 그 동영상이 존재하고 있지만, 이 동영상은 허구와 거짓으로 정리됐고 이명박 후보는 대통령에 당선됐습니다. 드라마 추적자에서 동영상이 유포되면서 국민들이 강동윤을 응징하기 위해 투표에 나서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었습니다.

 

그런데 참으로 공교롭게도 이 드라마가 방송되고 채 몇 시간이 안 돼 이상득 전 새누리당 국회의원이 구속, 수감됐습니다. 물론, 이전에도 전경환씨나 노건평씨 등 전직 대통령의 친동생이나 친형이 구속된 적은 있었지만 현직 대통령의 임기 중 친형이 구속되기는 대한민국 헌정 사상 처음이라고 합니다.

 

이명박 정부에서 상왕 (上王)이라 불리고 모든 일이 뜻대로 잘 된다는 의미를 지닌 만사형통 (萬事亨通)이라는 사자성어가 만사형통 (萬事兄通)’ 모든 일은 형을 통해야 한다는 신조어로 탈바꿈할 정도로 무소불위의 권력을 지녔던 형이 동생의 정권 말기에 몰락하고 만 것입니다.

 

안 되는 줄 알면서 왜 그랬을까? 안 되는 줄 알면서 왜 그랬을까? 이제는 후회해도 어쩔 수 없어요라는 가사를 가진 70년대 히트곡이 떠오릅니다. 정권이 바뀌면 온갖 비리에 연루된 대통령 친인척들의 구속이 예외 없이 계속됐는데 왜 사람들은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걸까요?

 

한국에서는 금년 12 19일에 또 다른 대통령 선거가 실시됩니다. 저마다 국민들을 위해, 조국과 국민들의 부름을 받아, 자신이 가장 훌륭한 대통령 후보라고 나서고 있습니다. 그들도 예외 없이 재래시장을 찾아 국밥이나 떡볶이를 먹을 것이고 상인들의 손을 붙들 것입니다.

 

하지만 불편한 진실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왜 검찰은 대통령 친인척들의 비리를 몇 년 동안 가만히 있다가 꼭 그렇게 정권 말기에만 집어내는 걸까요?

 

이번에 선출될 새 대통령은 제발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를, ‘행복한 국민, 정의로운 검찰을 표방하는 검찰은 국민의 행복을 위해 항상 정의롭기를, 그리고 아무리 드라마라고는 하지만 강동윤 같은 인간 말종이 대통령에 당선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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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선

<코리아 타운> 대표. 1956년 생. 한국 <여원> <신부> <직장인> 기자 및 편집부장, <미주 조선일보> 편집국장. 2005년 10월 1 <코리아 타운> 인수, 현재 발행인 겸 편집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