뙤창

고향을 데려와 곁에 두고

눈으로 아끼다

닥종이를 문살에 얹어

시드니 웬트워스빌

흔들리는 달빛을 우려냅니다

 

창호지 문을 따라온 겨울

문풍지에 달아두니

콩댐이 장판 쩔쩔 끓는 아랫목

넘나드는 격자문 되어

눈발 흩날리는

이민의 한 세월 같이 건너갑니다

 

시드니 문풍지 흔들리는 날

파라마타 단풍버짐나무에

걸어놓은 뙤창을 열면

앞마당 감나무

올려다보는 어머니가 보입니다

 

 

공순복 (캥거루문학회 회원·시인·시집: 배내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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