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턴

너는 웃음 짓는 여인의

가지런한 치아같이

매끄러운 광택에 덮여

하얗게 빛을 발한다

 

눈빛 한줌

한숨 한 자락

가녀리고 창백한 손끝에

유혹하듯 피어나는

찰나의 숨결

 

건반 위로 흩어지는

낮은 음계의

쓸쓸한 울림

마디마디

힘겹게 끊어낸 슬픔

스타카토

 

손끝에 묻어나는 조각난 그리움

바람에 실려 사방으로 퍼진다

온몸 가득 메우는 그리움으로

허우적거리면

공간이 녹아 내리고

심장이 멎는다

 

찢어진 마음을 기워주는 마법의 순간

속삭이듯 사라져간다

흐르는 시간 속에

세상은 소리를 잃고

벽면 한 곳에 그림자 되어

고요히 정박해 있다

 

 

글 / 미셸 유 (글벗세움문학회 회원·서양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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