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과 재산분할

부모가 자식에게… 증여 아닌 대출 형태로 지원해주는 게 바람직해

성인 자녀가 결혼 후에도 부모로부터 경제적 지원을 받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요즘 훌쩍 뛴 부동산 가격 때문에 부모의 도움 없는 젊은이들의 내 집 마련이 점점 어려워지는 것이 현실이다. 결혼한 자녀에게 지원해줄 경우 부모의 입장에서는 내가 평생을 저축해 모은 거액의 재산을 결혼한 내 아들 혹은 딸에게 주었더니 결혼한지 몇 년도 안돼 이혼한다고 하고 그 재산의 상당 부분을 전 며느리/사위가 가져간다니, 이에 대비해 미리 보호해둘 걸이라며 후회할 수 있다.

 

결혼한 자녀에게 부모가 준 돈, 법원의 판단은?

한쪽 부모가 결혼한 자녀에게 준 돈, 호주 가정법원은 그 돈을 어떻게 취급할까? 주로 증여 (gift) 혹은 대출 (loan) 중 한가지로 취급하는데 법원이 결정한 형태에 따라 부부의 공동재산에 포함이 될지, 그리고 포함이 될 경우 어느 쪽에서 기여한 재산인지 누가 얼마나 더 많이 가져갈 것인지 등에 대한 판단이 달라진다.

 

01_증여 (Gift)

부모가 자녀에게 준 돈은 상반되는 증거가 없는 한 일단 증여 (gift)로 본다. 부모가 결혼한 자녀에게 재산을 증여할 때 (배우자를 제외한) 자신의 자녀에게만 증여했다고 판단되면 그 자녀가 부부 재산에 기여한 것으로 간주한다. 다시 말해서 증여된 재산은 부부 공동재산에 포함되고 그 자녀의 기여도가 증여된 재산만큼 올라간다.

그러나 객관적으로 상황을 판단했을 때 자신의 자녀만이 아닌 부부에게 증여했다고 판단될 경우 이는 부부가 똑같이 기여한 공동재산으로 간주된다.

예를 들면, 남편 측 부모가 현찰로 신혼집을 부부 공동명의로 마련해주었을 경우 부부에게 공동으로 증여한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재산분할 시 아내는 자신도 신혼집에 똑같이 기여했고 공평하게 분할해야 한다고 주장할 수 있다.

 

02_대출 (Loan)

자녀에게 돈을 빌려줄 때의 정황과 물적 증거를 바탕으로 대출여부를 판단한다. 전체금액을 상환해야 하는 날짜, 원금에 대한 이자 등등 물적 증거가 확실한 경우 대출로 간주한다.

예를 들면, 차용증 혹은 대출계약서 유무와 이혼 전부터 자녀가 할부로 갚아왔을 경우 법원이 이를 대출로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 그럴 경우 법원은 부모에게 대출금을 상환하라는 명령을 내리거나 대출금액을 공동재산에서 제외한다.  그러나 대출이라는 문서도 없고 자녀가 조금이라도 상환한 기록이 없을 경우 대출이 아닌 증여로 판단될 가능성이 높다.

 

03_결론

결혼한 자녀가 나중에 혹시라도 이혼할 경우를 대비하여 증여가 아닌 대출의 형태로 경제적 지원을 해주는 것을 권장한다. 그럴 경우, 대출이라는 증거를 확실히 해두어야 하는데 무담보 대출일 경우 계약서로 합법화 하고 자녀에게 계약조건을 이행 (할부로 조금씩 갚아나가는 등) 하도록 해야 한다.

경제적 지원이 부동산 구매에 쓰인다면 부모의 저당권을 등기소 (Land Titles Office)에 등록해두는 것이 현명하다. 그러나 각자의 상황, 재산의 형태에 따라 증여/대출 방식 그리고 재산 보호 방법이 달라지기 때문에 이혼소송 외에도 상법, 상속법에 능통한 변호사에게 자문하기를 권장한다.

 

글 / 남윤영·백진우 (Etheringtons Solicitors 소송전문변호사·가정법변호사 / 02 9963 9800 / estelle@etheringtons.com.au / chris@etheringtons.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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