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의 거리

비 오는 날 거리를 나선다

차가운 빗방울이

온몸을 타고 내려온다

 

빗물에 흠뻑 젖은 빵을 쪼는 갈매기

허기를 채울수록 몸은 차갑게 젖어 들고

아스팔트 위엔 납작하니 달라붙은

형제의 마지막 조각

 

멀지 않은 곳에 바다가 있어도

도시의 갈매기는 길 위가 삶의 터전

쓰레기 봉지를 쪼는 부리는

펄떡이는 물고기의 심장 소리 잊었나

 

바람결에 실려오는 바다 내음에

울컥 쏟아지는 그리움

젖은 날개 도움짓으로 힘차게 날아 올라도

발목을 부여 잡는 현실의 그림자

 

오늘도 내일도 떠나지 못하는

이방 나그네의 허한 날개짓

 

글 / Moon Kim (동그라미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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