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둘 싼 포대기 속
번개가 튄다
문이 열리자
쏟아지는 시궁창 냄새
목구멍 깊이 송곳니 날서는
저 문밖
어디를 지나왔는지
세상을 물어뜯다 자신을 물어뜯은
검은 목구멍에 솟구치는 송곳니
“안락사 시켜야 돼요”
오물로 던져 놓은 숨 쉬는 고깃덩이
하루치의 숨을 폐수처럼 흘려내며
동전 한 닢의
손길 머무는 곳에 힘줄이 서고
거짓 눈물에 별이 되는 눈동자
팽개친 분신의 찌끼
간신히 숨길을 열고
비틀 배틀
쓰러지는 길을 모두며
두 눈 부라리는 꽃순이의 꽁무니에
코 박은 럭키
봄은 철없이 간다
이남희 (문학동인 캥거루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