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부터 칭찬, 관심, 신체적 접촉, 질적인 시간 나눌 수 있는 환경을
유달리 순한 아이가 있었습니다. 잘 보채지도 않고 그냥 혼자서 잘 노는 아이라 엄마는 그 아이가 잘 자라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천성적으로 순하게 태어나 크면서도 엄마를 보채지 않는 그 아이는 착하고 좋은 아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 아이가 자라면서 유치원에 다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다른 곳에서 발생했습니다.
01_안정적 애착 형성에는 어릴 때 부모님 관심과 사랑 중요
밤중에 잠만 자면 수시로 깨어나 이 방 저 방을 옮겨 다니는 증세가 나타났습니다. 그 아이는 순한 아이였지만 충분한 관심과 사랑을 받지 못했기에 부모님과 안정된 애착을 형성하지 못하고 불안감을 수면장애로 표현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순한 아이도 부모님의 무관심으로 인해 방치된다면 정서적인 어려움을 겪을 수 있게 됩니다.
밀른 (A. A. Milne)은 피그렛 (piglet)과 푸 (Winnie the Pooh)의 대화를 통해 애착을 설명합니다. 피그렛이 뒤에서 푸 쪽으로 다가가서 속삭입니다. “푸!” “응, 피그렛?” “아무것도 아냐” 푸의 발을 잡으며 피그렛이 말했습니다. “그냥 너의 존재를 확인하고 싶었어” (The house at Pooh Corner, 1928)
이 내용은 만화에 등장하는 대화이지만 일반적으로 친밀한 관계를 통해서 안정감을 찾고자 하는 심리를 잘 반영해줍니다. 아이들은 부모님과 친밀하고 안정된 애착을 형성하지 못하면 부모님이 조금만 떨어져 있어도 불안해 하고 울어 버립니다.
반대로 어떤 아이는 오랜 방치로 인해 부모님이 있거나 없거나 관심을 많이 보여주지 않고 그 부모님에게 가까이 가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한 아이가 건강하게 잘 자라나고 안정적인 애착을 형성해서 심리적으로 건강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어릴 때 부모님의 관심과 사랑이 무척이나 중요합니다.
02_결혼 후 남편에게서 할머니와 가졌던 애착 관계 원한다면…
어른들 중에 이런 말씀을 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아이들, 우리가 키우나요? 저절로 자라는 것이지! 우리 때는 우리가 다 알아서 자랐어요!” 옛날만 해도 부모님들이 온 종일 일을 해서 아이들을 잘 돌봐 줄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그때는 대 가족이었고 식구들이 많이 있어 아이들의 정서적인 빈틈을 다른 가족들이 채워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현대사회는 핵가족 중심이어서 자신의 현재 가족 외에 자신의 가족에게 영향력을 주고 부모님의 역할을 대신 해줄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그러므로 아이에게는 부모님의 적절한 사랑과 돌봄, 훈육이 꼭 필요합니다. 부모님의 적절한 사랑, 돌봄 그리고 훈육이 있을 때는 까다롭게 태어난 아이라 할지라도 건강하고 밝게 그리고 자신이 가진 장점을 훌륭하게 개발해서 살아가게 됩니다. 그것에 예로, 자폐아동을 수영선수로 키워 금메달을 따게 한 훌륭한 어머니도 있습니다.
놀이치료 전문가인 선우현 교수님은 말합니다. “아이들의 인격이 여섯 살에 거의 고정이 되기 때문에 후천적 자폐 아동일 경우에도 그 이후에는 완전한 치유가 쉽지 않습니다.”
어떤 분은 아주 어릴 때 어머니와 아버지가 이혼을 하는 경험을 했습니다. 그리고 나서는 얼마 후 어머니가 다른 분께 시집을 가버리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할머니와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되고 그 분은 자연스럽게 할머니와 강한 애착관계를 가지게 되었는데 결혼을 하자 남편과 그 애착 관계를 가지기를 원합니다.
03_한 번이라도 더 안아주고 대화 나누는 엄마, 아빠 돼야
그런데 남편은 할머니처럼 자신을 수용해주지 않습니다. 남편이 조금만 자신을 받아주지 않는 듯 느껴지면 남편에게 불같이 화를 내고 공격한다고 합니다. 어릴 때 형성된 불안정한 애착이 현재의 관계에서 불안감으로 느껴지고 그 불안감이 크면 가까운 사람을 공격하고 화를 내는 것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어릴 때 불안정한 애착을 강하게 형성한 사람은 평생 대인관계에서 애착으로 인한 고통을 겪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렇게 되지 않도록 부모님들은 자녀가 어릴 때부터 칭찬과 관심 그리고 신체적 접촉과 함께 질적인 시간을 나눌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필요합니다.
어떤 분은 “이미 아이들이 6세가 다 지나 버렸는데요. 어떻게 할까요?” 라고 합니다. 그런 분들에게도 희망은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삶의 회복의 기회들을 계속해서 인간들에게 허락하십니다. 가장 늦었다고 할 때가 가장 빠른 때일 수 있어서 지금이라도 아이들과 안정된 애착 관계를 위해서 노력한다면 변화는 언제든지 가능합니다.
행복한 가정을 꿈꾸시는 분이라면 가능한 조금이라도 아이들이 어릴 때 좋은 유대 관계를 맺기 위해 노력하시고 기회를 놓쳤다고 하시는 분은 지금이라도 회복을 위해 도움의 손길을 구하시길 바랍니다. 한 번이라도 더 안아주고 한 번이라도 더 대화를 나누는 좋은 엄마와 아빠 되시길 축원합니다.
글 / 김 훈 (목사·호주한인생명의전화 원장·상담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