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하다

발은 묶여 있고

날아가는 마음에

나뭇가지에 끼인 해

지글거리고

허리 꺾인 풀

흐느적대는

깜깜한 낮

타는 고통이다

 

풍선 같은 딸의 걸음을 받치며

괜찮아, 괜찮아 아는 병이야

실실 새던 웃음

블랙타운 병원 산실

칠흑 속에 잠기고

소식 없는 아침이다

 

어둠에 갇힌 하늘

우르릉 쾅쾅

천둥아 울어라

번개야 때려라

울부짖는 어미

한 줄의 빗금이 된 딸

 

나는 마음 찢기고

너는 몸이 찢기고야

심장까지

밀물지며 달려온

햇살

아가!

둥실 떠오른

 

 

이남희 (캥거루시동인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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