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머무르기, 사회적 거리 두기, 손 자주 씻기, 독감 예방접종 지켜야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240만 명을 넘어서고 16만 7000여명이 사망하고도 여전히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호주는 간신히 증가율 곡선을 평탄화시키고 첫 물결을 넘고 있는 중이다. 지난 일주일 동안 호주 전체의 신규확진자 수는 대부분 50명 미만이었다. 하지만 지역사회 감염은 계속되고 있으며 폐쇄조치 완화 이후의 싱가포르처럼 제2의 물결 (second wave)이 올지 모른다는 두려움도 있다.

 

01_여전히 풀리지 않은 의문들

인류는 이 새로운 바이러스가 출현한지 넉 달이 채 되지 않아 많은 것을 배웠지만 여전히 확실하게는 모르고 있고 풀리지 않은 의문들이 남아 있다.

마스크를 쓰는 것이 감염을 예방하는가? 호주에서 마스크를 써야 하는가? 완치된 후에 재감염이 가능한가?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가 생긴 게 확인되면 다시 감염되는 것을 막을 수 있는가? 코로나19에 대한 백신 개발은 얼마나 더 걸리나?

3월 초, 호주에서 하루 450건에 이르는 확진 건수가 계속 나오고 정보의 과부하, 가짜뉴스, 한국과 비교해 느린 호주정부의 대응으로 한인동포들이 혼란스럽고 좌절해 있는 상황을 맞아 호주한인의사회 (Korean Australian Medical Society) 회원 7명이 만났다.

3월 18일 화상회의로, 한인사회에 명확하고 신뢰할 만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목적으로 코로나바이러스의료인자문위원회 (Korean Australian Medical Advisory Committee)를 발족시켰다. 이 위원회는 호흡기 전문의 2명, 일반의 2명, 기타 전문의 3명, 공공 연락관 1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위원회는 매주 온라인으로 회의를 열고 정기적으로 주요 전달사항과 권고사항을 생산한다. 지금까지의 주요 전달사항 중에는 특히 60세 이상이나 기저 질환이 있는 사람들이 집에 머무는 것의 중요성, 손세정과 물리적 거리 두기,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의 함정과 독감 예방접종의 중요성 등이 있었다.

 

02_주목할 만한 호주와 한국의 차이점은 마스크 착용

특히 올해의 독감 예방접종 권고는 예년보다 훨씬 이른 시기에 코로나19 때문에 시작되고 있다. 코로나19와 독감에 같이 걸리면 훨씬 나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고 독감환자의 수를 줄이면 보건 시스템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독감 예방접종은 생후 6개월 이상의 모든 연령대의 사람들이 받기를 권한다. 몇 가지 특별 고려사항이 있는데 65세 이상의 사람들은 정부가 무료로 제공하는 더 강한 효과의 접종을 받기를 권해 드린다.

정부는 또한 6 세 미만의 어린이, 임산부,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무료 백신을 제공한다. 일반 병원과 약국에서는 기록적으로 짧은 시간 내에 1차분 접종약을 다 소진했고 2차분 공급을 기다리고 있다. 폐렴구균 예방접종  (Pneumococcal vaccines) 또한 65세 이상이나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이 받으면 좋다.

한국과 호주 정부는 지금까지 비슷하게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을 통제하는데 성공했지만 일부 주목할 만한 차이점이 있다. 그 중 한 가지는 검사기준이다. 한국에서는 더 광범위한 테스트가 행해졌기 때문에 호주 한인사회 내에서는 어디까지가 검사 대상인가에 대한 혼란이 적지 않게 있었다.

호주의 검사기준은 더 엄격하고 좁다. 최근 해외여행을 다녀왔거나 감염자와 접촉했거나 최근 추가적으로 감염이 발생한 지역에 산다든지 하는 위험요소가 있는 사람과 증상이 있는 사람이 대상이다.

또 다른 주목할 만한 호주와 한국의 차이점은 마스크 착용이다. 호주 보건당국은 아프거나 아픈 사람을 돌보지 않는 일반인의 마스크 착용을 아직도 권장하지 않고 있다.

 

03_15분 안에 결과 나오는 핀 찌르기 현장검사

마스크 착용의 장점에 대해 일반인들의 인식이 서서히 바뀌고 있지만 여전히 논쟁거리가 되고 있다. 호주에서는 광범위한 마스크 착용 없이도 손위생과 기침예절, 물리적 거리 두기 등의 조치가 의심할 여지없이 효과가 있었다.

필자는 마스크 착용의 장점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고 인식이 변화되고 마스크 공급이 나아짐에 따라 후에 마스크 착용이 일반화될 것으로 본다.

한 가지 남은 불확실성은 호주의 상황에서 15분 안에 결과가 나오는 신속한 핀 찌르기 현장검사 (Point of Care) 같은 항체 검사키트의 역할이다. 이런 검사키트를 사용하는 대량 검진이 미국의 특정지역에서 계획 중인데 이는 지역사회 내 얼마나 확산되었는지 평가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이 키트는 감염초기에는 거짓으로 음성이 나올 확률이 많아 감염사례가 누락될 수 있고 양성이라고 해서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이 생겼다고 판단할 수 없다는 점 등이 단점으로 지적된다.

나중에는 호주에서 이 키트를 사용하게 될 가능성이 높지만 현재는 급성 코로나19 감염진단에 사용할 수 없으며 일부 주에서는 사용할 경우 벌금이 부과된다.

비강에 면봉을 삽입하여 샘플을 채취하는 PCR 테스트가 지금 호주에서 유일하게 권장되는 테스트이다. PCR테스트는 지정된 공공병원의 열 클리닉 또는 사설 병리연구소에서 받을 수 있으며 일부는 드라이브 스루를 도입했고 집에서 자가 샘플 채취로도 가능하다.

 

04_재정적 스트레스와 사회적 고립으로 정신건강 문제 증가

비록 현재의 코로나19 대 유행병으로 호주를 포함한 전 세계의 경제와 민생이 큰 혼란을 겪고 있지만 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람들을 돕는 많은 사람들 사이에 최고의 인간성을 목격하는 것은 가슴 따뜻한 일이다.

그러한 사례 중 하나는 하룻밤 사이에 실업자가 되어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임시비자 소유자들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한인커뮤니티 단체와 사업주들의 움직임이었다. 어떤 사업체들은 마스크 부족 위기 때에 의료계에 마스크를 기증하기도 했다.

항상 바빴던 많은 엄마 아빠들이 자녀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기회를 가지고는 있지만 재정적인 스트레스와 사회적 고립 때문에 정신건강 문제가 증가하고 일반 진료의 상당 부분이 상담시간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러한 시기에 일반의사 (GP)는 이용 가능한 지원 및 상담 서비스 등 관련 정보를 가지고 있는 훌륭한 소스이다. 또한 웹사이트 www.askizzy.org.au를 방문하면 상담, 법률, 금융 및 보건 서비스, 지역별 지원 등의 정보가 있는 광범위한 지역 사회 서비스 목록을 무료로 볼 수 있다.

우리는 호주의 코로나19 위기 첫 물결의 끝자락에 있지만 끝자락은 쉽게 끝나지는 않을 것 같다. 필수 외출 외에는 집에 머무르기, 사회적 거리 두기, 손 자주 씻기 등의 예방조치를 지속하는 것이 여전히 중요하다. 독감 예방접종은 65세 이상에 대한 특별 접종을 포함하여 생후 6개월 이상 된 모든 연령대의 사람이 받을 것을 강력히 권고한다.

코로나19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www.SBS.com.au/language/Koreanwww.nsw.gov.au/covid-19를 참조하면 된다. 코로나바이러스의료자문위원회의 업데이트와 조언은 www.covid19kams.org.au에서 확인할 수 있다.

 

글 / 권창모 (호주한인의사회 회장·코로나바이러스의료자문위원회 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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