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나 할머니의 비밀

나 죽은 후
아들은 몇 번이고 벽에 머리를 쳐 박을 거야

뜨거운 햇살이 창을 뚫는 아침
할머니 가슴에 고드름이 솟는다
가슴에 묻은 큰딸의 비단 같은 미소가 시린다

꿰맸던 미골엔 지네가 기지개 켜고
방 안 공기 모두 빨아들인 입술로
여든 일곱을 힘없이 뱉어낸다

남편 유언장 내가 고쳤어
딸들도 자식이잖아

열 일곱 살 큰딸은 내 품 떠나 아이 셋 낳아 기르고
예순 일곱 살 되는 날
에미 두고 세상 등졌어

바뀌었어 순서가

곶감 같은 얼굴 위로
붉은 구슬 흐르는 소리에
천정이 들척인다

 

 

글 / 김용덕 (동그라미문학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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