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

살아 숨쉬듯 흔들리는 나무 가지 사이로

수채화처럼 아스라이 번지는 노을이 되어

네게 드리우고 싶다

 

어둠 속에 수놓아진

고요한 새벽녘의 별빛이 되어

너의 가슴 속에 반짝이고 싶다

 

작은 흔들림만으로도

멈춰진 시간을 깨우는 바람이 되어

네게 달려가고 싶다

 

표현되지 못한 마음 한 자락에

손에 잡힌 작은 새처럼

포르르 웃는다

 

긴 속 눈썹 아래 너의 맑은 눈이

웃음을 물고 나를 찾는다

너의 천진한 눈은

아무것도 몰라서 잔인하다.

 

덧새겨진 상처가 시큰히 아려오고

아릿한 통증이 가슴을 헤집는다

눌러 담은 감정들이

수채화처럼 번진다

 

갈라진 입술로 서러운 상처를 핥으면

그리움이 사무쳐 가슴을 파고든다

놓지 못한 마음이 미적거려

내 발목을 붙든다

 

글 / 미셸 유 (글벗세움 회원·서양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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