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증유발자들?!

어? 녹색신호가 들어오는 순간, 바로 앞차가 갑자기 우회전 깜빡이를 켭니다. 그야말로 황당한 상황이 아닐 수 없습니다. 교통량이 많은 시간, 편도 2차선밖에 안 되는 도로에서 1차선의 그 싸가지 없는 차 때문에 제 차를 비롯한 뒤의 차들은 옴짝달싹 못하고 그 자리에 서있게 됩니다.

맞은 편에서 직진해오는 차들이 계속 이어지는 가운데 신호가 노란색으로 바뀌자 문제의 얌체차량은 잽싸게 우회전을 해서 달아나버립니다. 그 뒤로 쭉 서있던 나머지 차들은… 애초부터 그 개념 없는 차가 우회전 깜빡이를 넣고 있었더라면 그 뒤에 자리해서 그 꼴을 당하는 일은 없었을 겁니다.

우회전 혹은 좌회전 신호는 서로를 위한 약속인데 그걸 안 지키는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라운드 어바웃에서도 최소 7-8미터 전쯤에서는 방향지시등을 켜주면 좋으련만 라운드 어바웃에 들어서면서 우회전 깜빡이를 켜는 바람에 깜짝깜짝 놀라게 됩니다. 그나마도 아예 방향지시등을 안 켜는 사람들에 비해서는 양반(?)이지만 당혹스럽고 위험한 상황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요새는 어디를 가나 휴대폰을 달고 사는 게 일반적이긴 하지만 사용해서는 안 될 상황에서 휴대폰을 쓰는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엄청난 벌점과 벌금을 부과하는데도 여전히 운전을 하면서 문자메시지를 주고 받거나 SNS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건 정말 놀랍고도 무서운 일입니다.

휴대폰 삼매경에 빠져 지내는 사람들은 GYM에서도 예외는 아닙니다. 러닝머신이나 싸이클을 비롯한 대부분의 유산소 운동기구는 같은 종류가 여러 대 있지만 근력운동을 위한 기구들은 대부분 한 대씩이어서 많은 사람들이 ‘10회씩 3세트’를 기본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운동기구 한 가지를 점령하고 앉아서는 그야말로 ‘세월아 네월아’ 하며 휴대폰을 붙들고 앉아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대부분 2-3분 단위로 순환되는 운동기구를 그렇게 한 사람이 10분, 20분씩 붙들고 앉아 있으면 다른 사람들은 그 운동을 못하는 결과가 초래됩니다. 그렇게 휴대폰에 매달려 있는 사람들이 한두 명만 있어도 운동기구의 순환은 심하게 엉키고 맙니다. 개중에 용감한(?) 사람은 “당신, 다 한 거냐? 다했으면 좀 비켜달라”고 요구하지만 저 같은 소심한 사람은 혼자 투덜대거나 한번 째려보고는 포기를 해버립니다.

운동을 하러 왔으면 열심히 운동을 하는 게 맞지 운동기구를 차지하고는 휴대폰을 들여다보며 시간을 끌고 있는 건 아니라고 봅니다. 수다삼매경에 빠져 있는 사람들도 공공의 적에 다름 아닙니다. 특정 운동기구를 가로막고 서서 열심히 수다를 떨고 있는 사람들 또한 못 말리는 짜증유발자들입니다.

수영장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다니는 수영장에는 모두 여섯 개의 레인이 있습니다. 그 중 양쪽 끝 1번 레인과 6번 레인은 천천히 수영하거나 걷는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고 나머지 네 개 레인은 수영하는 사람들을 위해 개방돼 있습니다.

그럼에도 물에서 걷거나 뛰면서 운동하는 사람들이 수영 전용레인을 침범해서 열심히 수영하는 사람들을 방해하고 있는 겁니다. 개중에는 ‘Fast Lap Swimming only’라는 안내판이 붙어 있는 레인까지 침범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러다가 빠르게 수영하는 사람들과 부딪히면 큰 사고가 날 수 있음에도 그들은 아랑곳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 밖에도 이런 방법과 저런 이유들로 공공의 질서를 어지럽히며 짜증을 유발시키는 사람들은 곳곳에 많이 존재합니다. 남 생각은 전혀 하지 않고 본인 입장만 챙기는 지독한 이기주의자들이기 때문에 그런 짓을 서슴지 않고 저지르는 거겠지만 당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짜증이 나다 못해 억울하기까지 합니다.

모르긴 해도 그런 류의 사람들은 본인의 잘못을 지적 받으면 미안함을 표하며 고치기보다는 적반하장으로 화를 내며 날뛰는 경우가 더 많을 겁니다. 본인 스스로가 자신이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지를 모르고 있을 테니 이런 사람들이 바뀌기를 기대하는 건 애초부터 무리일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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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선 tonyau777@gmail.com

<코리아타운> 대표. 1956년 생. 한국 <여원> <신부> <직장인> 기자 및 편집부장, <미주 조선일보> 편집국장. 2005년 10월 1일 <코리아타운> 인수, 현재 발행인 겸 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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