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많은 집

밤새도록 목 놓아 운다

굵은 빗줄기로 두들겨 맞는 양철지붕

 

한 때,

눈부시게 빛나던 나이테 풀며

힘들게 견디는 숨

 

흐름대로 흐르다

깨어지고 찢어져도

제 갈 길 가는 질기고 긴

 

참담한 식욕 참지 못해

지붕 밑을 핥고 있는 녹슨 눈물

한 모금씩 움켜 마른 풀잎마다 봉숭아 물드는

 

꽃 피려

기지개 켤,

퉁퉁 부은 집

 

 

신현숙 (캥거루문학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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