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감

자존감 있는 사람은 자신의 불완전하고 취약한 모습에 주눅들지 않아

사람들은 모두 그 아이가 아주 밝고 사교적이며 적극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친구들과 만나면 주도적이며 늘 웃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많이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아이는 매번 사람들을 만나고 나면 실패감정을 느낀다고 합니다.

 

01_자신을 진실하게 보여주지 못하는 사람들은 자존감 낮아

그 아이의 내면에는 실상 고통 받고 슬프고 외로운 모습이 있는데 그런 모습을 그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고 혼자서만 감당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자신이 사랑스럽지 않기 때문입니다. 때로는 아무도 자신을 이해해주지 않는 것 같아 자살충동을 느끼고 또 그런 자신이 싫어서 폭식을 하며 자신을 망가뜨리기도 합니다.

이처럼 자신을 진실하게 보여주지 못하는 사람들은 대개 자존감이 낮습니다. 그들은 낮은 자존감을 가리기 위해 내가 아닌 척하며 타인들을 의식하여 다른 모습을 보여주려고 하지만 실상은 그런 모습이 자존감을 세우게 하기 보다는 오히려 장기적으로는 자존감을 낮추는 결과를 만들고 맙니다.

<내 마음의 벽> 저자 부르스 탐슨은 그것을 ‘회칠한 담’으로 묘사합니다. 폭풍우가 왔을 때 쉽게 우르르 무너질 수 있는 형편없는 벽인데 많은 사람들은 그것으로 자신을 치장한다고 합니다. 외모를 아름답게 꾸미거나 또는 지식을 통해 자신의 가련하고 상처입은 모습을 감추려 한다는 것입니다.

때로는 앞에 나오는 경우의 이야기처럼 외롭고 슬픈 자신을 가리기 위해 지나치게 밝고 긍정적인 모습을 통해 사람들에게 참 내면의 모습이 아닌 ‘거짓된, 치장된 자아’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런데 겉모양과 내면의 모습의 차이가 많을수록 사람들은 자신의 그런 모습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자존감이 낮을 뿐 아니라 행복하지 않게 된다고 합니다. 그것이 심해질 경우 다중인격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02_불완전함 받아들임으로써 좋은 관계 맺으며 행복한 삶을

브레네 브라운 교수는 자존감이 높은 사람들을 연구했다고 합니다. 자존감이 높은 사람과 낮은 사람의 차이점이 과연 어디에 있을까? 라고 연구를 해보았을 때 그들의 구별되는 두드러지는 특징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바로 자존감 있는 사람들은 ‘자신의 불완전하고 취약한 모습에 주눅 들지 않는 용기’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남들이 자신을 어떻게 볼까? 하며 속을 끓이는 대신 진실하며 있는 그대로의 자신이 되기 위해 그들이 되고 싶은 이상적인 자신의 모습을 기꺼이 내려놓는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들은 자신의 약점과 불완전함을 숨기기보다는 그것들을 남들과 공유한다고 합니다.

그들은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불완전하다고 느끼는 것은 수치심과 두려움, 그리고 가치 있는 존재가 되려는 몸부림의 주요 원인이다. 하지만 그것은 기쁨, 창조력, 소속감, 사랑의 원천이기도 한 것 같다.”

브레네 브라운 교수는 불완전함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갈등을 하지만 그 불완전함을 가리는 것이 아니라 불완전함을 인정하고 받아들임으로써 오히려 타인들과 사랑의 좋은 관계를 맺으며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사실, 우리의 연약한 모습을 그대로 내보이는 것은 ‘체면 중심의 사회’에서 살아가는 한국인들에게 쉬운 것은 아닙니다. 때로 우리의 연약함을 내 보임으로 인해 상처에 노출될 확률이 크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자신을 속이고 억압하는 고통은 훨씬 더 큽니다.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지 못하면 깊고 의미 있는 관계로 나아가지 못해 관계들이 늘 겉돌게 됩니다. 또한 자신을 존중하며 그것으로 오는 기쁨과 행복감을 느끼지도 못하게 됩니다.

 

03_겉으로 아름답게 꾸며놓은 것들은 위기 올 때 쉽게 무너져

‘남편에게도 화장하지 않은 모습을 절대로 보여주지 않는 여자가’ 훌륭한 여성으로 때로는 설명되는 경우를 본 적이 있습니다. 한 마디로 흐트러진 모습을 그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는 사람이다. 그 사람은 완벽한 모습을 늘 타인에게 보여줌으로 인해 타인들을 만족시켜줄지는 모르지만 자신을 행복하게 해주지는 못합니다.

너무나 완벽한 모습을 보이던 어떤 여성을 존경하던 분이 계셨는데 삶의 고통스러운 일을 만났을 때 와르르 무너지는 모습을 보면서 실망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습니다. 그것은 ‘완벽함’이란 하나님에게만 있는 성품인데 사람들이 그것을 추구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사람들이 겉으로 아름답게 꾸며놓은 것들은 고통이나 위기가 올 때 쉽게 무너질 수 있는 것들입니다. 그런 완벽주의를 추구하는 사람들은 흠이 없는 사람이 되기보다는 ‘완벽주의’가 주는 병에 걸리고 말게 됩니다.

완벽하지 못하면 불안하고 완벽하지 못하면 화가 나고 부정적인 피드백을 견디지 못하게 되는 몹쓸 병입니다. 자신의 육체를 학대하며 질병에 걸리기 까지 완벽을 시도하며 결국 자신의 완벽하지 못한 모습에 실망하게 되고 좌절하게 됩니다.

행복해지고 자신을 사랑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보여주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그렇다고 어리석게 모든 것을 완벽히 다 드러내라는 것은 아닙니다. 마음에 고통과 갈등이 있을 때 그것을 가까운 사람들에게 나눌 수 있는 용기, 나의 장점뿐 아니라 나의 연약함도 보여줄 수 있는 용기,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아들일 수 있는 용기가 우리에게 필요한 것입니다.

조금만 더 용기를 내어서 진정한 자신의 일부를 드러낼 수 있는 변화를 시도하는 사람은 낮은 자존감에서 벗어날 뿐 아니라 용기 있게 관계들을 만들어나갈 수 있는 힘을 갖게 될 것입니다. 자신을 사랑하고 감사하며 자유로울 수 있기를 축원합니다.

 

글 / 김 훈 (호주기독교대학 학장·호주한인생명의전화 이사장·상담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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