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자(者)들 ②

자신이 해야 할 일 정확히 하고 남한테 피해나 불편을 주지 않는다면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에서 스트레스나 짜증 같은 건 없을 텐데 그게 참 쉽지 않은 모양입니다. 2주 전에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지만 세상에는 이런저런 유형의 이해할 수 없는 이상한 자(者)들이 참 많은 것 같습니다. 특히 남의 집 앞에 차를 대면서 쓰레기통을 막거나 드라이브웨이를 가로막는 자들은 대체 어떤 생각을 갖고 사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바로 옆집이 새집을 짓는 1년여 동안 우리는 말로는 다할 수 없는 소음과 각종 불편함을 겪었는데 요즘은 맞은편 집이 듀플렉스를 짓느라 또 분주합니다. 그래도 그 집은 이런저런 복잡함과 시끄러움은 어쩔 수 없지만 옆집처럼 렌더링을 하면서 시멘트 덩어리를 날려보내 우리 집에 데미지를 입힌다든지 각종 쓰레기들로 우리 집을 어지럽혀놓는 등의 일은 없습니다.

문제는 일하러 오는 사람들입니다. 그 사람들이 우리 집 앞에 차를 대는 것까지는 뭐, 얼마든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쓰레기통을 비우기 위해 길에 내놨는데 그 앞을 당당히 막고 차를 세우는 건 정말이지 이해가 안 됩니다. 쓰레기통이 차로 막혀 있으니 청소차가 그걸 비울 수 없는 건 지극히 당연한 일입니다.

지난주에도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아침 일찍 무심코 바깥을 내다봤는데 낯선 차 한 대가 우리가 내놓은 쓰레기통 두 개를 가로막고 주차가 돼있었습니다. 깜짝 놀라서 쓰레기통들을 우리 집 드라이브웨이 쪽으로 얼른 옮겨놨고 얼마 안돼 청소차가 도착했습니다. 조금만 늦었더라면 지난번처럼 우리 쓰레기통은 두 개 다 꽉 찬 상태로 남아 있을 뻔했습니다.

하지만 더더욱 열을 받았던 것은 그날 오후 네 시쯤 일을 마치고 간 그 차가 서있던 자리에 반 정도 마시고 남은 음료수 병과 커피 컵 그리고 휴지들이 널브러져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짜증이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습니다. 며칠 전에도 다른 차가 일을 마치고 가면서 쓰던 목장갑과 음료수 팩 등 여러 가지 쓰레기들을 버려두고 간 걸 치웠는데 정말 이런 자들은 하나같이 무슨 생각으로 세상을 사는지 화가 치밀어 오릅니다.

물론, 다 그런 건 아니겠지만 공사현장에 일하러 오는 사람들의 상당수가 이와 비슷한 행위들을 스스럼없이 저지르곤 합니다. 남의 집 앞에 담배꽁초, 음료수 병, 커피 컵, 햄버거 박스, 과자 봉지, 휴지, 자재 쪼가리 등을 아주 당연하다는 듯이 버려두고 갑니다. 정말 용서할 수 없는 나쁜 자들입니다.

한번은 옆집 공사가 한창이던 어느 날 우리 집 앞마당 안쪽 잔디를 깎는데 갑자기 요란한 쇳소리가 났습니다. 얼른 시동을 끄고 살펴봤더니 크고 작은 나사 수십 아니 수백 개가 잔디 깎는 기계에 부딪혀 난리가 났던 거였습니다. 옆집에서 일하던 사람들이 나사 통을 우리 집 앞마당에 떨어트렸던 모양인데 그걸 치우지 않고 가버려 그 사단이 났던 겁니다. 그만하길 다행이지 그게 사람에게 튀어 다치기라도 했더라면…. 정말 고약한 자들입니다. 사실 그들이 공사를 하면서 우리 집 쪽으로 이런 저런 쓰레기를 던지거나 떨어트려 놓은 건 말로는 다할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그때마다 아무 소리 하지 않고 묵묵히 치우곤 했지만 정말 이해할 수도 용서할 수도 없는 양아치 쓰레기들입니다.

반면에 이런 사람도 있었습니다. 우리 집도 그 동안 몇 차례의 리노베이션을 하는 과정에서 공사하러 오는 사람들이 꽤 많았습니다. 그런데 그때마다 우리 집 마당에는 그들이 버리고 간 담배꽁초, 쓰레기, 자재 찌꺼기 등이 널브러져 있었고 일일이 우리가 그걸 치워야 했습니다.

그런데 2017년 초, 우리 집 리노베이션을 맡았던 그 젊은 사장은 달랐습니다. 그 사장은 하루 일과가 끝나고 나면 직원들과 함께 공사가 펼쳐졌던 주변을 빗자루와 쓰레받기를 들고 깨끗하게 청소하곤 했습니다. 그렇게 늘 깔끔하게 뒷정리를 하던 그 사장은 일 또한 완벽하게 해 우리 집을 멋들어지게 업그레이드 시켜놨음은 물론, 6년이 꽉 차가는 지금까지 단 한 건의 하자도 발생시키지 않고 있습니다. 제가 이상한 자들, 양아치, 쓰레기들 이야기를 하면서 권재환 사장에 관한 한 칭찬을 아끼지 않는 절대적인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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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선 tonyau777@gmail.com

<코리아타운> 대표. 1956년 생. 한국 <여원> <신부> <직장인> 기자 및 편집부장, <미주 조선일보> 편집국장. 2005년 10월 1일 <코리아타운> 인수, 현재 발행인 겸 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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