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비

비가 온다

발꿈치 들고

 

나무를 씻고

강물을 닦으며

마음속 울컥하며

자리 잡는다

 

묵은 먼지 훑는 소리

흐려지는 부질없는 것들

 

비는 성자가 되어

느닷없이 내게 온다

 

오늘같이 비가

안개처럼 퍼지는 날엔

 

언덕배기 갈대처럼

길모퉁이 엉겅퀴같이

창가 붙박이가 된다

 

흩어진 마음조각

주워 담는다

 

 

글 / 쟈스민 김 (동그라미문학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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