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많이 연습하는 사람이 더 잘했다. 놀면서도 잘하는 천재는 없었다!

‘클라리사’는 그저 평범한 13세 소녀이다. 호주의 음악심리 연구자인 게리 맥퍼슨과 제임스 렌위크는 이 아이의 클라리넷 연주실력 변화를 관찰했다. 과학적 측정과 적성검사 결과 음악적 재능은 거의 없었다. 좋은 귀를 타고나지 못한 데다 음감도 평균 수준이었다.

 

01_비범한 비결

그런데 어느 날 아침 이 아이가 비범한 행동을 했다. 5분 54초 동안 연주실력이 향상되는 속도가 10배나 빨라졌다. 실수를 집중적으로 고치고 정확한 음을 연주했다. 소녀의 괄목한 성장비결은 연습, 또 연습이었다!

연습을 반복하다 보면 어느 순간 성장속도가 급격히 빨라질 때가 있다. 맥퍼슨 박사는 “신경계의 독특한 메커니즘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인간의 기술은 미세한 전기신호가 사슬처럼 연결된 신경섬유를 통해 이동하면서 습득된다. 이 과정에서 신경섬유를 감싸는 절연 물질인 미엘린이 결정적 역할을 한다.

전기 신호가 새지 않도록 구리선을 고무 피복으로 감싸서 신호를 더 강하고 빠르게 만드는 원리와 같다. 미엘린층이 두꺼워질수록 절연 효과가 커지고 생각과 동작도 더 빠르고 정확해진다. 그러니 시간과 노력을 쏟아 부을수록 기술은 더 향상된다.

 

02_3가지 법칙

<뉴욕타임스> 저널리스트 대니얼 코일은 “재능이 폭발하는 특별한 규칙인 ‘탤런트 코드’가 있다”고 주장한다. 바로 심층 연습, 점화 (재능 폭발), 마스터 코칭 (훌륭한 스승) 등 이 세 가지 법칙이 필요하다고 한다. 이 세 가지가 완벽하게 작동할 때 엄청난 능력이 발휘된다. 이것은 천재집단이 특정시대에 몰렸던 현상과 무관하지 않다.

1460-1490년 르네상스시대 피렌체에 천재 예술가들이 몰렸던 비결은 바로 혹독한 도제 시스템인 ‘장인 길드’이다. 7세 소년들이 5-10년 동안 스승과 함께 살며 기술을 배웠다. 물감을 섞고 캔버스를 준비하고 끌을 갈며 그림을 배웠다. 계급제도 안에서 그들은 협동하고 경쟁했다.

몇 년이 지나자 기능공으로 승격됐고, 충분한 기량을 쌓으면 스승이 될 수도 있었다. 이 시스템은 연쇄적인 멘토링 체계를 만들어냈다. 다빈치는 베로키오에게 배웠고, 베로키오는 도나텔로에게 배웠다. 또 미켈란젤로는 기를란다요에게 배웠다. 르네상스의 심층 연습체계가 이들의 천재성을 꽃피우도록 한 것이다.

브라질 축구도 열정과 가난, 기후 덕분에 강해진 게 아니다. 1950년대 이전에는 월드컵에서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다. 그러다 공을 다루는 속도를 높이는 특별한 토착 경기 풋살로 훈련하면서 펠레 같은 유능한 선수들이 쏟아져 나왔다. 브라질 꼬마들이 동네에서 하는 풋살은 빠르고 절도 있는 패스와 끊임없는 움직임이 필요한 운동이다. 이 심층 훈련 덕분에 브라질 선수들은 폭발적인 스피드로 춤추듯 상대 선수를 따돌린다.

심층 훈련은 수많은 조종사의 목숨을 살리기도 했다. 1934년 미국 항공대 조종사들이 겨울 폭풍 속에서 잇달아 추락했다. 항공사들의 우편물 배달가격 담합 음모가 드러나자 항공대에 이 업무를 맡긴 탓이다. 경험이 많지 않은 항공대 학생들에게 악천후 비행은 무리였다.

9명이 죽자 장난감 비행기 같은 ‘링크 트레이너’로 조종 연습을 했다. 피아노 기술자 아들인 에드윈 앨버트 링크 주니어가 비행술에 푹 빠져 만들어낸 훈련장치이다. 뭉툭하고 튼튼한 날개와 작은 꼬리, 계기판, 전기 모터가 달려 있는 이 기구는 조종에 따라 전후좌우로 실감나게 흔들렸다.

조종사가 실수를 하면 앞쪽에 달린 작은 등에 불이 들어왔다. 안개나 폭풍 속에서 앞이 잘 보이지 않을 때 계기판에만 의존하는 계기판 비행도 개발했다. 반복적인 훈련 덕분에 조종기술이 급격하게 향상됐다. 5년 후 2차 세계대전이 터졌을 때 미숙한 젊은이 50만명을 탁월한 비행사로 만들었다.

 

03_10년 법칙

천재가 되기 위해선 10년의 세월이 필요하다고 한다. 오랜 연구 결과, 학자들은 한 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선 어떤 분야든 10년이라는 세월이 필요하다는 점을 밝혀냈다. 이 10년 패턴은 워낙 다양한 분야에서 공통적으로 많이 발견되어 학계에선 ‘10년 법칙’으로 불린다.

20대의 바이올리니스트들의 경우, 교수들이 엄격히 선정한 1급 엘리트 부류는 공통적으로 평생 1만 시간의 연습시간을 보유한 것으로 밝혀졌다. 2급으로 분류된 학생들은 모두 평균 7500 시간 정도, 그 다음 등급의 학생들은 5000시간 정도였다.

이는 의술, 스포츠, 보험 세일에도 똑같이 적용되는 현상이었다. 예외 없이 더 많이 연습하는 사람이 더 잘했다. 놀면서도 잘하는 천재는 없었다. 세계적인 체스 마스터들의 몇몇은 IQ가 100도 되지 않는다는 것이 밝혀졌는데, 조사를 하면 할수록 자발적인 훈련 말고는 다른 왕도가 없다는 것이 더욱 분명했다.

강수연, 조수미, 김연아, 마이클 조던, 타이거 우즈 등 세계적인 스타들은 다른 이들이 흉내도 내기 힘들 정도의 연습광이었다. 타이거 우즈는 생후 18개월부터 골프 연습을 시작한 것으로 유명하다. 작은 일에서의 성실이 성공을 가져온다.

 

글 / 송기태 (상담학박사·알파크루시스대학교 원격교육학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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