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에서 ‘용서’의 자리

용서하기를 훈련하는 삶 살아가는 게 행복한 부부생활 필수요소

세계적으로 수십 년간 부부들의 관계를 점검하고 평가하는 도구로 사용된 올슨 (Davide Olson) 박사님의 ‘Prepare/ Enrich’라는 검사도구가 있다. 이 도구는 1977년도에 처음 개발이 되어서 지금까지도 연구개발 되어서 사용되는데 필자도 부부상담을 할 때는 대부분 이 검사도구를 적용한다.

 

01_행복한 부부는 ‘용서’를 잘 한다.

검사를 실시하면 커플의 관계상태에 대해 정확한 그림을 제시해줄 뿐 아니라 성격적인 면에서도 다양한 설명을 해주는데 다양한 범주 중 하나가 ‘용서’이다. 여기에서 용서는 갈등이나 배신 또는 상처를 주는 일들이 생긴 후에 서로를 용서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느냐는 측정하는 것인데 이 부분의 점수에 따라서 부부관계에는 많은 차이가 있음을 볼 수 있다.

관계가 많이 어렵고 힘든 커플일수록 잘못한 일이 있을 때 잊어버리거나, 잘못을 인정하거나, 용서를 구하는 일들을 잘 하지 못한다. 그리고 결코 용서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면서 오랜 동안 일어난 사건을 잊어버리지 않고 가슴에 깊이 간직한다. 또한 갈등이 일어난 이후 오랫동안 긴장된 관계를 계속 가지고 있으며 갈등을 풀려는 적극적인 노력을 하지 않는다.

그에 비해 행복한 부부는 ‘용서’를 잘 한다. 아주 격하게 싸웠더라도 언제 그랬냐는 듯 서로가 화해의 손을 내밀 때 쉽게 화해를 받아주고 상대방의 잘못을 용서해준다. 그래서 화해와 긍정적 감정의 교환을 통해서 이전의 상처와 아픔을 잊어버리거나 또는 그것에 큰 부정적 의미를 많이 두지 않고 긍정적으로 다시 바라보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어떤 사람은 “어제 싸웠는데 어떻게 오늘 이야기를 편하게 할 수 있지요?” 라고 하면서 용서하며 화해하는 것은 마치 위선적인 것처럼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쉽게 용서하거나 화해하지 않으려고 한다.

존 가트만 박사의 행복한 부부와 헤어지는 부부의 특성을 보면 여러 가지 목록이 있지만 그 중 하나가 ‘행복한 부부는 화해의 시도를 할 때 그것을 서로가 잘 받아준다’는 항목이다. 서로 다른 성격을 가지고 오랫동안 다른 환경에서 자라온 두 사람이 함께 살아가는데 갈등은 당연한 부분이다. 그리고 갈등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다툼이 없을 수는 없는데 그런 다툼이 있은 후에 용서를 구하고 용서를 해주고 하는 화해의 과정을 잘 가지는 것이 부부의 관계에 있어서 중요한 팁이 될 수 있다.

 

02_“일흔 번씩 일곱 번이라도 용서하라”

필자는 “분을 내어도 죄를 짓지 말며 해가 지도록 분을 품지 말라”라는 말을 믿고 실천하려고 하는 사람이어서 결혼생활을 하면서 생기는 배우자와의 갈등을 하루가 넘지 않게 해결하는 것을 위해서 많이 노력을 해왔다.

또한 “일흔 번씩 일곱 번이라도 용서하라”는 예수님의 말씀도 함께 적용하려고 결혼생활에서 노력을 하면서 배우자와의 갈등이 없을 수는 없지만 용서하기를 잘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그래서 그런지 지금까지 결혼생활을 돌아보면 이틀 정도의 갈등이 있었던 한두 번을 제외하면 늘 하루 안에 갈등을 해결했던 것 같다. 그래서 갈등의 골이 깊어지지 않고 그때 그때 해결함으로 지금까지 결혼생활을 잘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질 않았나 생각해본다.

필자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어떤 분은 이렇게 이야기를 할지 모른다. “큰 사건을 안 겪어서 그렇지요. 저 같은 일을 겪었으면 용서 못합니다.”  그렇다. 사실 큰 상처를 경험하면 용서하는 것이 쉽지가 않다. 그런 상처에는 자녀를 낳은 후에 산후조리를 제대로 못하고 산후우울증까지 겪었던 분 또는 결혼 직전에 상대 배우자의 부모로부터 반대로 인한 큰 거절을 경험한 분, 또는 약간의 신체적 다툼이 있었는데 경찰에 신고해서 접근금지 명령을 받게 된 경우, 또는 배우자가 주식을 해서 너무나 큰 돈을 한꺼번에 잃어버리게 된 경우, 배우자가 그렇게 자신을 쫓아다녀서 결혼을 했는데 결혼 후에 바람을 핀 경우 등 다양한 큰 상처를 경험한 후 배우자를 용서하지 못해 부부 사이가 예전처럼 회복이 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그래서 그런 분들이 나중에는 이혼을 생각하거나 상담실 문을 두드리게 된다.

이런 분들이 상담소를 찾게 되면 상담실에서는 치료를 위해서 두 가지 과정을 거치게 하는데 그 중 하나는 힘들고 어려웠던 경험을 충분히 표현하게 하고 그것을 통해서 감정의 정화가 일어날 수 있도록 돕는 것이고 또 하나는 그것을 바탕으로 할 수 있다면 과거의 상처를 준 대상을 용서하도록 돕는다. 결국은 ‘용서’를 통해서만 과거의 상처를 해결할 수 있고 관계가 다시 회복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무리 자신의 아픔과 감정을 다 털어놓아도 용서를 할 마음이 없으면 깊은 회복은 어렵다.

 

03_내가 세상의 모든 기준이 될 수 없다

용서를 하지 않은 과거의 상처는 또 누군가에 의해서 건드려질 수 있는 부분이기에 용서의 과정을 거치는 것은 과거 상처를 해결하는데 있어 중요한 부분이다. 그러므로 배우자로 인해 받은 큰 상처가 있는 경우 혼자서 용서하기가 너무 어렵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서라도 꼭 치유를 받고 용서의 과정을 거쳐서 부부 관계를 회복하는 것이 좋다. 그 상처가 또 다른 상처들과 만날 때 회복이 불가능한 고통으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오래 전에 상담현장에서 만났던 한 커플도 결혼생활에 있었던 큰 사건으로 인해 배우자와의 이혼을 생각하고 있었다. 아내에게는 너무나 큰 상처여서 배우자를 용서하기가 힘들었는데 이 커플의 회복은 아내가 남편에 대해 용서해주기로 결정하면서 시작되었고 세월이 지난 지금 두 사람은 아이들과 함께 행복하게 잘 살아가고 있고 자신이 남편을 용서한 것이 정말 잘 한 일이라고 생각하며 남편도 옛날에 비해 아주 많이 좋아졌다고 한다.

어떤 분은 기질적으로 용서하는 것이 쉽지 않은 분들이 있다. 융통성이 적고 평소에 자신의 삶에서 주도면밀 해서 실수를 잘 하지 않고 완벽주의를 추구하는 사람인 경우에 상대방이 저지른 일에 대해 용서하기가 어렵다.

이런 사람들은 감정적으로 변화가 많고 융통성이 많은 사람을 잘못되었다고 탓하며 자신의 의로움을 정당화할 수 있는데 완벽을 추구하며 최선을 다하는 사람인 경우 자신의 내면 안에 있는 타인에 대해 쉽게 판단하는 마음과 융통성 없는 태도 또한 변화가 필요한 부분일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자신이 세상의 모든 기준이 될 수 없다. 그러므로 내키든 내키지 않든 용서하기를 훈련하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 행복한 부부생활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임을 알고 상대방 배우자가 화해를 요청하면 용서하기를 즐겨 하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자. 행복한 결혼 생활을 위하여….

 

 

상담사로 일한다는 것 – 온라인 코리아타운글 / 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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