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중·동을 아시나요? 많이들 아시겠지만, 한국에 ‘조·중·동’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조선일보 – 중앙일보 - 동아일보를 줄여서 그렇게 부르는데 인기 있는, 혹은 잘 나가는
순서에 맞춰 부르고 있는 것이라 여겨집니다. 그런데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은
이 조·중·동이 예전 꽤 오랜 동안에는 조선일보 – 동아일보 - 중앙일보의
순서였다는 사실입니다. 즉, 동아일보와 중앙일보의 순서가
뒤바뀌었다는 것입니다. 43년 역사의 중앙일보가 어떻게 88년
역사를 지닌 동아일보와 자리를 바꿀 수 있었을까요? 물론, 근본적으로
중앙일보에는 1등을 추구하는 삼성의 피가 흐르고 있긴 하지만, 이
신문이 94년 ‘제2의
창간’을 선언하며 ‘섹션신문’으로 자기혁신을 시작한 게 커다란 원동력이 됐지 않나 싶습니다. 작년 말쯤 해서 우리 교민들이
많이 모여 사는 한인타운 내에 ‘가게’ 하나가 새로 생겼습니다. 가까운 거리에 같은 업종의 기존 가게들이 네 개씩이나 있는데 새로운 가게가 생긴다는 소문이 돌자 처음에는 대부분이
“또 생겨?” 하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정작 이 가게가 문을
열고 얼마 안 돼서 상황은 전혀 딴판으로 전개 됐습니다. 생긴지 얼마 안 된 그 집에 가장 많은 손님들이
몰리고 있는 것입니다. 그 가게에서는 언제나 예닐곱
명의 직원이 손님들이 보는 앞에서 제품을 손질하며 상냥하고 친절하게 손님을 맞이 합니다. 생산자와 직거래를
트고 있어 가격이 싼 데다가 제품의 질 또한 좋습니다. ‘질 좋은 제품을 다른 데보다 조금이라도 저렴한 가격에 그리고 친절하게 살
수 있다’는 것이 그 가게에 손님들이 몰리는 비결인 셈입니다. 그
가게는 후발주자로 그 같은 전략을 통해 고객들의 마음 한 가운데를 파고 들었고, 그것이 적중한 것입니다. 또 한 가지, 중국인이 운영하는 한 체인 빵집이 사람들의 왕래가 비교적 많은 길목에서 오픈 한 것은 금년 초였습니다. 그 집은 손님들이 보는 앞에서
갓 구워지는 신선하고 다양한 빵이나 케익을 손님이 직접 골라 쟁반에 담아 오면 하나씩 따로따로 포장해줍니다. 빵 가격이 다른 집들보다 약간씩
비싼 듯싶지만, 이 집 빵은 ‘신선하며 부드럽고 맛 있다는
이유, 그리고 하나씩 개별 포장을 해주는 게 왠지 깨끗하고 고급스럽다는 이미지까지 더 해줘’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어떤 업종이든, 제 아무리 오랜 역사를 갖고 있고 과거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할지라도 꾸준한 자기혁신을 가져오지 않는
한 소비자들의 심판은 언제나 냉엄한 법입니다. 세상에 영원한 1등은 없습니다. 부단한 자기계발과 자기혁신의 노력이 없다면 1등의 자리에는 절대 오를 수 없고, 1등 자리를 차지한 후에라도
이 같은 노력이 계속되지 않는다면 계속 정상의 자리를 지킬 수는 없습니다. 매주 발행되는 <코리아 타운> 한 권 한 권이 너무너무 소중한 것은 바로
이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주 작은 실수 하나에도 <코리아
타운> 가족들은 가슴이 무너져 내릴 것 같은 안타까움을 느끼곤 합니다. 2005년 10월 1일 회사를 인수하면서 “애독자님들, 광고주님들
가장 가까이에 있는 <코리아 타운>을 만들겠습니다” 라고 했던 약속을 변함 없이 지켜나가고 싶기 때문입니다. ********************************************************************** 김태선 <코리아 타운> 대표. 1956년
생. 한국 <여원>
<신부> <직장인> 기자
및 편집부장, <미주 조선일보> 편집국장. 2005년 10월 1일
<코리아 타운> 인수, 현재 발행인
겸 편집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