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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앗! 그때 그 5만원이?’ 이후… #5752022-07-23 17:38

! 그때 그 5만원이?’ 이후

 

지난 주에 “2주 휴가기간 동안 한국에 머물면서 그와는 모두 세 차례의 만남을 가졌습니다…”로 시작된 ! 그때 그 5만원이?’의 주인공 김진혁씨가 제 글을 보고 한국에서 답 글을 보내왔습니다.

 

역시 짧지만 반가움과 고마움이 듬뿍 묻어나는 글입니다. 이번 주 제 글은 우리 주변에 가슴 따뜻한 사람들이 더 많아지기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그가 보내온 글로 대신합니다.

 

<코리아 타운> 김태선 사장님제게는 형님이자 친구이자 은인이자 스승입니다. 이번 칼럼에 쓰신 한국에서 몇 차례 만난 친구(?)’가 바로 접니다.

 

2001년 호주로 떠나가는 그 분과 가족들을 배웅하며 정말 마지막이 될 것 같다는 불길한 예감 때문에 혼자 며칠씩 괴로워하고 안절부절 못했으며 연로하셨던 어머님의 병환 소식과 소천 소식, 그리고 밤낮을 잊은 부부의 고생 소식을 접할 때마다 결국 비극적인 소식이 되어 날아오지 않을까 하루하루 초조함으로 보냈습니다.

 

제가 김태선 사장님을 형님이자 스승이라 하는 것그 분의 강직함과 정직함과 근면함, 예의 바름이 제가 그 분을 스승이라 부르는 이유입니다.

 

그 분의 노력과 됨됨이와 지치지 않는 추진력을 믿었지만 산술적으로 말도 안 되는 계산법으로 이곳 생활을 정리하고 일가친척이라곤 전혀 없는 낯선 나라로 온 가족이 떠나가서, 하루하루 죽기살기로 버텼을 나날들이 얼마나 지독했을지 알기 때문에 그 분의 성공과 함께 그 분은 제 스승이 되었습니다.

 

한국에서 살았다면 어땠을까? 큰 무리 없이 살아 나갔을지는 모르지만 지금 같은 자리에 오르는 것은 불가능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지금 같은 위치에 오른 김 사장님과 사모님과 두 아들 딸이 있게 해준 호주라는 나라, 시드니라는 도시가 너무나 감사하기도 합니다.

 

한국에서의 며칠몇 번의 만남, 몇 번의 식사와 많은 얘기들두 분의 성공이 너무나 감격스러워 몇 차례나 눈물을 참느라 애썼습니다. 그렇게 떠들어대며 몇 번을 만났는데도 돌아서면 아쉽고 또 보고 싶고, 더 많은 얘기를 듣고 싶었지만 오랜만의 고국 나들이를 방해할까 싶어 꾹꾹 참았지요.

 

이곳 한국에서의 제 생활도 아직은 살얼음판이라서 정말 멋진 선물이나 기막힌 대접은 하지 못해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다음에 오시면 정말 멋진 대접할 수 있게 열심히 열심히 살고 있을 게요. 기껏 밥 한 끼 사드렸는데 오히려 우리 애들 용돈 주라고 돈을 더 쓰시고 그것도 모자라 출국하시는 날 또 뒷좌석에 돈을 숨겨두고 내리신 그 마음에 아내랑 저는 또 눈시울이 뜨거워졌었습니다.

 

가진 게 없이도 그렇게 우애가 돈독할 수 있는 형제가 있다면, 친구가 있다면 평생 후회 없는 삶을 살았다는 생각이 들 겝니다.

 

욕심이라면 조금 더 형편이 나아져서 서로 주고 받는 사랑과 우정이 부담스럽지 않을 만큼만 돈을 벌었으면그리고 몇 년에 한 번씩은 서로 왔다 갔다 할 수 있을 만큼만 돈을 벌었으면 좋겠습니다.

 

두 분이 떠나시고 나니 무지 춥습니다. 무슨 조화인지…. 날씨와 환경 때문에 사모님 힘들어하신 건 나아지셨을지, 또 다가올 집안 대사를 준비하시려면 몸살 나시겠지만 기쁜 일, 행복한 일만 자꾸자꾸 생기실 걸로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정말 즐거웠던 시간들이 자꾸 떠오릅니다.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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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선

<코리아 타운> 대표. 1956년 생. 한국 <여원> <신부> <직장인> 기자 및 편집부장, <미주 조선일보> 편집국장. 2005년 10월 1 <코리아 타운> 인수, 현재 발행인 겸 편집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