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칼럼2

제목Everyday Christmas? #5692022-07-23 17:34

Everyday Christmas?!

 

어차피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올 걸 왜 힘들게 꼭대기까지 올라가? 자자, 그냥 여기서 삼겹살에 쏘주나 한 잔 하자구. 얼른얼른 이리들 와 앉아!”

 

그 말에 유혹돼(?) 딱 한 번 정상에 올라가는 걸 포기하고 물 좋은 계곡 초입에서 삼겹살 파티를 가진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내 크게 후회하고 말았습니다.

 

그리 높은 산들은 아니었지만 가끔 이런 저런 산들을 오르던 시절, 땀도 나고 힘은 들었지만 정상에 올라서 느끼는 그 쾌감은 뭐라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산이 거기 있어 산에 오른다는 명언처럼 등산은 산에 오르는 그 자체에서 성취감과 행복을 느끼게 됩니다. 비단 등산뿐만 아니라 세상의 모든 일들이 그것을 진행하면서 얻는 행복과 완성했을 때 만나는 성취감 때문에 좋은 겁니다.

 

지난 며칠 동안 아내는 짬짬이 시간을 만들어 집 안팎으로 크리스마스 장식을 했습니다.

 

저도 가끔 거들었는데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결코 만만한 일은 아니었습니다. 지난 주말에는 온 식구가 사다리까지 동원해가며 마무리 장식을 했습니다.

 

어차피 다 뜯어낼 걸 뭣 때문에 돈 들이고 시간 들여 힘들게 저 짓을 할까?” 하는 생각이 들 법도 합니다. 하지만 산이 거기 있어 산에 오르는 것처럼 집 안팎에 크리스마스 장식을 하면서 느끼는 행복감 때문에 우리는 매년 그걸 합니다.

 

지금 우리 집은 앞마당과 뒷마당을 덮고 있는 크고 작은 크리스마스 장식들로 환상적인 모습을 유감 없이 뽐내고 있습니다.

 

이웃들은 물론, 지나가던 사람들도 걸음을 멈추고 감탄을 연발합니다. 멀리서 소문을 듣고 일부러 찾아오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지난 해에는 우리 집 앞에서 캐롤을 부르고 기념사진을 찍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물론, 카운슬의 지원을 받으며 본격적으로 크리스마스 장식을 하는 집이나 한 동네의 여러 집들이 일제히 크리스마스 장식을 해 하나의 타운을 이루는 곳에 비하면 우리 집은 아무 것도 아닙니다.

 

지난 일요일, 앞집에 사는 호주인 부부가 우리를 찾아와 우리가 이곳에서 30년 넘게 살고 있는데 지난 해 당신들이 이사온 후로 우리 동네가 더 예뻐져서 정말 고맙다며 손을 잡았습니다. 작은 기쁨과 행복을 느끼는 순간이었습니다.

 

평소 저는 농담 삼아 “Everyday Christmas’가 내 꿈이다!”라고 합니다. 실제로 매일매일을 크리스마스처럼 풍요롭게 지낼 수 있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마음 먹기에 따라 하루하루를 크리스마스처럼 지내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지난 주 금요일이 아내의 생일이었습니다. 아이들이 준비한 미역국을 시작으로 저녁에는 식구들끼리 기분 좋은 생일파티를 가졌습니다.

 

대단한 선물은 아니어도 정성과 사랑이 담긴 작은 선물과 예쁜 장미 꽃바구니에서, 그리고 무엇보다도 가슴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서로에 대한 사랑이 있었기에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요즘은 어디를 가나 살기 어려워졌다는 얘기들을 많이 듣습니다. 하지만 행복은 언제나 마음에서 오는 것, 주변의 모든 좋은 분들이 마음에서 시작되는  ‘Everyday Christmas’를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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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선

<코리아 타운> 대표. 1956년 생. 한국 <여원> <신부> <직장인> 기자 및 편집부장, <미주 조선일보> 편집국장. 2005년 10월 1 <코리아 타운> 인수, 현재 발행인 겸 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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