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칼럼2

제목“싸게 해드릴테니까 저희한테 내주세요…” #4422022-07-23 15:55

싸게 해드릴테니까 저희한테 내주세요…”

 

요즘 <코리아 타운>에는 2주에 한 번 꼴로 시리즈 기획-코리아 타운 탐방이라는 제목의 지역특집 기사가 실리고 있습니다. 7주 전 캠시를 시작으로 스트라스필드, 이스트우드 등 총 13회에 걸쳐 교민들이 많이 사는 동네들을 순회하는 이 기사는 사실 신선한 기획은 아닙니다.

 

2년 전쯤에도 <코리아 타운>에서 시드니 전 지역을 한 바퀴 돈 적이 있고, 제가 <코리아 타운>을 인수하기 전 다른 매체에서 제너럴 매니저로 근무할 때도 한 번 사용했던 아이템입니다.

 

하지만 무엇이든 진화의 과정을 겪는 법, 이번으로 세 번째가 되는 코리아 타운 탐방기사는 나름 아주 조금씩의 업그레이드는 되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2년 전의 그것까지는 광고주 중심으로 흘렀던 내용들이 이번에는 광고주들과 함께 하면서도 우리가 잘 몰랐던, 알면 도움이 되는 숨어 있는 정보들을 끄집어내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또 하나 달라진 것은, 종전에는 지역특집을 할 때면 으레 해당지역 교민업체들의 광고가 10여 개씩 함께 실리곤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의 코리아 타운 탐방에서는 다음 주에 XX지역 특집기사가 나가니 광고도 함께 나갔으면 좋겠다는 식의 광고 의뢰가 일절 없습니다.

 

얼마 전 문득 만난 L사장님이 “<코리아 타운>이 또 다시 교민들을 위해 좋은 기획을 시작했더라. 전보다 내용도 많이 알차고 좋아졌다. 고마움의 표시로 우리 지역 기사 나갈 때 광고를 하나 내드리겠다고 하셨습니다.

 

감사의 인사를 하고 돌아섰는데, 그 지역 특집기사가 나가는 주에 그분에게서 안부인사와 함께 광고에 들어갈 내용이 담긴 이메일이 왔습니다. 평소 광고를 하지 않는 분이신데 그야말로 감사의 마음으로 광고를 한 번 내주신 겁니다. 그 분의 광고는 그 주에 그 지역 특집기사와 함께 실렸습니다.

 

<코리아 타운>은 이미 오래 전부터 먼저 전화하거나 찾아가서 광고 좀 내달라는 영업활동은 하지 않고 있습니다. 고객들께 본의 아닌 불편함을 드리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물론, 고객이 광고 문의를 해오시면 전화 또는 방문을 통해 친절히 상담 해드립니다.

 

광고는 내는 걸까, 아니면 내주는 걸까에 대한 질문을 가끔 스스로에게 해봅니다. 광고를 내주는 것은 그야말로 감사의 마음 또는 축하의 마음에서 이뤄지는 것입니다. 해당 매체가 창간 5주년, 10주년을 맞았다든지, 지령 500, 1000호를 발행한다든지, 특별히 축하하거나 감사할 일이 있다든지, 해당 매체 사장 또는 직원과 친분이 있다든지 하는 경우에 한 두 번 가능한 일입니다.

 

그 외의 경우에는 철저히 필요에 의해 광고를 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광고도 엄연한 상품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보는 좋은 매체를 택해야 하고, 해당 매체는 그 광고를 잘 만들어 광고주가 최대의 효과를 얻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가끔 “<코리아 타운>은 책을 적게 찍어 구하기도 힘든데 거기에 내지 말고 우리한테 내달라든가 “<코리아 타운>170불에 낸다던데 우리한테 내주면 140불에 해주겠다는 식의 전화를 받으시고는 이게 사실이냐?” 또는 당신네 책은 왜 이렇게 비싸냐?”고 항의 아닌 항의를 해오실 때면 참으로 답답하고 화도 납니다.

 

“…A잡지와 B신문에 광고 내시던데 효과 많이 보셨습니까? 저희 책도 많은 교민들이 보시니까 함께 하시면 더 큰 광고 효과를 보실 수 있을 겁니다…” 과거 다른 매체들에 나가고 있는 광고를 수주하기 위해 제가 사용했던 방법입니다. 말도 안 되는 이야기로 남을 비방하거나 턱없이 싼 가격으로 들이대는 방법보다는 훨씬 효율적이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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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선

1956년 생. <코리아 타운> 대표. 한국 <여원> <신부> <직장인> 기자 및 편집부장, <미주 조선일보> 편집국장. 2005년 10월 1 <코리아 타운> 인수, 현재 발행인 겸 편집인.